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류 비명계, 오늘부터 경선 시작…친명 "배신자 프레임" 총공세

정용환 2024. 3. 4.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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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에 잔류하기로 한 비명계 현역 의원들과 친명계 ‘자객’ 도전자들 간의 경선이 4일 시작됐다.

김우영 전 은평구청장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드디어 경선 투표일이다. 투표는 대리인이 일을 잘했는지 주권자가 심판하는 행위”라며 “우리 지역 국회의원은 일을 열심히 하긴 했다. 누구를 위해? 자신을 위해서다”라고 썼다. 그가 말한 지역 국회의원은 비명계 강병원 의원으로, 두 사람은 은평을에서 이날부터 6일까지 경선을 치른다.

김우영 전 은평구청장의 지지자들이 만들어 공유한 경선 홍보 포스터. 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김 전 구청장은 대표적인 친명 원외 도전자 중 한 명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강원도당위원장직을 팽개치고 은평을에 출마한 김 전 구청장의 공천이 적절한지를 놓고 격론을 벌인 끝에 경선 기회를 주기로 했다. 이후 그의 지지자들은 “당 대표를 검찰의 올가미에 넣으려고 했었네?” 같은 네거티브 경선 홍보 포스터를 만들어 공유하는 등 ‘자객’ 정체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날부로 은평을뿐 아니라 수도권 각지에서 비명계 지역구 현역 의원 대 친명계 도전자 간의 경선이 막을 올렸다. 서울 강북을에선 박용진 의원과 정봉주 전 의원, 이승훈 당 전략기획위원회 부위원장 간 3인 경선이 치러진다. 경기 남양주을에서 김한정 의원은 비례대표 김병주 의원과 경선을 치르고, 경기 성남중원에선 윤영찬 의원이 비례대표 이수진 의원과 맞붙는다. 서울 광진갑(전혜숙 의원 대 이정헌 전 앵커)과 경기 수원정(박광온 의원 대 김준혁 교수)도 경선에 돌입했다.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의원이 지난 3일 본인의 페이스북에 올린 경선 홍보 게시글. 페이스북 캡처

박용진·김한정·윤영찬 의원은 동료 의원 및 권리당원의 평가가 반영된 의원 평가에서 ‘하위 10%’로 분류됐다고 스스로 밝혔다. 이 경우 경선 득표율의 30%를 감산해 반영하기 때문에 2인 경선 기준 최소 59%를 득표(감산시 41.3%로 인정)해야 41% 이하를 득표한 상대방을 꺾을 수 있다. 3인 경선을 치러야 하는 박용진 의원은 70%를 득표(감산시 49%로 인정)해도 결선을 피할 수 없다. 도전자들은 “이 대표를 지킬 사람은 오직 김병주뿐”(김병주 의원), “당원을 배신해 탈당을 저울질하고 이 대표를 사퇴 압박으로 내몬 사람은 민주당 후보가 돼서는 안 된다”(이수진 의원)는 등 배신자 프레임으로 득표 전략을 짰다.

박용진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에서 “하위 10%를 스스로 드러내고 경선을 하겠다는 사람들을 ‘바보파’라고 불러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친명계 도전자들을 겨냥해 “이익에 따라서 이리 붙고 저리 붙고 바람 부는 대로 눕는 정치 말고, 불이익 당하더라도 한결같이 그 자리를 지키는 바보 같은 정치인들이 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곽상언 후보자가 4일 서울 종로구 창신시장의 한 전집을 방문해 고구마 맛탕을 먹고있다. (공동취재) 2024.3.4/뉴스1

이런 상황에서 이재명 대표는 연일 물갈이론을 주창하고 있다. 당내 공천 갈등에 대해 “변화에는 반드시 소리가 날 수밖에 없다”(지난달 28일)고 했던 이 대표는 이날도 기자들에게 “국민의힘처럼 ‘현역 불패’ 이렇게 해서 썩은 물, 고인 물을 공천할 수는 없지 않겠나”며 “(국민이) 시간이 지나면 ‘아 그래서 그렇게 시끄러웠구나, 소리가 났구나’라고 이해하실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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