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이재명...공천 탈락 '비명-임종석' 반발

박소희 2024. 3. 3.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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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정권심판 1:1구도 흔들려... 조국혁신당 상승세로 비례 의석 전망 변화

[박소희 기자]

▲ '더민주연합' 창당대회 참석한 이재명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연합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남소연
'이재명의 민주당'이 위기다. 내부세력의 분화가 '분열'이 되면서 탈당파가 수도권 선거판을 흔들고, '조국신당'이 비례대표 선거판을 흔들고 있다. 총선 전망은 갈수록 나빠지는 중이다.

3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조국혁신당 창당대회에서 조국 대표는 "검찰독재를 종식시키기 위해 가장 앞장서서 싸우겠다. 작지만 강력한 야당, 선명한 야당이 되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조국혁신당은 상승세를 타고 있다. KBS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5~27일 전국 성인남녀 3003명에게 무선전화면접조사를 진행한 결과, '비례 투표에서 조국신당에 투표하겠다'는 응답은 전체 9%, 민주당 지지층 가운데에는 18%였다. 

같은 조사에서 민주당 공천 평가는 "잘못하고 있다" 56%-"잘하고 있다" 31%로 부정평가가 우세했다. 부정평가 이유 중 1위는 "공천 룰이 공정하지 않아서(44%)"였다. 한 달 가까이 당을 들끓게 만든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공천 문제는 '배제'로 끝났고, 현역의원 하위 평가로 경선 탈락 위기에 놓인 비이재명계 의원들의 '이탈'을 두고 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시스템 공천이라 어쩔 수 없다'고 항변해왔지만, 대중들이 그다지 공감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셈이다.  

민주당 공천 부정평가 56%... 수혜자는 조국혁신당

"혁신은 가죽을 벗기는 고통"이라던 이재명 대표의 말에 떨어져나가는 이들도 친문재인계 또는 비이재명계다. 지난 2일 임혁백 공관위원장은 이재명 대표(인천 계양을)와 조정식 사무총장(경기 시흥을)의 단수공천을 발표했다. 하루 전에는 친명계 핵심 정성호(경기 동두천양주연천갑), 김병기(서울 동작갑) 의원도 단수공천했다. 반면 '30% 감산' 불이익을 받는 박용진(서울 강북을), 윤영찬(경기 성남중원구) 의원은 오는 4~5일 경선을 앞두고 있다. 

친문계는 고심 중이다. 임종석 전 실장은 2일 페이스북에 "기동민 의원을 컷오프하면서 이유를 설명하지 못했다. 유감이다. 홍영표 의원을 컷오프하면서 이제는 아예 설명하지 않는다. 유감이다"라며 "심야 최고위원회를 열었는데, 임종석의 요구는 논의조차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재명 대표의 속내는 충분히 알아들었다"고 썼다. 그는 이날 이낙연 새로운미래 대표를 만났다고 알려졌다. 임 전 실장 측은 <오마이뉴스>에 "(탈당을 포함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숙고 중"이라고 했다.
 
▲ 앙다문 임종석 2024년 2월 28일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더불어민주당의 경선 배제(컷오프) 결정에 대한 입장을 밝힌 뒤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 남소연
홍영표 의원도 3일 페이스북글에서 김영주 의원의 국민의힘 입당 등을 두고 "그럼에도 민주당을 지키던 분들이다. 이들을 마지막까지 밀어내버린 건 '이재명당'을 향한 야욕이 만든 비극"이라고 했다. 또 "저의 향후 행보와 관련해서 여러 추측성 보도가 나오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 지금 많은 분들과 소통하고 있다. 더 이상 '그럼에도'라는 선택은 하지 않을 생각"이라며 탈당을 암시했다. 이미 당을 나간 설훈(경기 부천을)·박영순(대전 대덕) 의원은 출마를 준비 중이다.

이들은 '민주연합'이라는 구상을 하고 있다. 설훈 의원은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새로운미래까지 다 합쳐서, 민주당에서 나왔던 사람들이 다 뭉쳐서 하나의 당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구상대로 탈당파들이 지역구 출마를 강행한다면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일대일'로 싸울 수 없다. 몇 천 표, 심지어 100여 표 차이로도 승부가 갈릴 수 있는 수도권 선거가 다자구도일 경우 힘든 쪽은 대개 민주당이었다. 민주당은 지역구 선거도, 비례 선거도 점점 진퇴양난이다.

"총선은 상대평가인데... "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장은 "2016년과 2020년 총선은 두 번 다 보수가 분열됐던 선거라서 민주당이 어부지리했다"라며 "수도권은 다자구도가 되면 그냥 다 진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의 기본 지지층은 친문, 친명, 호남인데 소위 '문명갈등'으로 친문 성향 지지층 상당 부분이 떨어져나갔고, 호남 일부도 떨어져나갈 것"이라며 "이들은 지역구에선 민주당, 정당 투표는 진보정당을 찍었던 '교차투표'층과 많이 겹치는데 상당수가 조국혁신당으로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 역시 "민주당 공천파동의 최대 수혜자가 조국혁신당"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재명 대표가 공천파동을 진화하는 사이에 조국 대표가 '반보수'의 대표성을 확보한 것 같다"며 "호남 지지층이 대거 이탈하고 있다. 지지층의 3분의 1이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에 강력한 경고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대로면 조국혁신당이 비례 선거에서 15% 정도 득표, 7석 정도 확보할 수 있다"며 "(진영의 무게) 추가 급격하게 조국 대표 쪽으로 기울 수 있다"고 봤다. 

다만 두 사람은 조국혁신당의 급부상만으로는 꺼져가는 '정권심판론'을 되살리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최병천 소장은 "총선은 철저하게 상대평가"라며 "한동훈 위원장은 '윤한 갈등'으로 살짝 득점하고 실점은 별로 안 한 반면, 이재명 대표는 지금껏 실점만 했다"고 말했다. 엄경영 소장도 "한동훈 위원장이 윤 대통령과의 차별화에 성공하면서 정권심판은 끝났다"며 "지금 상황에선 '이재명 심판'으로 더 갈 수 있다. 공천도 10일 정도 더 걸리지 않나"라고 했다. 

* 이 기사에 인용한 여론조사 개요는 다음과 같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 KBS-한국리서치 : 2024년 2월 25~27일 전국 만 18세 성인남녀 3003명 대상 무선전화면접조사,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1.8%p
 
▲ 조국혁신당 창당 조국혁신당 중앙당 창당대회가 3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가운데, 당원들이 스마트폰 '촛불'을 밝히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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