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파동' 이재명 "여당은 썩은물·입틀막 공천" 38분 작심비판
공천 파동과 당 지지율 하락에 맞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 공천에 대해 “썩은 물 공천, 고인 물 공천이자 후안무치에 입을 틀어막는 ‘입틀막 공천’”이라고 맹공했다. 이날 취재진과의 일문일답은 38분간 진행됐다.
서울 중-성동갑에서 공천 배제(컷오프)된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이날 “당의 결정을 수용한다”고 밝힌 것에 대해 이 대표는 “매우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컷오프 이유에 대해서는 “임 전 실장은 모든 면에서 훌륭한 후보지만, 당은 전략적 판단으로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이 훨씬 더 필요한 후보라고 판단 한 것 같다”고 했다.
당 공천 논란에는 “흐르는 물에 소리가 나듯이 개혁에는 갈등이 따르기 마련”이라며 “분신(시도)까지 하고, 삭발까지 하는 국민의힘 공천은 ‘조용한 공천’이라고 하면 되겠나”라고 반문했다. 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장일 전 노원을 당협위원장이 컷오프에 반발해 분신을 시도하고, 지난달 23일 컷오프된 송숙희 전 사상구청장이 삭발한 것을 거론한 것이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 공천을 겨냥해 “썩은 물 공천, 고인 물 공천이자 후안무치에 입을 틀어막는 ‘입틀막 공천’”이라고 비난했다.
당내 탈당과 관련해선 “도저히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고 판단해 나가는 분들도 있고, 당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는 분도 있는데 실제를 호도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3선 이상 의원의 지역이나 호남 지역에서 60명 정도를 여론조사했는데, 다시 당선되면 좋겠다는 응답이 18.8% 나온 분도 있다”며 “나와도 안 찍겠다는 응답이 70%를 넘는 분도 있는데, 탈당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당에서 많은 혜택을 누리고, 당의 힘으로 당선된 분들이 상대 정당으로 가는 것에 대해 국민이 평가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민주당을 떠나 국민의힘에 입당한 이상민·김영주 의원을 겨냥한 발언이다.
컷오프된 후보들과 통화한 뒷얘기도 전했다. “통곡하는 분도 있고, 저를 심하게 원망하는 분도 있는데 결정은 제 마음대로 하는 게 아니다”라면서다. 대장동·백현동·위례·성남FC 사건과 관련된 변호인의 출마가 이해충돌 아니냐는 지적에는 “말 같지도 않은 소리”라고 일축했다.
하락세인 당 지지율에 대해서 이 대표는 “저희의 부족함을 국민이 질책하는 것”이라면서도 “경쟁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당연한 목소리를 엄청난 갈등·균열인 양 확대한 측면도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이 불안하게 생각하는 균열과 갈등을 최대한 빠르게 수습하겠다”고 강조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달 26~29일 18세 이상 2006명을 대상으로 한 자동응답전화(ARS)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39.1%)은 국민의힘(46.7%)에 7.6%포인트 차이로 밀렸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7~29일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화면접 조사에서도 국민의힘 40%, 민주당 33%로 격차가 7%포인트 벌어졌다. 두 업체 조사에서 양당 지지율이 오차범위 밖으로 벌어진 것은 1년 만이다. (기사에 인용된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
이 대표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일대일 토론 제안에 대해서는 “윤석열 대통령 취임 뒤 국정을 놓고 단 한 차례도 만나지 못했고, 헌정사에 없는 역사적 기록”이라며 “대통령과 야당 대표의 대화가 먼저”라고 사실상 거절했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오후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 곽상언 변호사가 출마한 서울 종로 창신시장을 찾아 지원 사격했다. 이 대표는 “곽 변호사는 민주당의 맨 앞에서 승리를 견인할 선수”라고 추켜세웠다. 유세 현장에는 노 전 대통령의 딸 정연씨도 참여했다.
당 관계자는 “이 대표가 앞으로 다양한 지역에서 후보들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가 당의 공천 내홍 속에 외부 행보로 활로를 찾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야권 관계자는 “인천 계양을에만 묶여있지 않고 적극적으로 외부 행보에 나서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의 일대일 구도를 넘어서려는 의도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손국희ㆍ이가람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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