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 의새 챌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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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에 전 세계적으로 '아이스버킷 챌린지'가 유행이었다.
최근 의사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의새(의사 비하 단어) 챌린지'도 마찬가지다.
환자들이 진료를 제대로 못 받아 신음하고 있는데 의사들은 의새 챌린지나 벌이고 있으니 누가 수긍하겠나.
헌신적인 의료진을 경외하며 국민이 동참한 '덕분에 챌린지'와 의사들만의 세계에 빠진 '의새 챌린지'의 간극은 너무 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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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에 전 세계적으로 ‘아이스버킷 챌린지’가 유행이었다. 루게릭병 환자를 위한 모금 활동 캠페인으로 얼음물을 뒤집어쓰거나 100달러를 기부한 후 세 명의 다음 주자를 지목하는 방식이다. 미국 청년 코리 그리핀이 루게릭병 환자인 야구선수 친구를 돕기 위해 시작한 게 계기였다. SNS를 통해 알려지며 각국의 유명 연예인 정치인 스포츠인들이 동참했다. 모금액과 기부자도 급증하면서 새로운 유형의 자선 모델이라는 평을 받았다.
도전이란 뜻의 챌린지(challenge)는 2010년대 들어 ‘SNS를 통해 어렵거나 재밌는 것을 하도록 초대하는 행위’란 의미가 더해졌다. 초기에는 아이스버킷처럼 자선과 공익적 성격의 챌린지가 많았다. 코로나19 당시 고생하는 의사와 간호사 등을 응원하고 격려해주자는 취지의 ‘덕분에 챌린지’가 공익 목적으로 빠지지 않고 거론되는 사례다. 지금은 SNS에서 재미를 위해 춤이나 노래, 행위를 따라하는 의미로 더 많이 쓰인다. 다만 모든 챌린지가 각광 받는 건 아니다. 세태에 맞지 않거나 일반인의 감성, 상식을 벗어난 챌린지는 호응을 잃곤 한다. 진영에 치우쳤던 ‘멸공 챌린지’ 같은 경우가 그랬다.
최근 의사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의새(의사 비하 단어) 챌린지’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이 의대 증원 관련 브리핑에서 실수로 ‘의새’라고 말하자 의사들이 이를 꼬투리 잡으며 SNS에 의사와 새를 합성한 이미지를 올리는 챌린지를 벌이는 중이다. “넌 쉬면서(의료현장 이탈) 뭐할꺼야?”라는 질문에 의새가 “다이어트”로 답변하는 식이다.
일반 챌린지들을 보면 기발한 아이디어나 유머에 미소를 짓게 되는데 의사들 챌린지엔 혀를 차는 이들이 많다. 환자들이 진료를 제대로 못 받아 신음하고 있는데 의사들은 의새 챌린지나 벌이고 있으니 누가 수긍하겠나. 헌신적인 의료진을 경외하며 국민이 동참한 ‘덕분에 챌린지’와 의사들만의 세계에 빠진 ‘의새 챌린지’의 간극은 너무 넓다. 국민과 의사들의 거리감을 보여준 모습인 것 같아 씁쓸하다.
고세욱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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