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자동차 멸종될 것"…'테슬라 반의반값' 전기차 쏟아내는 中[글로벌포커스]
"테슬라는 잊어라. 전기차 시장에서 진짜 경쟁자는 저가를 앞세운 중국 브랜드다."(짐 팔리 포드자동차 최고경영자(CEO)) "중국 전기차 회사가 무역장벽 없이 경쟁자들을 무너뜨리고 있다."(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내수 부진의 벽에 부딪힌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결국 해외로 눈을 돌리며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이미 수요 둔화 우려가 잇따르는 상황에서 비야디(BYD), 샤오미 등 저가를 앞세운 중국 전기차 브랜드들의 글로벌 공세가 본격화할 경우 한층 가열된 ‘출혈경쟁’이 불가피해서다. 중국산 전기차에 잠식되지 않기 위한 각국 정부 차원의 노골적인 견제 움직임도 확인된다. 보조금 조사 카드를 꺼내든 유럽연합(EU)에 이어 미국은 중국산 전기차를 타깃으로 폭탄 관세를 추진하기로 했다.
글로벌 공세 확대하는 ‘저가’ 中 전기차
5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이 전 세계에 수출한 전기차는 전년 대비 64% 증가한 155만대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대부분 아시아, 유럽 지역으로 수출됐다. 비야디·니오 등 중국산 차량의 유럽 시장 점유율은 2020년 1.1%에서 2023년 상반기 5.6%까지 확대됐다. 또 다른 조사에서는 중국산 전기차 점유율이 2019년 0.5%에서 2023년 상반기에 8.2%까지 치솟았다.
이는 최근 몇 년간 유럽 당국이 전기차 전환에 드라이브를 거는 과정에서 저가를 앞세운 중국산이 몰려든 여파다. 미국의 경우 중국산 차량이 아직 침투하지 않았지만 사실상 시간 문제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테슬라를 제치고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 1위에 등극한 중국 전기차 기업 BYD는 멕시코에 제조공장 설립을 추진하며 노골적으로 미 시장을 노리고 있는 상황이다.
BYD는 최근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는 대표적인 중국 전기차 브랜드다. 올 초 우즈베키스탄 공장을 가동한 데 이어 브라질, 헝가리 등에도 생산기지를 구축하기로 했다. 마이클 슈 BYD 유럽 대표는 지난달 제네바 모터쇼에서 헝가리에 이은 두 번째 유럽 생산 기지가 필요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업체는 앞서 1만3900달러의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대에 전기차 ‘돌핀’을 공개해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시장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는 테슬라의 하위 가격대인 모델3 가격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미국제조업연맹(AAM)이 최근 보고서를 통해 "엄청나게 싼 가격대의 중국산 자동차가 미국 시장에 들어오면 미국 자동차 업계는 멸종될 것"이라고 위기감을 표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최근에는 슈퍼카 업체인 페라리, 람보르기니와 경쟁할 수 있는 168만위안(약 3억1000만원) 상당의 최고급 전기차도 선보였다.
글로벌 공세에 나선 중국 브랜드는 BYD뿐만이 아니다. 샤오미는 지난달 말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4’에서 첫 전기차 세단 ‘SU7’을 공개하며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레이쥔 샤오미 회장은 신차 발표 행사에서 "향후 15~20년 안에 세계 5위 자동차 회사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니오는 노르웨이, 유럽 등에 전기차를 판매하며 글로벌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그간 자국시장 우선전략을 고수해온 리 오토 역시 최근 중동, 중앙아시아에 현지 판매 네트워크를 구축, 연내 글로벌 인도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제 저렴한 중국 전기차들이 해외로 쏟아질 것"이라며 "글로벌 전기차 브랜드들에는 끔찍한 소식"이라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한때 뒤처졌던 중국 브랜드들이 이제 글로벌 자동차 산업에 부러움과 두려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면서 "중국이 전기차 경쟁에서 속도를 내고 있다"고 전했다.
수요 둔화에 엎친 데 덮친 격… 각국 경계감 커져
특히 이러한 중국 브랜드들의 공세는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수요 둔화 우려가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확인돼 주목된다. 테슬라는 물론 한때 테슬라 대항마로 주목받았던 리비안, 루시드 등 전기차 스타트업들까지 최근 들어 일제히 부진한 실적 전망을 공개한 상황이다.
이에 앞서 메르세데스-벤츠, 제너럴모터스(GM) 등 주요 글로벌 업체들은 전기차 투자 계획을 축소하거나 일부 취소했다. 애플이 수년 이상 공들였던 전기차 개발 계획을 접기로 한 데도 이러한 시장 전망이 배경이 됐다. 주요 외신들은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조차 전기차 판매량이 줄고 재고가 쌓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미 성장 둔화 우려에 처한 글로벌 전기차 기업들로선 말 그대로 엎친 데 덮친 격인 셈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수년간 당국의 보조금 등에 힘입어 폭발적 성장을 했던 중국 전기차 기업들이 해외로 눈을 돌린 배경도 성장 한계에 직면한 내수 시장 때문"이라며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도 성장 둔화 우려가 잇따르지만 저가 경쟁력을 앞세운다면 할 만한 승부라는 자신감이 중국 기업들에서 읽히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 매체는 중국 전기차의 최대 강점으로 배터리를 비롯한 공급망 우위, 이에 따른 원가 경쟁력을 꼽았다.
악시오스는 "한때 조잡한 차량을 생산하던 중국이 이제 정부의 지원, 값싼 배터리와 노동력을 기반으로 매력적이고 가성비 있는 전기차를 만들어내고 있다"면서 "과잉생산 상태의 중국이 유럽을 노리고 있고 다음 타깃은 미국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진짜 경쟁자는 저가를 앞세운 중국 브랜드라는 팔리 CEO, 중국이 무역장벽 없이 경쟁자들을 무너뜨리고 있다는 머스크 CEO, 중국의 공세가 존재론적 위협이 되고 있다는 카를로스 타바레스 스텔란티스 CEO의 경고가 최근 들어 연이어 쏟아지고 있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WSJ는 업계 경영진의 말을 인용, 중국 자동차 제조사들의 개발 속도가 기존 업체들에 비해 30%가량 더 빠르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저가 공세에 자칫 자국 자동차 산업 자체가 흔들릴 것을 우려한 주요국들도 대처에 나서고 있다. 이미 중국산 전기차들이 빠르게 침투한 유럽의 경우 지난해 가을부터 대중 전기차 보조금 조사를 개시했다. 폴리티코는 최근 소식통의 말을 인용, 영국 역시 이러한 보조금 조사를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미 의회에서는 중국산 차량에 부과하는 관세를 대폭 상향하는 법안이 최근 발의됐다. 해당 법안은 생산한 지역과 상관없이 중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현재의 27.5%에서 125%로 올리는 게 골자다. 멕시코 등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생산해 수출하더라도 제조사가 중국 업체라면 관세를 낼 수밖에 없다. 이와 별도로 백악관은 중국산 차량 수입이 국가 안보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지에 대한 조사에도 돌입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결혼해도 물장사할거야?"…카페하는 여친에 비수꽂은 남친 어머니 - 아시아경제
- "37억 신혼집 해줬는데 불륜에 공금 유용"…트리플스타 전 부인 폭로 - 아시아경제
- 방시혁·민희진, 중국 쇼핑몰서 포착…"극적으로 화해한 줄" - 아시아경제
- 연봉 6000만원·주 4일 근무…파격 조건 제시한 '이 회사' - 아시아경제
- "고3 제자와 외도안했다"는 아내…꽁초까지 주워 DNA 검사한 남편 - 아시아경제
- "너희 말대로 왔으니 돈 뽑아줘"…병원침대 누워 은행 간 노인 - 아시아경제
- "빗자루 탄 마녀 정말 하늘 난다"…역대급 핼러윈 분장에 감탄 연발 - 아시아경제
- 이혼 김민재, 재산 분할만 80억?…얼마나 벌었길래 - 아시아경제
- "전 물만 먹어도 돼요"…아픈 엄마에 몰래 급식 가져다 준 12살 아들 - 아시아경제
- 엉덩이 드러낸 채 "뽑아주세요"…이해불가 日 선거문화 -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