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추월 꿈이었나… 글로벌 전기차 스타트업들 3중고에 ‘신음’

한명오 2024. 3. 5. 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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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테슬라를 뛰어넘겠다는 꿈을 꿨던 전기차 스타트업들이 악전고투하고 있다.

전기차 수요 둔화, 고금리, 경제적 불확실성에 문을 닫는 전기차 스타트업도 생기고 있다.

4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 주니어'로 일컬어졌던 전기차 스타트업들의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전기차 스타트업의 큰형님들이 고전하는 가운데 비교적 규모자 작은 업체들은 아예 문을 닫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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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 둔화 등 여파 파산 속출
20년 전 닷컴 버블 상황 유사


한때 테슬라를 뛰어넘겠다는 꿈을 꿨던 전기차 스타트업들이 악전고투하고 있다. 전기차 수요 둔화, 고금리, 경제적 불확실성에 문을 닫는 전기차 스타트업도 생기고 있다. 전기차 공급은 늘었으나 지갑을 열 소비자가 기대만큼 없다는 것이 새로운 문제가 된 것으로 보인다.

4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 주니어’로 일컬어졌던 전기차 스타트업들의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베트남의 테슬라라고 불리던 전기차 기업 빈패스트는 지난해 4분기 순손실 6억5010일만 달러(약 8685억원)를 기록했다. 판매량 목표치였던 5만대보다 한참 모자라는 3만4855대를 팔았다. 주가는 올해 들어 39%가량 하락해 현재는 5달러 수준에 머물고 있다.

테슬라 대항마로까지 불리던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픽업트럭 제조업체 리비안도 고전 중이다. 전기차 수요 둔화를 이유로 올해 생산 목표를 기존 8만대에서 5만7000대로 하향 조정했다. 1만4000명의 직원 가운데 10%가량 감원하겠다고도 밝혔다. 지난달 21일 실적 발표 이후로는 연일 주가가 폭락하고 있다. 지난 1일 주가는 지난달 최고치를 찍었던 9일 16.68달러에서 32%가량 하락한 11.35달러로 거래를 마감했다.

전기차 스타트업 루시드 주가도 폭락세다. 루시드의 지난해 4분기 분기 매출은 1억5700만 달러(약 2097억원)였다. 시장 예상치였던 1억8000만 달러(약 2405억원)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리비안과 루시드는 전기차 스타트업들 중 상징성이 높았다. 테슬라의 대항마로 평가받았기 때문이다. 기존 완성차 업체들을 넘어설 잠재력 있는 혁신적 회사라는 이미지 덕에 판매된 차량 없어도 수십억 달러의 자금을 투자받았다. 그러나 현재는 고금리, 경제 불확실성, 전기차 수요 감소뿐 아니라 기존 전기차 업체의 가격 인하 경쟁에까지 직면했다.

전기차 스타트업의 큰형님들이 고전하는 가운데 비교적 규모자 작은 업체들은 아예 문을 닫고 있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2020~2022년 상장한 전기차·배터리 업체 43곳 가운데 로즈타운 모터스, 페러데이 퓨처 등 3곳이 파산했다.

전기차 스타트업이 생존하기 어려운 이유는 오로지 전기차밖에 만들지 않기 때문이다. 전기차 수요 둔화가 매출 부진으로 직결된다. 반면 완성차 업체들은 전기차가 팔리지 않으면 내연기관차로 수요를 전환해 생존법을 찾을 수 있다.

전기차 스타트업계가 당분간 반전을 맞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CNBC는 “지난 3년간 기업 공개 등을 통해 전기차 스타트업에 들어간 돈만 160조원”이라며 “20여 년 전 닷컴 버블 상황과 비슷하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투자리서치 업체인 CFRA의 애널리스트 개릿 넬슨은 “더 많은 전기차 기업이 파산하겠지만, 아직 바닥이라고 평가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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