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양원 목사가 롤모델… 정계에 원수 품은 손 목사 정신 절실”

이현성 2024. 3. 6.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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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정치인이 뛴다] <10>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4일 전남 여수 손양원 목사 묘 앞에서 생전의 손 목사가 보여준 사랑의 정신을 설명하고 있다.


“한 아들의 순교도 귀하거늘, 두 아들이 순교할 수 있어 감사. 아들이 미국으로 유학 가려고 했는데, 그보다 좋은 천국 갔으니 감사. 아들의 순교로 무수한 천국 열매가 생길 것을 믿으며 감사.”

두 아들을 잃은 아버지는 장례 예배에서 이렇게 고백했다. 살해범은 양아들로 품었다. 목사였던 그는 한센인 목회에도 정성을 쏟았다. 한센인 환부를 입으로 빨아낸 적도 있다. 6·25 전쟁통에 피란 대신 한센인 곁을 택한 그는 공산군 총에 사망한다. ‘사랑의 원자탄’ 손양원(1902∼1950) 목사의 일대기다.

손 목사는 현역 지역구 의원의 롤모델이다. 김회재(62·전남 여수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4일 여수 ‘손양원 목사 순교기념관’에서 기자에게 “초심이 희미해질 때마다 기념관을 찾는다”며 “‘상대를 죽여야 내가 산다’는 원칙이 팽배한 정계에 원수를 사랑한 손양원 목사님의 정신이 절실하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이 지역에서 나고 자랐다. 그는 “애양원과 2㎞ 떨어진 곳에서 생활했다”며 “국민학교(현 초등학교) 재학 시절 집에서 키우던 돼지를 애양원까지 끌고 가 교미를 붙이기도 했다. 돼지를 끌다가 저기 갯벌에 빠진 적도 있다”고 회고했다.

김 의원은 어머니의 영향으로 모태신앙이 됐다고 했다. 2005년부턴 가족들과 서울 사랑의교회(오정현 목사)에 다니고 있다. 검사·변호사 경험을 살려 사랑의교회 법조선교회에서도 활동 중이다. 차엔 사랑의교회 십자가가 걸려 있고, 교회 국제제자훈련원에서 나온 성경책을 들고 다닌다.

여수에서 예배를 드리는 날도 적지 않다. 지역구 내 교회에 등록하진 않았지만, 주일이 되면 서너 교회에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예배를 드린다고 했다. 틈틈이 전도 활동도 한다. 여수 여천교회(정훈 목사)엔 2주 만에 새가족 7명을 전도했다.

김 의원은 “사실 법대가 아니라 장로회신학대에 가려고 했다”며 “기도원에 가서 금식 기도를 한 뒤에도 응답이 없어 신학을 포기했지만, 은혜에 대한 갈망은 지금도 여전하다”고 고백했다.

기독 의원으로서 ‘포괄적 차별금지법’(차금법)을 둘러싼 입장을 분명히 하기도 했다. 2021년 한국교회총연합과 함께 ‘차금법,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를 열었고, 이듬해 미래목회포럼 토론회에선 “300명 국회의원 중에 내가 가장 센 (차금법) 반대론자”라고 밝히기도 했다. 김 의원은 “제가 차금법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일부 시민단체들은 현재 낙천·낙선운동도 벌이고 있지만 선거철이라고 감출 것 없다. 30년 가까이 법조인으로 일한 사람으로서 신앙·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차금법은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의원이 여수 손양원 목사 순교기념관에서 기도하는 모습.


김 의원은 주민들의 건강 문제에도 관심이 많다. 여수시가 지난 4일 발표한 ‘2024년 2월말 기준 여수시 인구등록현황’을 보면 여수시의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22.66%로, 초고령사회 기준(20%)을 이미 뛰어넘었다. 그는 “의정 활동 가운데 ‘전라선 SRT 투입’을 성사시킨 게 가장 보람찼다”며 “전라선 SRT(수서~여수)가 생기기 전까지 KTX 정차역은 새벽마다 병원에 가기 위해 서울행 열차를 기다리는 어르신들로 북적였다”고 기억했다.

다가오는 총선에서 재선(여수을)을 노리는 그는 “전라선 SRT 열차 두 대 증편을 비롯해 여수 대학병원과 순천 의과대학을 설립해 주민들의 건강권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김회재 의원은

검사장 출신 현역 국회의원이다. 서울지방검찰청 검사를 시작으로 제천·군산·안산지청장, 광주지검장을 거쳐 의정부지검장까지 27년 4개월간 검찰에서 일했다. 현 여수시장인 정기명 시장과의 경선에서 승리한 뒤 제21대 총선에서 71.58%의 지지율로 당선됐다.

지역의 위인 가운데 손양원 목사와 이순신 장군을 존경한다. 두 인물에게 배울 점으로 각각 사랑과 애국심을 꼽았다. 기독 정치인으로서 두 덕목을 실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대학에 입학한 뒤 처음 간 교회는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다. “조용기 목사님을 보면서 10대 시절 목회에 대한 꿈도 꿨다”고 회고했다. 사법고시에 합격한 이후엔 서울 충현교회에서 학생부 교사도 맡았다. 신앙생활의 모토는 이사야 42장 6~8절이다.

초선 의원이지만 21대 국회의원 중 입법·국정감사 성적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최근 법률소비자연맹으로부터 ‘헌정대상’도 수상했다. 그는 “여수는 수산·국가산업단지·관광 등 1~3차 산업이 모두 집약된 대한민국의 축소판”이라며 “재선에 성공해 경제와 민생을 살리겠다”고 다짐했다.

◇약력
·제21대 국회의원(전남 여수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
·전 더불어민주당 법률위원장
·전 더불어민주당 원내부대표
·전 의정부지방검찰청 검사장
·전 광주지방검찰청 검사장
·자랑스런 여수인상(2016)
·대한민국 국회 의정대상(2022)
·대한민국 헌정대상(2024)

여수=글·사진 이현성 기자 sag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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