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단 6년 만, 필승조 승격…이상동 "KT '든든 트리오' 되고파" [오키나와 인터뷰]

최원영 기자 2024. 3. 3.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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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오키나와(일본), 최원영 기자) 철벽 불펜의 일원을 꿈꾼다.

KT 위즈는 명실상부 투수 왕국이다. 쟁쟁한 경쟁 속 이강철 KT 감독이 필승조로 염두에 둔 선수가 있다. 우완투수 이상동이다. KT의 스프링캠프지인 일본 오키나와에서 마주한 이상동은 "올해 동료들과 함께 '든든 트리오'를 이루고 싶다"며 바람을 내비쳤다.

1군에서 두각을 나타내기까지 오래 걸렸다. 2019년 2차 4라운드 31순위로 KT에 입단한 이상동은 2021년까지 3시즌 동안 17경기 등판에 그쳤다. 이후 입대한 그는 지난해 4월 전역했다. 6월 초 1군의 부름을 받았다. 정규시즌 36경기 40⅔이닝서 4승1패 1홀드 평균자책점 3.98로 선전했다. 생애 첫 포스트시즌 등판도 이뤄냈다. 플레이오프 2경기 1⅓이닝서 무실점, 한국시리즈 2경기 4이닝서 평균자책점 2.25로 호투했다.

이강철 감독은 "(이)상동이는 필승조로 생각 중이다. 지난 시즌의 경험을 통해 확실히 발전했다. 정말 많이 좋아졌다"며 "포크볼이 있어 삼진을 잡을 줄 안다. 이렇게 꾸준히 잘해주면 앞으로 10년은 거뜬할 것 같다"고 칭찬했다.

소식을 접한 이상동은 "감독님께서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큰 동기부여가 된다. 그 믿음에 반드시 보답하고 싶다"고 수줍게 웃었다. 그는 "지난해 포스트시즌 때 색다른 경험을 했다. 팬분들 응원 소리가 너무 커 정규시즌 때와는 확연히 다르더라. 처음 느껴보는 감정이었다"며 "결과는 만족스럽지 않았지만(한국시리즈 준우승) 내 공을 던졌다는 것에 의미를 두려 한다. 큰 무대를 치르고 나니 비교적 여유가 생긴 듯하다"고 밝혔다.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어느 때보다 굵은 땀을 흘렸다. 이상동은 "지난해보다 더 잘하고 싶어 열심히 준비했다. 나름대로 잘 되고 있는 것 같다"며 "꾸준히 일정한, 좋은 공을 던지려 노력 중이다. 강점인 포크볼도 더 정교하게 다듬으려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제춘모 투수코치님께서 항상 옆에서 봐주신다. 몸의 꼬임이 중요하다며 늘 '더 꼬아라'라고 하신다. 그럼 나는 '네 알겠습니다' 한다"며 웃음을 터트렸다.

제 코치는 "몸통의 꼬임이 잘 이뤄져야 투구의 방향성을 잡고, 하체로 공을 던질 수 있다. 일종의 '상체 회전 지연', 즉 상체의 움직임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다"며 "상체는 가만히 두고 하체를 활용해 투구해야 한다. 그 부분을 주문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수차례 불펜 피칭을 통해 컨디션을 체크했다. 이상동은 "패스트볼의 경우 코너워크(스트라이크존의 좌우를 노리는 것)에 너무 신경 쓰기 보다는 가운데를 보고 힘차게 던지려 했다. 평소 힘으로 승부하는 스타일이다"며 "실전에서는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포크볼을 구사해 타자의 반응을 보려 한다. 스윙이 나오는지 안 나오는지를 확인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이제 갓 주축으로 올라섰다. 풀타임 필승조로 시즌을 완주해본 적 없기에 걱정도, 설렘도 있다. 이상동은 "지난해 군 복무 후 팀에 합류했을 때 스스로 몸이나 구속을 잘 만들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올 시즌엔 준비를 더 잘했기 때문에 자신 있다"며 "물론 약간의 우려도 있다. 하지만 잘 먹고, 잘 쉬면서 한번 부딪혀보려 한다. 컨디션은 무척 좋다"고 힘줘 말했다.

중간계투진에 우규민, 문용익 등 좋은 투수들이 합류했다. 우규민은 지난 시즌 종료 후 2차 드래프트로, 문용익은 삼성 라이온즈로 자유계약(FA) 이적한 투수 김재윤의 보상선수로 KT에 새 둥지를 틀었다. 이상동은 "(우)규민 선배는 항상 잘하시고, (문)용익이도 공이 무척 좋더라. 감독님께서 나를 필승조로 고려하겠다고 말씀하셨어도 방심하지 않으려 한다"며 "다시 처음부터 경쟁해 이겨내고 필승조에 들어가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포부도 크다. 이상동은 "지난해 우리 팀 (박)영현이가 홀드왕을 했다(32홀드). 올 시즌엔 내가 해보고 싶다. 바람이자 꿈이다"며 "이룬다면 자신감을 더 충전할 수 있을 듯하다. 우선 내가 잘해야 한다. 항상 자만하지 않고 겸손하게 야구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상동은 "'이 선수가 마운드에 올라오면 한 이닝은 잘 막아준다'는 믿음을 주는 선수가 되고 싶다. 새 마무리투수가 된 (박)영현이 별명이 '박든든'인데 (손)동현이와 나까지 더해 '이든든', '손든든', '박든든'이 됐으면 한다. '든든 3인방'으로 불리고 싶다"며 미소 지은 뒤 "영현이와 동현이는 워낙 훌륭하니 나만 잘하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오키나와(일본), 고아라 최원영 기자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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