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오는 오물 다 맞으며 모델들 워킹…그 패션쇼장, 무슨 일

김지혜 2024. 3. 5.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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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한 패션쇼에서 무대에 선 모델을 향해 관객들이 쓰레기를 투척한 모습. 이 쓰레기를 밟고 넘어지는 모델도 있었다. 사진 인스타그램 캡처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최근 패션쇼를 보던 관객들이 모델을 향해 쓰레기를 던지는 광경이 펼쳐졌다. 이는 브랜드가 기획한 '쓰레기 퍼포먼스'로, 관객이 투척한 쓰레기를 악성 댓글에 비유해 '악플러'를 비판하려는 취지였다.

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AVAVAV'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디자이너 베아테 칼손(29)은 지난달 25일 밀라노 패션쇼에서 쓰레기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이 브랜드는 사전에 관객에게 바나나와 오렌지 껍질, 콜라 캔, 물병, 구겨진 신문, 날계란 등이 든 바구니를 주면서 무대에 선 모델을 향해 던져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면서 브랜드명 AVAVAV가 새겨진 흰색 라텍스 장갑도 제공했다.

쇼가 시작되자 각종 쓰레기가 무대로 날아들었다. 모델들이 착용한 옷은 이내 더러워졌고 무대는 난장판이 됐다. 워킹 도중 쓰레기를 밟아 넘어지는 모델도 있었다.

무대 양쪽 스크린에는 그동안 AVAVAV 브랜드에 달린 악성 댓글이 올라왔다. "이건 패션이 아니다" "AVAVAV는 너무 과대평가됐다" 등의 내용이었다. 쇼가 막바지에 이르면서 그동안 망설였던 관객들까지 합세해 쓰레기는 더욱 공격적으로 쏟아졌다.

AVAVAV 디자이너는 온라인상의 무분별한 악성 댓글을 비판하기 위해 이런 퍼포먼스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쓰레기는 악성 댓글, 관객은 네티즌, 모델은 악성 댓글을 받는 대상에 각각 비유한 것이다.

WP는 머뭇거리며 눈치를 살피던 관객들이 나중에는 쓰레기를 투척하는 행위에 적극 동참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쇼가 진행될수록 쓰레기 투척은 더욱 공격적으로 변했다"며 "도중에 쓰레기를 다 던진 일부 관객은 다른 관객에게 (쓰레기를) 빌리기도 했다"고 전했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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