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과반의 변수...요동치는 수도권과 충청 [김성탁의 시선]
“선거는 마치 염전과 같다.” 여야를 넘나들며 국내 정치에 오랫동안 관여해온 한 인사의 말이다. '하얀 금'으로 불리는 천일염을 얻으려면 바탕이 되는 갯벌과 햇볕, 바람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바닷물을 들이는 갯벌은 지지 기반이라고 볼 수 있다. 국민의힘은 영남, 더불어민주당은 호남이 갯벌에 해당한다. 정치 성향으로 따지면 보수, 진보 성향의 유권자로 분류가 가능하다.
22대 총선을 한 달여 앞둔 시점에 정당별 지지율 추이를 보면 4년 전 총선처럼 민주당이 압승을 거두는 결과는 예상하기 어렵다. 오히려 여야 중 과반 의석을 확보하는 정당이 나올 것인지가 관심이다. 151석을 차지하면 국회의장과 주요 상임위원장을 확보하고, 각종 법안 처리에서 유리해진다. 여권은 국정 동력을 살리기 위해, 야권은 집권 세력을 견제하기 위해 달성해야 하는 목표다.
최근 개별 지역구에 대해까지 쏟아지는 여론조사 결과를 통해 현시점에서 예상 의석의 향배를 가늠해보자. 확정된 지역구 254석 중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은 28석, 국민의힘의 기반인 영남은 65석이다.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은 전북 남원·임실·순창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된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을 제외하고 호남을 석권했었다. 이번 총선에선 전남 순천을에 이정현 전 의원이 국민의힘 소속으로 출마해 당선 여부를 지켜봐야 하지만, 지난 총선과 비슷한 성적을 거둘 가능성이 크다.
영남 지역구 65석 중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은 부산 3석, 경남 3석, 울산 1석을 얻었다. 여권 일각에선 영남 전체적으로 5석가량을 잃을 수 있다는 견해가 있지만, 최근 여론조사 흐름은 민주당에 불리하다. 경남 양산을에 대해 지난달 한국리서치·모노리서치 등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김두관 의원은 국민의힘 김태호 의원에게 오차범위 내에서 경합하거나 밀리는 것으로 나왔다. 민주당에 불리하지 않다고 평가 받는 여론조사꽃이 선거구 획정 전인 지난 1월 민주당 현역 의원 지역구인 부산 북·강서갑을 조사한 결과 정당 지지율에서 국민의힘이 민주당을 크게 앞섰다. 국민의힘에선 5선 서병수 의원이 출마한다.
강원도의 경우 지난 총선에선 미래통합당과 무소속 등 국민의힘 계열이 5석을, 민주당이 3석을 확보했었다. 여론조사꽃의 지난달 말 민주당 현역 의원이 있는 춘천·철원·화천·양구군갑 조사에서 총선 때 찍을 정당의 후보를 묻자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차이는 2.4%포인트였다. 민주당이 3석을 모두 얻었던 제주에서도 서귀포 지역구의 경우 여론조사꽃의 지난달 말 조사 결과 국민의힘 후보를 뽑겠다는 응답이 민주당 후보를 뽑겠다보다 16.6%포인트 높았다. 민주당이 지난 총선 때 얻었던 지방 지역구 의석에서 득점 요인이 약해지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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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야 텃밭 영남 65석, 호남 28석
민주 이겼던 스윙보터 지역 흔들
견제냐 지원이냐 어떤 바람 불까
」
하지만 지역구 의석수에서 영남이 호남보다 압도적으로 많고 민주당이 지난 총선 때 국민의힘 텃밭에서 얻은 의석도 극소수여서 이 정도 변수로는 승부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 민주당의 지난 총선 대승은 수도권과 충청에서의 압승이 핵심 요인이었다. 이번 총선 역시 ‘스윙 보터’인 두 지역에서의 결과로 승부가 결정 날 가능성이 크다.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은 수도권 121석 가운데 18석만을 내주고 모두 이겼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승리 이후까지만 해도 수도권 판세는 야당으로 기우는 듯했다. 하지만 최근 서울 지지율 조사에서는 국민의힘이 민주당을 따돌렸다.
갯벌에서 소금이 만들어지려면 햇볕이 필수인데, 선거에서 햇볕은 당이 만들어내야 한다. 하지만 민주당 공천 과정에서 파열음이 두드러지면서 수도권과 충정 지역 조사에서 민주당 현역 의원 지역구인데도 국민의힘 후보와 접전을 벌이는 경우가 다수 확인되고 있다. 경기 수원은 여당의 험지로 불려왔는데, 코리아정보리서치가 지난달 하순 수원 갑·을·병·정·무 지역구 주민을 상대로 여론조사를 한 결과 민주당 우세 2곳, 경합 2곳, 국민의힘 우세 1곳으로 집계됐다.
여론조사에서 발견되는 특이점 중 하나는 일부 지역구의 경우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해 '못하고 있다'는 응답이 매우 높게 나오는데도 정당 지지율이나 후보 선호도에서는 국민의힘이 앞서는 모습을 보인다는 점이다. 임기 중반에 치러지는 총선이 대통령의 국정에 대한 평가 기회가 되곤 했지만, 한동훈 비대위 체제 가동과 의대 증원 이슈 등이 등장하면서 희석되는 경향으로 볼 수 있다. 남은 기간 정부 견제론과 정부 지원론 중 어느 바람이 세게 불지, 여야가 새로운 이슈로 바람을 일으킬지 지켜볼 일이다. (자세한 여론조사 결과는 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김성탁 기획취재2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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