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영주 "'출마하려 탈당' 지적 아프지만…민주당이 쳐냈다"
김영주(서울 영등포갑) 국회부의장이 4일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의원평가 하위 20%’에 반발해 1일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지 사흘 만이다. 정치권에서는 “정치적 도의가 아니다”라거나 “총선 출마용 입당”이라는 비판이 잇따른다.
김 부의장은 이날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25년 동안 민주당에서 한 길을 걸어온 저로서는 참 아픈 지적”이라며 “지난달 19일 탈당을 선언한 시점부터 1일 탈당할 때까지 열흘가량 밤잠을 못 이룰 정도로 많은 고민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저뿐만 아니라 열심히 일해온 동료 의원들을 쳐내는 걸 보면서 민주당이 정상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인터뷰는 오후 12시부터 1시까지 국회 본청 국회부의장실에서 도시락을 먹으며 진행됐다. 김 부의장은 이날 김진표 국회의장에게 국회부의장 사직서를 냈다. 3월 임시국회 본회의에서 표결을 거쳐 최종 처리된다.
Q : 민주당에서 출마 기회를 잃자 당을 옮겼다는 지적이 많다
A : “그런 지적은 참 아프다. 하지만 민주당이 나를 쳐내기 위해서 의도된 길로 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지역민 의견을 들어본 결과 국민의힘에서 민생 정치를 하는 것이 옳다고 판단해 입당을 결심한 거다.”
Q : ‘민주당에서 누릴 것 다 누리고 국민의힘으로 갔다’는 비판이 있다
A : “영등포갑은 제가 2008년 18대 총선에서 낙선했을 때만 해도 민주당 지지세가 약했다. 이후 지역을 잘 챙기면서 표밭을 바꿨다. 국회부의장에 도전할 때도 민주당에서 경선했다. 누리기만 한 게 아니다.”
Q : 국회의장을 노리기 위해 당을 옮긴 건 아닌가.
A : “절대 아니다. 국민의힘에는 6선이 될 의원도 많은데, 내 자리가 있겠느냐.”
Q :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반대 정당으로 가는 분은 국민이 평가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A : “민주당을 ‘사당화’(私黨化)한 이 대표에 대해서도 국민이 판단할 거다. 일 잘하던 의원들을 ‘하위 20%’에 넣으면서 ‘시스템 공천’이라고 하는 이 대표 스스로 부끄러워해야 한다.”
김 부의장은 문재인 정부 때인 2017~2018년 고용노동부 장관을 지내면서 ‘주52시간제’를 도입했다. 보수층은 “기업환경이 악화하는데 역할 했다”고 지적한다. 김 부의장은 “우리 국민이 장시간 노동으로 과로사하는 등 삶이 피폐해지고 있을 당시 국민 행복을 위해 온 힘을 다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Q : 현 정부는 주52시간제 유연화를 추진하고 있다
A : “정부가 주52시간제 수정을 시도하거나, 노동환경을 악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이끈다면 앞장서서 막겠다.”
Q : 정체성이 다른 정책도 많은데
A : “독립된 헌법기관으로서 필요할 때는 정부를 충실히 견제하겠다. 다만, 기본적으로는 여당 의원으로서 정부 지원에 애쓰겠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입당식에서 “김 부의장은 합리성을 기준으로 정치해온 큰 정치인”이라고 추켜세웠다. 김 부의장은 “정치는 개인의 사리사욕을 위한 도구로 쓰여선 안 된다”는 말로 화답했다. 그간 영등포갑 공천을 미뤄왔던 당 공관위는 조만간 김 부의장을 이 지역에 우선추천(전략공천)할 방침이다.
Q : 한 위원장이 입당 전에 영등포갑 공천을 약속했나
A : “그런 말은 한마디도 없었다. 한 위원장이 1일 만찬 때 ‘양극단의 진영 싸움에 국민이 고통받는다. 청년이나 소외계층을 위한 정치를 하자’고 말한 점에 크게 이끌렸다.”
2020년 ‘정의연 후원금 논란’ 때 윤미향 의원을 옹호하는 성명문에 이름을 올린 게 논란이다.
A : “정치적으로 곤경을 겪는 윤 의원을 돕자고 해 서명했을 뿐이다. 앞장서서 그 문제를 옹호한 적은 없다.”
김효성·박건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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