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적 가치 중요, 권위주의엔 적대적인 그들… 재량권 주고 리더로 세워질 때까지 지원하라”
50, 60대(기성세대)나 10, 20대(다음세대)와는 확연히 다른 3040세대에게 매력적인 교회가 되려면 어떤 요소들이 구비돼야 할까.
먼저 이들 세대의 특성을 면밀히 파악하고 필요에 맞는 사역을 제공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전문가들은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공적 가치를 중요시하고 사역의 주도권을 갖기 원하는 3040세대를 위해 “그들의 재량권을 인정하고 적극적인 투자를 하면서 인내심을 갖고 리더로 세워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선일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 교수는 5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1980년대 민주화운동 이후 성장한 3040세대는 깨어 있는 시민의식을 가진 세대이고 사회적 가치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며 “이들은 자신들의 행동으로 사회가 변화하고 긍정적인 영향을 받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따라서 교회가 그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공적 사역을 제공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김 교수는 “한국교회의 위계적이고 수직적인 문화는 이들이 접한 수평적 사회 문화와 괴리가 크다. 일상생활을 희생해 교회 생활과 봉사만을 강조하는 것 또한 부담스럽게 느끼기에 주의해야 한다”면서 “3040세대는 교회를 든든하게 세우는 세대이자 자녀에게 신앙 계승을 하는 세대다. 따라서 그들의 신앙생활과 일상이 균형을 이루도록 돕는 데 초점을 맞추자”고 강조했다.
서울 예능청년교회에서 11년간 젊은이와 사역했던 심성수 목사는 3040세대가 교회를 떠나는 여러 이유 가운데 하나가 그들을 오래 지도해 줄 청년목회자를 만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봤다. 3040세대는 그들의 삶을 나누고 상담할 수 있는 목회자를 원하지만 사역자들의 연령대가 낮아지고 자주 바뀌면서 의지할 데를 찾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는 “3040세대는 자신보다 약간 나이가 많거나 최소한 비슷한 또래의 목회자를 찾는데 40대 목회자들이 교구 사역을 선호하거나 담임목회를 나가려고 하면서 이들을 돌볼 목자가 없어졌다”며 청년사역에 소명을 가진 목회자를 양성할 것을 제안했다.
심 목사가 지난해 서울 종로구에 개척한 라이프처치는 등록 성도 100여명 중 3040세대가 90%다. 그는 “웬만한 조직교회에서 젊은 세대가 의사결정에서 배제되는 것도 3040세대의 불만 중 하나”라며 “라이프처치는 40대도 안수집사를 거쳐 장로로 세워질 수 있도록 젊은 층을 독려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교계 원로인 정성진 거룩한빛광성교회 은퇴목사는 “권위주의에 적대적인 3040세대를 잡기 위해서 교회가 그들을 인정하고 이해해줘야 한다”고 권면했다. 정 목사는 “‘3040세대를 소그룹의 리더로 삼기’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예배할 수 있게 하기’ ‘일방적 설교가 아닌 질문형 소통식 설교 진행하기’ 등 3040세대에 재량권을 주고 가진 은사를 발휘하도록 유도해야 그들도 살아나고 한국교회가 살아난다”고 전했다.
박영호 포항제일교회 목사는 지난해 열린 대한민국 목회 콘퍼런스에서 3040세대에는 기존 세대와는 다른 헌신에 대한 동기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박 목사는 “3040세대는 유연성과 ‘케바케(케이스 바이 케이스)’, 즉 획일성을 거부하고 다양성을 존중하는 특성이 있다”며 “동시에 이들은 성장에 대한 열망도 갖고 있어 성경적이고 실제적인 가르침에 마음을 열기 때문에 영적인 성장 부분도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교회가 그들을 위한 전폭적인 지지를 해줘야 한다며 “3040 소그룹 모임 등이 있을 때 필요한 장소 시간 재정 그리고 자녀 돌봄을 대신해 주는 인력 등을 교회가 지원해야 한다. 3040 자체 리더십이 세워질 때까지 최소 3년은 교회가 이들을 지원하고 기다려 줄 필요도 있다”고 밝혔다.
박용미 기자 박윤서 서지영 최하은 인턴기자 m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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