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 대표 선임 표대결… ‘캐스팅 보터’ 국민연금 선택은

이광수 2024. 3. 6.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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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공단이 KT&G 정기주주총회에서 캐스팅 보터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여기에 KT&G 신임 사장을 주주가치를 높일 수 있는 외부인사로 선임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행동주의 펀드 플래쉬라이트 캐피탈 파트너스(FCP)가 이날 기업은행 사외이사 후보 지지를 선언하면서 지분 6.31%를 보유한 주요 주주인 국민연금의 결정이 더욱 중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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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주주 企銀, 방경만 선임 반대
6.31% 지분 국민연금에 관심 쏠려
밸류업 차원서 적극적 역할할 수도


국민연금공단이 KT&G 정기주주총회에서 캐스팅 보터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해 추진 중인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에서 ‘스튜어드십 코드(기관 투자자의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를 연계시키기로 하면서 국민연금의 적극적인 의사 표명이 예상돼서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28일 예정된 KT&G의 주총에서 국민연금이 막판 캐스팅 보터 역할을 할 가능성이 커졌다. 국민연금은 통상 주총 수일을 앞두고 수탁자전문책임위원회를 통해 의결권 행사 방향이 결정한다. 국내 자본시장 큰 손인 국민연금의 결정은 국내 소액주주에게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KT&G의 국내 소액주주는 약 20% 안팎으로 추산된다.

이번 KT&G의 주총의 핵심은 이사 2명을 선임하는 건이다. 2명의 이사는 대표이사 사장 후보로 내정된 방경만 부사장과 사외이사인 임민규 이사회 의장이다. KT&G 이사회가 상정한 안건이다. 여기에 1대 주주인 IBK기업은행(6.93%)이 별도로 사외이사 후보로 손동환 성균관대 교수를 추천하며 사실상 방 부사장 선임하는 안을 반대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여기에 KT&G 신임 사장을 주주가치를 높일 수 있는 외부인사로 선임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행동주의 펀드 플래쉬라이트 캐피탈 파트너스(FCP)가 이날 기업은행 사외이사 후보 지지를 선언하면서 지분 6.31%를 보유한 주요 주주인 국민연금의 결정이 더욱 중요해졌다. FCP는 최근 국민연금에 방 부사장의 선임하는 안건에 반대하는 내용의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아직 두고 봐야겠지만 국민연금이 어디에 힘을 실어주느냐에 따라서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전체 지분의 약 42%를 차지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표심도 무시할 수 없다. 통상 외국인은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ISS와 글래스 루이스의 의견을 따를 가능성이 높다. 금투업계에 따르면 의결권 자문사들은 이르면 다음 주 KT&G 주총 안건에 대한 의견을 낼 예정이다. 지난해 KT&G 주총을 앞두고 ISS는 안다자산운용과 FCP 등 행동주의 펀드가 상정한 안건에 찬성 의견을 낸 바 있다. 다만 이때는 행동주의 펀드의 요구가 과도하다는 지적에 대부분 투자자가 KT&G 이사회가 상정한 안건에 찬성 표를 던졌다.

이번 주총에는 이례적으로 사내 및 사외이사 통합 집중투표제가 도입됐다. 집중투표제는 주주총회에서 이사진을 선임할 때 1주당 1표씩 의결권을 주는 방식이 아닌, 선임되는 이사 수만큼 의결권을 부여하는 제도다. 만약 이사 2명을 선임하면 1주당 의결권 2개를 행사할 수 있다. 특정 후보에 의결권을 몰아줄 수도 있다. 자산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은행과 FCP가 손동환 사외이사에 찬성하는 표를 집중한다면 현 경영진을 견제한다는 측면에서 소기의 성과를 달성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광수 기자 g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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