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입당 김영주 "유세에서 윤석열 심판? 행동은 안했다"

곽우신 2024. 3. 4.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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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운동가 출신 4선 중진, 민주당 탈당 후 여당으로... 한동훈 "모든 게 같을 필요 없다"

[곽우신, 유성호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더불어민주당의 하위 평가 20% 통보에 반발해 민주당을 탈당한 김영주 국회 부의장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입당식에 참석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저는 (보궐선거 지원 유세에) 참석만 했다."

김영주 국회의원(4선, 서울 영등포갑)이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고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국회부의장 자리도 내려놨다. 현역 의원 '하위 20%' 평가를 받자, 이에 반발해 당적을 옮긴 것이다. 민주당의 이른바 '공천 파동'의 여파로 제1야당에서 여당으로 색깔을 바꾼 것은 앞서 이상민 의원에 이어 김영주 의원이 두 번째다.

국민의힘은 두 팔 벌려 크게 환영했고, 특히 직접 회동을 통해 입당을 권했던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활짝 웃었다. 하지만 한국노동조합총연맹에서 노동운동을 했고, 문재인 정부 초대 고용노동부장관을 지냈던 그가 당적을 옮긴 데 대한 비판과 논란도 크게 일고 있다. 불과 5개월 전 서울특별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지원 유세에 나섰던 점도 도마 위에 올랐다. 당시 민주당은 '윤석열 정권 심판'을 전면에 내걸고 선거에 임했다.

한동훈 "김영주는 상식의 정치인, 모시게 돼 기쁘다"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입당식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김영주 국회부의장에게 당 점퍼를 입혀주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4일 오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입당식에서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김영주 부의장을 우리 국민의힘에 모시게 돼서 저는 대단히 기쁘다. 그리고 너무 환영한다"라며 "그동안의 고뇌와 고통을 제가 너무나 잘 알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김영주 국회부의장은 상식의 정치인이고 합리성을 늘 기준으로 삼고 정치해오신 큰 정치인"이라며 "그 점에서 저와 국민의힘의 생각과 너무나 같다"라고 치켜세웠다. 이어 "우리 국민의힘은 다양한 생각을 가진 많은 사람들이 모여야 더 강해지고 더 유능해지고 더 국민께 봉사할 수 있는 정당"이라며 "김영주 국회부의장께서 저희와 함께하시게 됐기 때문에 저희가 더 강해지고 유능해지고 국민들께 봉사할 수 있는 정당이 됐다"라고 자평했다.

윤재옥 원내대표 또한 "여야를 불문하고 부의장은 합리적이고 균형 잡힌 그런 의정활동을 해오셨다고 다들 신망이 높으신 분"이라고 환영했다. 그는 "지금 정치가 극단으로 치닫고 있고 또 국민들의 신뢰를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대화와 타협의 정치, 또 균형을 잡아주는 정치, 뭐 이런 것들을 통해서 의회 정치를 복원을 해야 되는데 그 과정에 우리 김영주 부의장님의 탁월한 경륜과 또 여러 가지 역량을 통해서 큰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까지 국민의힘은 서울 영등포갑 지역의 공천을 결정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김영주 의원 본인이 해당 지역구 출마 의지가 높은 만큼, 김 의원이 국민의힘 간판으로 5선 의원에 도전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당사자인 김영주 의원은 "저는 이번 선거에서 최선을 다해 승리하겠다"라며 "정치인은 국가의 발전과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 일을 해야 된다. 개인의 사리사욕을 위한 도구로 쓰여져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저는 여태까지 의정활동을 하면서 그렇게 돋보이는 사람은 아니었다"라며 "제가 3월 1일날 한동훈 비대위원장님 뵙고, 그 3일이라는 시간이 저한테는 굉장히 길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결정을 빨리 내려야 저도 제 진로를 택할 수 있고 국민의힘에서도 거기에 대한 일정을 할 수 있다"라며 "여지껏 저를 뽑아준 영등포구민과 저를 4선까지 만든 대한민국을 위해서 일을 해왔듯이 앞으로도 생활 정치 그리고 우리 주변 발전을 위해서 제 역할이 있다면 마다하지 않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영주, 보궐선거 지원 유세 질문 나오자 "참석만 했다"
 
 더불어민주당의 하위 평가 20% 통보에 반발해 민주당을 탈당한 김영주 국회 부의장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입당식에서 입당 소감을 밝히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하지만 김 의원의 갑작스러운 당적 변경이, 지금까지 걸어온 정치적 노선이나 신념과 배치되는 것은 아닌지 논란이 일고 있다.

예컨대 이날 입당식을 마친 김 의원을 향해, 기자들은 지난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당시 진교훈 민주당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서며 윤석열 정권 심판을 외쳤던 데 대해 물었다. 그러자 김 의원은 "저는 참석만 했다. 행동은 안 했다"라고 항변했다.

또한 기존의 진보적 가치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저는 민주당에서도 보수가 있고, 국민의힘에서도 진보가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민주당 소속으로 4선까지 하며 장관도 역임했는데 '꽃길'만 걸어왔던 것 아니냐는 물음표도 나왔다.

그는 "꽃길만 걸은 게 아니다"라며 지금까지 자신이 어떤 어려움을 극복하며 정치 활동을 했는지 피력했다. 그는 자신이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던 건 "국민과 영등포 주민들의 응원" 덕택이었다며 "민주당 공천 과정에 열심히 일했던 의원들이 하위 10%를 받고, 친명 후보들을 집어 넣는 것을 보고 정치를 오래 한 제 경험으로 부당하다고 생각했다"라고 덧붙였다.

한동훈 비대위원장 역시 이날 입당식 전 출근길에서 '선거용 이합집산'이라는 비판이 나온다는 지적에 "누가 그런 비판을 하느냐? 어떤 이념적 비판이 나올 수 있느냐?"라고 반문했다. 그는 "정책적인 면에서 모든 게 같을 필요는 없다"라며 "다만 시장경제체제를 신봉하고 경쟁을 장려하는 정책을 가진 분"이라고 옹호했다.

이어 김 의원이 간첩죄 보완을 위한 형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던 점을 거론하며 한 위원장은 "저는 많은 부분에서 저희가 바라보는 지향점과 (김영주 의원이) 결코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오히려 국민의힘은 자유민주주의 정당"이라며 "우리의 기본 철학을 공유한다면, 다양한 생각을 가진 많은 사람이 모일 때 더 강해지고 유능해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한 위원장은 "김 부의장 정도의 생각은 지지하지만 국민의힘을 지지하기는 조금 불편하고 껄끄러웠을 분도 있을 수 있잖느냐? (김 의원이) 오셔서 외연이 넓어지고, 우리가 더 유연하고, 더 많은 국민을 대변할 수 있는 정당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도 기대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의 하위 평가 20% 통보에 반발해 민주당을 탈당한 김영주 국회 부의장, 윤재옥 원내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입당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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