‘K방산 2강’ 차기 구축함 둘러싸고 내전중

황민혁 2024. 3. 6. 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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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의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 사업을 둘러싼 갈등이 커지고 있다.

한화오션은 5일 서울 중구 한화빌딩에서 HD현대중공업을 전날 형사 고발한 데 대한 설명회를 열었다.

이에 대해 HD현대중공업은 한화오션이 사실관계를 왜곡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HD현대중공업은 "임원 개입 여부 등 한화오션이 문제 제기한 사안은 이미 사법부의 판결과 방사청의 두 차례에 걸친 심도 있는 심의를 통해 종결된 사안"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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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HD현대 자중지란
한화 5일 형사고발 설명회
HD현대 “시장퇴출 무리수”
한화오션 관계자들이 5일 서울 중구 한화빌딩에서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 사업과 관련한 HD현대중공업의 기밀 유출 사건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의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 사업을 둘러싼 갈등이 커지고 있다. 가열되는 ‘내전’ 탓에 K방산의 군함 사업 경쟁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두 회사의 갈등은 지난달 27일 방위사업청이 KDDX와 관련한 군사기밀 유출로 물의를 일으킨 HD현대중공업의 입찰 자격을 박탈하지 않기로 한 결정이 나오면서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한화오션은 5일 서울 중구 한화빌딩에서 HD현대중공업을 전날 형사 고발한 데 대한 설명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HD현대중공업에 대한 방사청의 행정지도 결정에 강한 불만을 표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낸 고발장 내용은 HD현대중공업 임원진이 군사기밀 유출에 개입했는지를 수사해달라는 것이다.

한화오션은 방사청이 ‘임원의 (기밀 유출) 개입이 객관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아 제재가 불가능하다’고 결론 낸 점을 집중 공략했다. 구승모 한화오션 사내 변호사는 “임원의 개입을 확인하지 않고선 더 진전할 부분이 없다고 판단해 고발을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한화오션은 이번 사안이 경쟁업체 간 이해관계 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조직적 군사기밀 유출 범죄를 직원 개인의 일탈로 ‘꼬리 자르기’하는 것에 면죄부를 줄 경우 국방 사업의 신뢰가 깨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HD현대중공업은 한화오션이 사실관계를 왜곡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HD현대중공업은 “임원 개입 여부 등 한화오션이 문제 제기한 사안은 이미 사법부의 판결과 방사청의 두 차례에 걸친 심도 있는 심의를 통해 종결된 사안”이라고 밝혔다. HD현대중공업은 한화오션이 직원들 기밀문서 열람 기록을 임원들의 유출 인지 증거로 제시한 데 대해 “출장 관리 시스템에 계획과 결과를 등록하는 행위는 통상적인 프로세스”라고 주장했다.

HD현대중공업은 한화오션이 방사청의 행정지도 결정 이후에도 소송전으로 이 사건을 끌고 가려고 한다면서 불쾌감을 드러냈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한화는 방산 분야에서 국내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함정 분야에선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상황”이라며 “대형함정 및 잠수함 분야 유일한 경쟁자인 HD현대중공업을 시장에서 퇴출시키려고 애 쓰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업계에서는 국내 함정 산업 ‘투 톱’의 갈등이 불필요한 에너지 소모전으로 치닫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 방산업계가 업황 회복 기류를 타고 글로벌 ‘빅 4’ 진입을 목표로 분투하고 있는데 두 회사가 해외 방산업체와 경쟁은 뒷전에 두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에서 잠수함이나 대형 군함을 발주할 때 선박 건조능력 등을 고려해 여러 업체가 나눠 수주하는 경우가 있다”며 “합심할 시기에 한국 특수선 업계는 서로 물어뜯기 바빠 보여 안타깝다”고 말했다.

황민혁 기자 okj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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