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로 검은돈 세탁하는 中 갱단…펜타닐 마약 대금도"

美 "불법 도박 이익 세탁에 사용" 보도

중국 범죄조직들이 암호화폐를 이용해 수십억달러의 자금을 세탁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미국에 마약을 공급하고 받은 자금도 포함된다는 보도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현지시간) 중국 갱단이 마약 거래와 불법 도박으로 얻은 이익을 세탁하는 데 암호화폐를 이용한다고 보도했다.

[사진출처=로이터/연합]

미국 블록체인 분석업체인 체이널리시스는 지난해 보고서에서 중국에 기반을 둔 화학제품 거래 의심 단체와 연계된 암호화폐 지갑 주소를 밝혔다. 이는 2018년 이후 펜타닐의 핵심 성분을 배송한 대가인 약 3780만달러(약 505억원) 규모의 암호화폐가 들어왔다고 했다. 암호화폐 지갑 주소는 계좌번호와 같은 것으로, 이 주소를 통해 암호화폐를 주고받는다.

펜타닐의 주요 성분은 중국에서 중앙아메리카와 멕시코로 보내진다고 알려졌다. 이들 지역 마약 카르텔 조직은 이 성분을 마약을 제조하는 데 사용한다고 전해진다. 범죄 조직들이 마약 거래를 할 때 이른바 '검은돈'인 자금을 세탁해야 하는데, 이때 추적이 쉽지 않은 암호화폐를 이용하는 것이다.

‘좀비 마약’으로 불리는 펜타닐. [사진출처=AFP/연합뉴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은 지난해 10월 기업 14곳과 개인 14명을 제재 대상에 추가했다. 펜타닐과 메스암페타민, MDAA(마약의 일종) 전구체 등을 불법 제조·유통하고, 펜타닐과 혼합해 사용되는 동물용 진정제 자일라진 등의 밀매에도 관여한 혐의다.

당시 미정부는 멕시코 마약 카르텔이 중국 기업들로부터 원료인 전구체 물질을 사들인 뒤 펜타닐 등으로 제조해 자국에 유통하고 있다고 봤다. 이에 미 재무부는 같은 해 5월에도 중국과 멕시코의 기업 5곳과 개인 12명을 제재한 바 있다.

중국도 암호화폐 이용 범죄에 강력히 대응 중이다. 암호화폐 관련 범죄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암호화폐를 이용해 중국에서 22억달러 상당의 자금을 반출하려던 불법 외환 거래자들이 당국에 적발되기도 했다. 중국은 약 40억 달러에 이르는 블록체인 기반의 자금도 적발했다. 중국 공안은 디지털 위안화는 지난 2023년 전체 거래 규모가 2500억달러에 달하는 등 차츰 시장에 안착하고 있다고 봤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