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 걸림돌된 112명 사망 '가자 구호트럭' 참사…이스라엘 "폭격 안 해, 대부분 압사" 주장
이스라엘군이 최근 구호 트럭에 몰려든 팔레스타인 민간인 100여명이 사망한 원인은 군의 공격이 아닌 압사였다는 주장을 내놨다. 현재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에 휴전·인질 협상이 진행 중인 가운데, 이 사건이 휴전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3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이날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올린 영상을 통해 "이스라엘군은 민간인이 구호 트럭에 몰려드는 상황에서 벌어진 불행한 사건에 대한 초기 검토를 마쳤다"며 "조사 결과, 이스라엘군이 구호 트럭을 공격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당시 발생한 팔레스타인 주민 사망 또는 부상의 주요 원인은 압사였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 투입된 지상군 병력과 지휘관들로부터 수집한 정보에 따르면 트럭에 사람이 몰려드는 상황에서 압사를 방지하기 위한 경고 사격이 있었고, 이후 다수의 약탈자가 이스라엘 군인들에게 접근해 위협했다는 것이다.
이렇게 이스라엘군은 폭격이 아닌 압사가 대규모 사망의 원인이라고 주장했으나, 하마스 측은 이스라엘군의 공격에 시민들이 사망했다면서 반발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29일 가자지구 최대 도시 가자시티 서쪽 나부시 교차로에서 구호품을 실은 트럭에 주민 수천 명이 몰렸다. 이 과정에서 하마스 측 보건부 추산 기준 112명이 죽고 750여명이 다쳤다.
라마단 일주일 앞두고 휴전협상 중대국면
이런 가운데 이슬람 금식 성월인 라마단을 일주일 남긴 상황에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휴전 협상이 중대 국면을 맞았다고 로이터통신이 3일 보도했다.
미국 고위 당국자는 2일 전화 브리핑에서 가자지구 휴전 협상과 관련, "현재 협상안이 테이블에 올라와 있으며 이스라엘은 거의 수용했다"며 이제 공은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에 있다고 밝혔다. 또 "(오는 10일 시작하는) 라마단까지 협상을 마무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당국자는 "만약 하마스가 취약한 인질의 석방을 수용한다면 가자지구에서는 오늘부터 당장 6주간 휴전이 이뤄질 것"이라며 "대상은 병자와 다친 사람, 노약자와 여성"이라고 말했다.
이날 로이터·AFP통신은 하마스 대표단이 가자지구 휴전 협상을 위해 이집트 수도 카이로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하마스 고위 관계자는 AFP에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북부 피란민 복귀와 인도적 지원 확대 등을 받아들인다면 휴전이 24~48시간 내로 성사될 수 있다"고 전했다.
앞서 이스라엘·미국·카타르·이집트는 지난달 23일 프랑스 파리에서 4자 회의를 열고 하마스에 40일 동안의 가자지구 휴전, 이스라엘 인질과 팔레스타인 수감자 교환을 골자로 한 협상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스라엘 측의 석방 대상 인질 명단 요구, 하마스 측의 영구 휴전 논의 개시 등이 협상 타결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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