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규제 풍선효과… 은행들 “기업대출 늘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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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 해 '기업대출'을 두고 시중은행 간 치열한 각축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시중은행은 올해 핵심 경영 전략으로 기업대출 확대를 꼽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BIS 비율뿐 아니라 금융 당국이 경기 하강에 대비해 도입한 경기대응완충자본과 스트레스완충자본, 특별 대손 준비금 제도 등에도 대비해야 한다"면서 "올해 시중은행 실적은 연체율 등 부실을 얼마나 잘 방어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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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대기업 “대출 이용” 34% 그쳐
올 한 해 ‘기업대출’을 두고 시중은행 간 치열한 각축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금융 당국이 가계대출을 한국 경제 부실 뇌관으로 여기고 규제에 나선 데 따른 일종의 풍선 효과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시중은행은 올해 핵심 경영 전략으로 기업대출 확대를 꼽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5대 시중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772조5850억원으로 전년 대비 8% 이상 증가했는데 올해는 10% 이상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를 내건 것이다. 우리은행은 기업금융 명가 부활이라는 구호를 내걸고 ‘대기업대출 30%, 중소기업 10% 확대’라는 구체적인 목표치를 내놨다.
금융 당국은 지난달 26일 주택담보대출(오피스텔 포함) 한도를 줄이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본격적으로 시행했다. 올해 가계대출 증가 폭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이내인 2% 안팎으로 제한하겠다는 상한선까지 만들어 공표했다.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17년 92%에서 2022년 108%로 5년 새 16% 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이런 흐름이 꺾이기는 했지만 지난해 말 기준 100%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문제는 대기업이 대출을 늘릴 생각이 크지 않다는 점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매출액 기준 상위 1000곳의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익잉여금이나 예금 등 ‘내부 유보 자금’을 이용하겠다는 응답률이 63%로 가장 높았다. ‘금융권 차입’은 33.7%에 그쳤다.
2022년 8월 조사 당시 금융권 차입(48.2%)이 내부 유보 자금(27.9%)보다 20% 포인트 이상 높았던 것과 대비된다. 고금리 시기가 길어지고 경기 침체 그림자가 짙어지자 대기업들이 새로 빚을 내는 대신 금고를 여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올해 은행권의 주안점은 재무 건전성 관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대출은 대기업 대비 위험 가중치가 높아 시중은행의 주요 재무 건전성 지표인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산정할 때 불리하다. 실제로 지난해 기업대출 중심 영업에 주력했던 하나금융지주는 같은 해 말 기준 BIS 비율이 15.65%로 전년 동기(15.67%) 대비 소폭 하락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BIS 비율뿐 아니라 금융 당국이 경기 하강에 대비해 도입한 경기대응완충자본과 스트레스완충자본, 특별 대손 준비금 제도 등에도 대비해야 한다”면서 “올해 시중은행 실적은 연체율 등 부실을 얼마나 잘 방어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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