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한화오션 '특수선 갈등' 확산

정동훈 2024. 3. 5.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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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이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개념설계 정보 유출과 관련해 임원을 고발한 HD현대중공업에 대해 "조직적이고 계획적으로 범죄행위를 한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한화오션은 "(조직적 행위) 증거들은 관련 판결문과 형사사건기록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면서 "서버 운용 등에는 예산이 소요되는 만큼 HD현대중공업 임원들이 알 수밖에 없는 정황"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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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 5일 장교동 본사서 설명회 열고
별도 서버 운용 등 임원 개입 정황 밝혀
한화오션이 4일 KDDX와 관련된 군사기밀 유출 과정에서 HD현대중공업 임원이 개입된 정황에 대한 고발장을 경찰청 국수본에 제출하고 5일 이에 대한 기자 설명회를 서울 본사 사옥에서 열었다. 한화오션 법무팀 구승모 변호사가 경과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허영한 기자 younghan@

한화오션이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개념설계 정보 유출과 관련해 임원을 고발한 HD현대중공업에 대해 "조직적이고 계획적으로 범죄행위를 한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방위사업청이 앞서 "임원의 개입이 확인되지 않았다"며 HD현대중공업의 입찰제한 조치를 하지 않기로 결정하자 "조직적 개입이 있었다"며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한화오션은 5일 서울 장교동 본사에서 설명회를 열고 "HD현대중공업 측은 외주 업체를 통한 별도 서버를 운용하며 한화오션과 관련된 군사 기밀을 회사 내에서 공유하고 수사가 시작되자 이같은 사실을 은닉하려 했다"며 이 같이 주장했다. 전날 KDDX 사업 기밀 유출과 관련해 처벌해 달라는 내용을 담은 고발장을 접수한데 이어 배경 설명에 나선 것이다.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은 KDDX 등과 관련한 군사기밀을 몰래 취득해 회사 내부망을 통해 공유, 군사기밀보호법을 위반한 혐의로 지난해 11월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후 방사청이 HD현대중공업의 방위 사업 입찰 제한 조치를 심의했으나 "청렴 서약 위반의 전제가 되는 대표나 임원의 개입이 객관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며 참가를 제한하지 않았다.

한화오션은 "(조직적 행위) 증거들은 관련 판결문과 형사사건기록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면서 "서버 운용 등에는 예산이 소요되는 만큼 HD현대중공업 임원들이 알 수밖에 없는 정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회사 차원의 범죄 행위에도 직원 9명 처벌에 그친다는 것은 불합리한 일"이라며 "불법 행위에 상응하는 후속 조치가 있어야만 동일한 행위가 재발하지 않을 것이기 떄문에 경찰 고발에 이르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HD현대중공업 측도 반박에 나섰다. 회사 관계자는 "(한화오션의 주장은) 이해하기 어려운 억지주장"이라며 "법원의 판결과 방사청의 두차례에 걸친 심도 있는 심의를 통해 이미 종결된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양사 갈등은 특수선 사업에 사활을 걸고 있기 때문이다. 친환경 선박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늘어나면서 상선 독(선박 건조장)의 2~3년치 일감이 쌓였다. 그러면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 특수선 사업이다. 전세계에서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면서 함정·잠수정 등 특수선 수요가 크게 늘었고 무인화 기조에 따라 부가가치도 크게 늘고 있는 추세다. 캐나다, 폴란드, 필리핀 등이 잠수정 입찰을 계획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KDDX 사업 수주는 향후 글로벌 함정 분야 진출시 레퍼런스(수주 실적)로 활용될 수 있다.

올해 연말 KDDX 초도함 건조 입찰을 앞두고 두 회사의 향후 10년간 글로벌 전투함 시장 규모는 9860억 달러(약 1320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양사가 노리고 있는 함정·잠수정 분야만 2430억 달러(약 325조원) 규모다. 한화오션은 올해를 방산 부문 매출 도약기로 삼고 매출 1조원 달성을 목표로 삼고 있다. 2030년대에는 3조원 이상 매출을 방산 부문에서 이룬다는 계획이다. HD현대중공업도 올해 수상함·잠수함이 포함된 특수선(함정) 사업의 수주 목표치를 지난해 수주 실적(1억 3800만달러) 7배 이상 늘린 9억 8800만 달러(약 1조 3158억원)로 잡았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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