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올해도 '5%안팎' 경제성장 목표…대외 창구는 '폐쇄'

베이징=김현정 2024. 3. 5.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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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성장' 경제 연착륙 위한 마지노선
기저효과 없어 다소 도전적 목표
총리 기자회견 없애며 폐쇄적 행보

중국이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목표치를 지난해와 동일한 '5.0% 안팎’으로 제시했다. 사실상 중국 경제에 강한 회복과 반등이 나타나기 힘든 여건임을 감안해 연착륙을 위한 마지노선을 설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올해 있을 미국 대선 이후 더욱 악화할 수 있는 미·중 갈등 악재와 여전한 부동산 시장 위기, 지방정부 채무 문제 등으로 성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막식에서 업무 보고를 통해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5.0% 안팎으로 발표했다. 이는 앞선 시장 전망치에 부합하는 동시에, 중국 대표 싱크탱크인 사회과학원의 전망치(5.3%)와 지역별 성장률 목표치의 가중평균(5.3%)을 밑도는 것이다.

보수적인 재정적자율…적극 돈풀기 기대난망

이번 목표치는 지난해에 이어 2년째 같은 수치이자 1991년(4.5%)을 제외하고는 역대 가장 낮은 것이기도 하다. 중국은 위드코로나 원년이던 지난해에도 5.0% 안팎의 성장률을 목표치로 내세웠으며, 실제 성장률은 5.2%를 기록한 바 있다. 다만 지난해와는 달리 기저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다소 도전적인 목표치로 평가된다.

이날 함께 발표된 올해 재정적자 목표치는 GDP의 3.0%로 설정됐고, 적자 예산 규모는 4조600억위안(약 749조9226억원)이었다. 이 역시 지난해(3.0%)와 동일한 수치이며, 지난해 실제 재정 적자율 3.8%에 비해서는 대폭 낮아진 것이다.

앞서 시장에서는 중국 정부가 재정적자 목표치를 지난해보다 소폭 상향한 3.5% 안팎으로 제시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특히 4.0%까지 높여 잡을 경우 적극적인 재정투입 신호로 본다는 전망도 제기됐지만, 이보다는 보수적 시나리오로 정부 재정 정책이 전개될 것으로 풀이된다.

[이미지출처=AFP연합뉴스]

지방특수채 한도는 3조9000억위안으로 전년(3조8000억위안) 대비 상향조정 됐지만, 4조위안대를 내다본 시장의 예상에는 못 미쳤다. 다만 초장기 특별정부채 1조위안을 발행해 상황에 따른 긴급수혈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도시 실업률은 5.5%를 제시했는데, 이는 2020년부터 5년째 같은 수치다. 2019년(4.5% 이내)에서 1.0%포인트 내려 잡은 이후, 사실상 제로코로나 정책에 따른 취업 시장의 상흔을 단기간 회복하기 어렵다고 본 것이다. 신규 도시 취업자 수는 1200만명으로 역시 지난해와 동일하게 유지했다.

소비자물가지수(CPI)는 3% 전후의 상승률을 목표로 설정, 2021년부터 4년째 같은 수치를 제시했다. 최근 이어진 디플레이션(물가 하락 속 경기침체) 우려를 극복하고, 수요 견인을 통해 물가를 끌어올리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지난 1월 CPI(-0.8%)는 2009년 이후 최대폭 하락했고, 생산자물가(-2.5%)는 16개월 연속 고꾸라진 바 있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국방비는 7.2% 확대…정보 폐쇄성 심화

중국 정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국방예산을 전년 대비 7.2% 증액한 1조6655억위안으로 발표했다. 이는 2021년 6.8%, 2022년 7.1% 등 예년의 증가 폭은 소폭 상회하는 것이다. 중국의 경기 침체가 이어지는 와중에도 국방비를 우선적으로 확대한다는 기존 방침을 재확인한 것이기도 하다.

전날 러우친젠 전인대 14기 2차 회의 대변인은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최근 몇 년 동안 중국은 국가 주권, 안보, 발전 이익을 수호하고 중국 특색 군사 개혁 요구에 적응하며 주요 국가의 국제적 책임과 의무를 더 잘 이행하기 위해 국방비 지출을 합리적·안정적으로 늘려왔다"면서 "미국을 비롯한 주요 군사 강대국과 비교했을 때 중국의 국방비는 GDP와 국가재정지출 비중, 1인당 국방비, 군인의 1인당 국방비 등에서 항상 상대적으로 낮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답하기도 했다.

중국이 대외 개방을 거듭 강조하는 동시에 내부 정보에 대한 폐쇄성은 더욱 심화하는 모양새다. 러우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올해부터 전인대 폐막 후 총리의 기자회견을 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러우 대변인은 "전인대 내용은 추후 대중에게 공개될 예정이며, 미디어센터는 장관급 기자회견과 국무원 관련 부서의 지도부 회견을 통해 외신 기자들의 질문에 답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총리의 전인대 폐막 기자회견은 이에 따라 1993년 주룽지 총리 시절 정례화된 이후 30여년 만에 사실상 폐지될 가능성이 커졌다. 중국의 서열 2위이자 중앙정부 수장인 국무원 총리는 통상 연례 전인대 회의 개막일에 정부 업무보고를, 폐막일에는 대미를 장식하는 내·외신 기자회견을 해왔다. "특별한 일이 아니라면, 앞으로 수년간 전인대 후 총리 기자회견은 개최되지 않을 것"이라는 러우 대변인의 부연으로 미뤄봤을 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임기인 오는 2028년 3월까지 회견이 없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생방송으로 송출되는 총리의 폐막 기자회견은 중국에서 국가 최고위급 책임자가 직접 외신기자들의 질문을 받는 아주 드문 기회이기도 하다. 이를 두고 안팎에서는 해외 언론과의 소통 단절과 중국 서열 2위 경제 사령탑의 존재감 축소로 해석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충 자 이안 싱가포르 국립대 정치학부 교수는 블룸버그 통신에 "데이터 접근성에 대한 제한이 강화되면서, 중국 경제 성장의 정도나 속도를 독립적으로 확인하기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김현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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