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플] "오픈AI, MS 자회사 전락"...머스크, 올트먼에 '선제 타격'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가 샘 올트먼 오픈AI CEO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오픈AI 설립 초기에 맺은 ‘설립 계약서(Founding Agreement)’에 따라 오픈AI를 비영리단체로 운영하고, 연구 내용을 오픈소스(개방형)로 대중에게 공개해야하는데 이를 어겼다는 것이다.
무슨 일이야
지난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머스크는 지난달 29일 올트먼과 그렉 브록만 오픈AI 공동창업자 등을 상대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소장을 샌프란시스코 연방 법원에 제출했다. 오픈AI는 2015년 설립 당시 구글 등 빅테크가 AI 기술을 독점하지 않게 기술 개발 내용을 대중에게 오픈소스로 공개하는 비영리단체로 출범했다. 머스크를 비롯해 피터 틸 페이팔 창업자, 리드 호프먼 링크드인 창업자 등이 이에 찬성해 투자금을 댔다.
머스크 측은 법원에 제출한 35쪽 분량 소장에서 “오픈AI는 폐쇄형 소스(closed-source)로 변했고, 세계에서 가장 큰 기술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MS)의 사실상 자회사로 전락했다”고 주장했다. 머스크 측은 오픈AI의 모든 기술과 연구를 대중에게 공개하고, 올트먼과 브록만 등이 그동안 취득했던 수익을 환수해 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오픈AI는 공식입장을 내지는 않았지만, 내부적으로 머스크의 주장을 반박했다. WSJ에 따르면 지난 1일 제이슨 권 오픈AI 최고전략책임자(CSO)와 올트먼 등은 내부 구성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오픈AI는 안전장치를 가진 AI 개발과, AI 연구 자금에 필요한 상업화 사이 균형을 찾고 있다”며 “오픈AI는 독립된 기업이고, 경우에 따라 MS와 전면 경쟁하기도 한다”고 해명했다.
이걸 알아야 해
오픈AI는 ‘이익제한기업(capped-profit company)’이라는 독특한 지배구조를 가지고 있다. 2015년 설립 당시 비영리단체로 출범한 뒤 자금난이 계속되자, AI 연구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올트먼이 2019년 채택한 방식이다. 비영리단체인 오픈AI의 자회사로 영리기업인 ‘오픈AI LP(유한회사)’를 설립하고, 미리 지정한 이익의 상한선을 초과하면 모회사(오픈AI)에 기부한다. 또 투자자의 수익도 원금의 100배로 제한하는 대신 올트먼 CEO는 오픈AI의 주식을 보유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오픈AI가 갈수록 수익화에 무게를 두면서 “설립 취지에 위배된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오픈AI는 2020년 출시한 대규모언어모델(LLM)인 GPT-3부터 AI 기술을 대중에게 공개하지 않았고, AI 챗봇인 챗GPT의 유료화 등의 사업모델을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해 말 오픈AI 일부 이사회가 주도한 올트먼의 ‘CEO 기습 해임’도 지나치게 수익화에 속도를 내는 올트먼의 행보를 막으려는 시도였다. 당시 올트먼이 해임된 지 5일 만에 CEO로 복귀하면서 사태가 일단락 됐지만, 이날 머스크의 소송으로 또다시 오픈AI의 수익화를 둘러싼 논란이 주목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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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중요해
올트먼을 겨냥한 머스크의 소송은 AI 기술 경쟁의 판을 뒤엎으려는 ‘회심의 일격’으로 풀이된다. 오픈AI 설립에 참여한 머스크는 2018년 “AI 기술이 구글에 뒤처진다”며 사업 전권을 노리고 오픈AI 인수를 시도했다. 하지만, 올트먼과 브록만이 이를 거절하자 이사회에서 사임했다. 제이슨 권 오픈AI CSO도 지난 1일 내부 이메일을 통해 “머스크의 소송은 회사(오픈AI)와 함께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후회”라고 주장했다. 머스크는 지난해 AI 기업인 ‘xAI(엑스에이아이)’를 설립한 뒤 AI 챗봇 ‘그록’을 출시했으나, 시장의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빅 픽처는?
올트먼과 머스크의 소송전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오픈AI가 기술경쟁의 선두에 서 있는 판도가 뒤바뀔 가능성은 낮다. 오픈AI는 지난달 22일 간단한 명령어로 1분 이내 동영상을 만들어주는 생성 AI인 ‘소라’를 개발하며 경쟁에서 앞서 나가는 중이다. 경쟁자인 구글은 최근 생성 AI의 정확성이 떨어진다는 논란에 순다 피차이 CEO의 사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이다. 또 다른 경쟁자인 메타는 오는 7월 최신 오픈소스 LLM인 라마(LLaMA3) 출시를 앞두고 있다.
윤상언 기자 youn.sang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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