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법, 수퍼화요일 전날 트럼프 손 들었다 "출마자격 문제없어"
2020년 미국 대선 결과를 뒤집기 위해 지지자들의 의회 난입을 부추긴 혐의를 받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출마 자격 논란에 대해 연방 대법원이 4일(현지시간) ‘출마 자격 유지’ 판결을 내렸다. 미 대선 경선의 최대 승부처인 5일 ‘수퍼 화요일’을 하루 앞두고 나온 연방 대법원의 판결로 트럼프의 대선 출마 자격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선 한고비를 넘기게 됐다.
연방 대법원은 이날 홈페이지에 게시한 결정문을 통해 “각 주(州)가 헌법 조항을 적용해 대선 후보를 투표용지에서 빼라고 할 수는 없다”며 “연방 공직자 및 후보자에 대한 자격 판단의 권한은 개별 주가 아닌 의회에 부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출마 자격을 박탈한 콜로라도주 대법원 판결을 뒤집은 것이다. 연방 대법원은 “전국 단위 선거의 공직 후보자가 일부 주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고 또 다른 주에서 적격 판정을 받을 경우 혼란이 초래될 수 있다”고도 했다.
트럼프 “미국을 위한 커다란 승리”
대법관 9명으로 구성된 연방 대법원은 보수 6 대 진보 3의 보수 우위 구도이다. 대법관들은 다른 이유를 들긴 했지만 진보 성향 대법관 3명을 포함해 9명이 개별 주가 연방 공직 후보자의 출마를 제한할 수 없다는 데 만장일치 판단을 내렸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결정으로 트럼프는 공화당의 유력 대선 후보로 남게 됐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미국을 위한 커다란 승리”라며 환영했다. 그는 또 보수 성향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연방 대법원 판결에 대해 “영광”이라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트럼프는 그러면서 “이것은 미래의 대통령을 위한 것이지 나를 위한 것이 아니다. 미래의 모든 대통령을 위한 것”이라고 했다. 반면 트럼프의 출마 자격에 문제를 제기한 단체 중 하나인 ‘사람들을 위한 자유 언론’의 벤 클레멘츠는 연방 대법원 결정에 대해 “트럼프의 대선 당선 시 의회가 그를 배제할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지에 대해선 가능성을 매우 열어 놨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콜로라도주 대법원은 “트럼프가 ‘2020 대선 사기’ 주장을 펴 지지자들을 선동해 2021년 1월 6일 의회에 난입하게 한 것은 반란 가담 행위”라며 콜로라도주 경선 투표용지에서 트럼프의 이름을 빼라고 판결했다. 공직자가 모반이나 반란에 가담하면 다시 공직을 맡지 못한다고 규정한 미 헌법 14조 3항을 어겼다는 판단이었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통령은 헌법 14조 3항이 규정하는 공직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연방 대법원에 상고했었다.
콜로라도주 공화당은 수퍼 화요일 이전에 판결을 내려줄 것을 연방 대법원에 요청했다. 연방 대법원이 이날 출마 자격 유지 결정을 내리며 트럼프의 손을 들어줌에 따라 대선 가도 앞에 놓인 장애물 하나가 제거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연방 대법원 판결은 비슷한 사안으로 재판이 진행 중인 다른 주(州)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콜로라도를 비롯해 메인주와 일리노이주에서 트럼프에 공직선거 출마 자격이 없다는 결정을 내린 상태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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