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벅 공화국'에 커피계 에르메스도 온다…커피 격전지 된 한국
스타벅스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르고, 고물가 영향으로 저가 커피 매장 수는 급증하고 있다. 해외 유명 커피전문점들의 공습도 이어진다. 커피 가맹점 수가 치킨집보다 많은 ‘커피 공화국’에서 승자는 누가 될지 관심이 쏠린다.
3일 스타벅스에 따르면 국내 매장 수가 1900개를 넘어섰다. 이날 기준 1901개로, 지난해 말 1893개에서 추가로 8개가 늘어났다. 세계에서 미국과 중국, 일본에 이어 네 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스타벅스 매장은 수도권에 1145개(60%)가 몰려 있다. 서울 내 매장은 610개로 전체의 32%에 달한다. 특히 서울 강남구(90개)가 독보적이었다. 오피스 빌딩이 밀집한 테헤란로에는 강남역~삼성역 3.8㎞ 구간에만 매장이 17개에 이를 정도다.
스타벅스는 코로나19 발생 이후에도 매장 증가세가 꺾이지 않았다. 실적도 성장세다. 이마트가 최대주주인 스타벅스코리아의 지난해 실적을 보면 지속적 신규 출점 효과에 힘입어 매출은 전년 대비 12.9% 늘어난 2조9295억원, 영업이익은 14.2% 증가한 139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스타벅스가 부동의 1위지만, 매장 수 증가 속도는 저가 커피 브랜드가 더 빠르다. 고물가 영향으로 최저 1000원대의 저렴한 커피를 찾는 소비자가 늘어서다. 메가커피 매장 수는 2021년 1603개에서 지난해 말 2709개로, 2년 새 1106개가 증가했다. 같은 기간 컴포즈커피도 1285개에서 2350개로 1065개 늘었다.
메가커피와 컴포즈커피는 각각 손흥민과 방탄소년단 뷔를 광고모델로 내세우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중저가 커피의 원조 격인 이디야커피(매장 3000여 개)를 빠르게 추격 중이다. 출점 경쟁이 과열되면서 국내 시장이 포화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커피 가맹점 수는 2만9499개로 치킨 가맹점(2만9305개)을 처음 추월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인당 커피 소비량은 한국이 약 405잔으로, 세계 평균(153잔)의 2.6배 수준이다. 시장 포화 우려가 나오기는 하지만, 그만큼 수요가 있는 시장이라는 뜻이다.
한국인의 커피 사랑에 해외 유명 브랜드들도 잇달아 상륙하고 있다. ‘캐나다 국민 커피’로 불리는 팀홀튼은 지난해 12월 서울 강남구 신논현역점으로 처음 진출한 데 이어 현재 5호점까지 냈다. 지난달 말 오픈한 5호점은 분당서현점으로, 서울에 이어 경기도까지 매장을 확장했다. 아메리카노 미디엄사이즈(M)가 4000원으로 현지보다 가격이 비싸다는 논란이 일었지만, 1호점 오픈 당시 수백 명이 ‘오픈런’하는 등 관심이 쏠렸다.
“프리미엄 vs 저가로 양극화”
미국 3대 스페셜티 커피로 꼽히는 인텔리젠시아도 국내에 진출했다. 지난달 23일 문을 연 서울 서촌점은 이 브랜드의 미국 밖 최초 매장이다. ‘커피계의 에르메스’라고 불리는 싱가포르 바샤커피도 올여름 국내에 1호점을 낼 예정이다.
한국이 글로벌 커피 브랜드의 격전지로 떠오른 가운데 경쟁 구도는 프리미엄 커피와 저가 커피로 양극화할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1위 자리를 지켜온 스타벅스가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들의 공습에 맞서 어떤 전략을 선보일지가 관전 포인트”라며 “가성비 커피 브랜드들의 출점 경쟁은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말했다.
최선을 기자 choi.sun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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