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자존심 세운 양의지, 미래를 밝힌 김택연...소뱅 스페셜 매치 2-5 패배 [후쿠오카:스코어]

김지수 기자 2024. 3. 3.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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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일본 후쿠오카, 김지수 기자) 두산 베어스가 일본프로야구(NPB) 퍼시픽리그의 강호 소프트뱅크 호크스와의 스프링캠프 스페셜 매치에서 접전 끝에 무너졌다.

두산은 3일 일본 후쿠오카의 페이페이돔에서 열린 소프트뱅크 호크스 1군과의 연습경기에서 2-5로 패했다. 지난달 25일 일본 미야자키 아이비 구장에서 가졌던 소프트뱅크 1군과의 연습경기에서 1-6으로 패했던 가운데 이날 경기까지 2경기 연속 소프트뱅크 1군의 벽을 넘지 못했다.

두산 선발투수로 나섰던 곽빈은 2이닝 3피안타 2볼넷 2실점을 기록했다. 직구는 최저 146km, 최고 152km를 찍었다.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변화구의 구위를 점검한 것을 포함해 총 38구를 던졌다.

두산 투수진은 소프트뱅크 타선을 8회까지 3실점으로 막는 준수한 투구를 해줬다. 특히 4회말 2사 1·2루 실점 위기에 등판한 슈퍼루키 김택연이 1⅓이닝 1탈삼진 무실점 퍼펙트 피칭으로 2024 KBO 신인왕 후보의 위용을 보여줬다.

타선에서는 양의지가 가장 빛났다. 양의지는 2타수 2안타 1홈런 1타점 1득점으로 맹타를 휘두르며 KBO리그 최고 포수의 자존심을 세웠다. 강승호도 홈런포를 가동하면서 스프링캠프 기간 좋은 타격감을 그대로 이어갔다. 

두산은 양의지가 쳐낸 2개의 안타와 솔로 홈런을 제외하면 7회까지 원활한 공격이 이뤄지지 않았다. 8회초 터진 강승호의 솔로 홈런으로 소프트뱅크를 압박하면서 마지막까지 치열한 승부를 펼쳤다. 

소프트뱅크는 선발투수 스튜어트가 3회까지 1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으로 두산 타선을 잠재웠다. 카즈키가 양의지에게 솔로 홈런을 내주기는 했지만 아웃 카운트 3개를 모두 삼진으로 잡는 위력투를 선보였다. 뒤이어 등판한 투수들도 9회까지 실점 없이 릴레이 쾌투를 펼쳤다.

소프트뱅크 간판타자이자 일본 국가대표 출신 콘도 겐스케는 1회말 결승 2타점 2루타를 쳐내며 NPB 최정상급 타자의 클래스를 뽐냈다. 

▲김재환만 빠진 베스트 라인업 내세운 두산, 3만 관중 앞 선전 다짐 

이승엽 두산 감독은 이날 정수빈(중견수)-헨리 라모스(우익수)-양의지(포수)-양석환(1루수)-김민혁(지명타자)-강승호(2루수)-허경민(3루수)-김인태(좌익수)-박준영(유격수)으로 이어지는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대한민국 최고 포수 양의지는 이날 올해 처음으로 마스크를 쓰고 수비를 소화했다. 캡틴 양석환이 4번타순에 배치됐고 우타 거포 유망주 김민혁이 양의지와 양석환의 뒤를 받쳤다. 키스톤 콤비는 2024 시즌 주전이 유력한 강승호와 박준영이 호흡을 맞췄다.

4번타자 후보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좌타 거포 김재환은 컨디션 조절 차원에서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다. 김재환은 지난주 지바롯데 마린스와의 일본 미야자키 스프링캠프 연습경기가 비로 취소된 탓에 올해 아직 단 한 차례도 실전 경기를 뛰지 못한 상태다.

두산 코칭스태프는 김재환이 무리하게 선발출전시키기보다는 대타로 가볍게 한 타석 정도를 소화하는 방향으로 게임 플랜을 설정했다. 다만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임에도 3만명이 넘는 일본팬들이 페이페이 돔을 찾는 점을 고려해 투타 모두 현재 최상의 전력으로 소프트뱅크와 맞붙었다.

이승엽 감독은 "선수들의 몸 상태도 (게임 운영에서) 중요하지만 많은 관중들께서 야구장을 찾아주시는 만큼 우리도 베스트로 소프트뱅크를 상대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밖에서 볼 때는 일본팀이 한국팀들과 큰 차이가 없어 보이실 수 있지만 디테일한 플레이에서 우리가 배울 점이 많다. 선수들에게 좋은 공부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두산 선발투수는 토종 에이스 곽빈이 출격했다. 곽빈은 지난해 23경기 127⅓이닝 12승 7패 평균자책점 2.90, 106탈삼진을 기록했다. KBO리그를 대표하는 국내 선발투수로 완전히 자리매김했다. 본인 스스로 스프링캠프 출국에 앞서 소프트뱅크와 스페셜 매치 등판에 대한 욕심을 내비쳤던 가운데 기회가 주어졌다.

▲주전 대거 내세운 소프트뱅크, 간판스타 야나기타 2번타자 배치

2024 시즌 개막을 준비 중인 소프트뱅크도 이날 두산과 경기를 '진심'으로 임했다. 비록 스프링캠프 기간 스페셜 매치이기는 하지만 안방 페이페이 돔에서 3만명이 넘는 팬들이 운집한 가운데 승리를 노렸다.

카와무라(중견수)-야나기타(우익수)-콘도(좌익수)-야마카와(1루수)-나카무라(지명타자)-이마미와(유격수)-이노우에(3루수)-미모리(2루수)-우미노(포수)가 곽빈을 상대한다. 

지난해 육성 선수로 입단한 리드오프 카와무라를 제외하면 팀 내 주축 야수들이 모두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선발투수는 150km 중반대 강속구를 자랑하는 카터 스튜어트가 곽빈과 맞대결을 펼쳤다.

▲침묵의 두산 타선, 흔들리는 곽빈...초반 흐름은 소프트뱅크 쪽으로

두산의 1회초 공격은 소득 없이 끝났다. 선두타자 정수빈이 내야 땅볼, 헨리 라모스가 삼진으로 물러났다. 양의지가 안타로 출루했지만 4번타자 양석환이 삼진을 당하면서 이닝이 종료됐다.

소프트뱅크 타선은 1회말 공격부터 곽빈을 거세게 몰아붙였다. 선두타자 카와무라가 우전 안타로 출루한 뒤 야나기타의 타석 때 2루 도루를 성공시켰다. 

두산 포수 양의지의 2루 송구가 정확했고 베이스 커버를 들어온 박준영의 주자 태그도 재빠르게 이뤄졌지만 2루심은 세이프 판정을 내렸다. 박준영이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지만 연습경기인 만큼 비디오 판독을 신청할 수도 없었다.

곽빈은 무사 2루에서 야나기타를 볼넷으로 출루시키며 흔들렸다. 계속된 무사 1·2루에서 콘도에게 2타점 2루타를 허용, 스코어는 0-2가 됐다. 실책으로 기록되지는 않았지만 두산 우익수 라모스의 포구와 중계 플레이가 매끄럽지 못한 게 아쉬웠다.

곽빈은 일단 안정을 찾았다. 소프트뱅크 4번타자 야마카와를 내야 땅볼로 처리하고 첫 번째 아웃 카운트를 잡았다. 나카무라의 볼넷 출루로 1사 1·2루가 됐지만 이마미와를 유격수 인필드 플라이, 이노우에를 유격수 땅돌로 솎아내고 힘겹게 1회말 수비를 끝냈다.

두산 타선은 2회초 공격을 삼자범퇴로 마감했다. 스튜어트의 강속구에 눌린 김민혁, 강승호, 허경민이 차례로 범타로 물러나면서 고개를 숙였다.

곽빈은 2회말 피칭에서 안정을 찾았다. 선두타자 미모리를 범타 처리하고 산뜻하게 출발했다. 1사 후 우미노에게 좌익수 옆 2루트를 허용했지만 위기 관리 능력을 발휘했다. 카와무라를 중견수 뜬공, 야나기타를 포수 파울 플라이로 막고 추가 실점을 내주지 않았다.

▲반격 이끈 양의지의 한방, 베어스의 자존심 세운 솔로 아치

두산은 3회초 공격에서도 김인태가 2루수 땅볼, 박준영이 삼진, 정수빈이 1루수 파울 플라이에 그치면서 2이닝 연속 삼자범퇴로 공격의 활로가 풀리지 않았다. 

답답한 흐름을 바꿔 놓은 건 양의지였다. 양의지는 4회초 2사 후 주자 없는 가운데 소프트뱅크 두 번째 투수 스기야마 카즈키를 상대로 짜릿한 손맛을 봤다. 150km짜리 직구를 받아쳐 좌측 펜스를 넘어가는 솔로 홈런을 때려냈다. 두산은 양의지의 홈런으로 1-2로 점수 차를 좁혔다.

양의지는 1회초 첫 타석 안타에 이어 두 번째 타석에서도 대한민국 최고 포수의 위용을 보여줬다. 두산은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인 점을 감안해 3회초 공격을 마친 뒤 양의지를 장승현과 교체했다.

▲슈퍼루키 김택연의 발견, 두산을 위기에서 구한 배짱투

두산은 4회초 양의지의 홈런으로 추격하자마자 4회말 실점으로 아쉬움을 삼켰다. 3회말을 실점 없이 막았던 김동주가 선두타자 미모리에 2루타를 허용했고 후속타자 우미노의 중견수 뜬공 때 미모리가 3루까지 진루하면서 1사 3루 위기에 몰렸다.

두산 벤치는 투수를 좌완 영건 이병헌으로 교체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이병헌이 카와무라를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했지만 3루 주자의 득점으로 스코어는 1-3이 됐다.

이병헌은 2사 후 소프트뱅크 간판타자 야나기타를 내야 안타로 출루시켰다. 이어 콘도와의 승부에서도 볼넷을 내줘 2사 1·2루 위기를 자초했다.

두산 벤치는 추가 실점을 막기 위해 김택연으로 투수를 교체했다. 올해 입단한 루키 김택연은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소프트뱅크 4번타자 야마카와를 포수 파울 플라이로 처리하고 이닝을 끝냈다.

김택연은 5회말에도 소프트뱅크 타선을 삼자범퇴로 막는 쾌투를 선보였다. 열아홉살 어린투수라는 게 믿기지 않는 싸움닭 기질과 묵직한 구위로 인상적인 피칭을 선보였다. 특히 2사 후 이노우에를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이날 게임 두산 투수진의 첫 번째 탈삼진의 주인공이 됐다.

▲긴 침묵 깬 두산, 홈런포로 추격 시동...강승호의 솔로 홈런 폭발

두산은 6회말 마운드를 넘겨받은 사이드암 박치국이 실점 없이 소프트뱅크 타선을 봉쇄했다. 7회말에는 우완 파이어볼러 유망주 최지강까지 1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면서 게임 후반 역전을 노려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하지만 두산의 방망이가 소프트뱅크 투수들을 이겨내지 못했다. 두산은 4회초 양의지의 솔로 홈런 이후 출루 자체가 봉쇄됐다. 평균 구속 140km 후반대 직구와 날카로운 변화구로 스트라이크 존 구석구석을 찌르는 소프트뱅크 투수들의 피칭에 압도됐다.

답답하던 흐름을 깬 건 강승호였다. 강승호는 8회초 1사 후 주자 없는 상황에서 다윈즌 에르난데스를 상대로 솔로 홈런을 쳐냈다. 144km짜리 바깥쪽 높은 직구를 공략해 우중간 담장을 넘겼다. 두산은 2-3으로 소프트뱅크를 따라붙으면서 쉽게 물러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두산은 다만 강승호의 홈런 이후 8회 추가적인 주자 출루가 이뤄지지 않았다. 양의지의 4회초 솔로 홈런 때처럼 1점을 얻는데 만족했다.

▲정철원 난조 속 다시 벌어진 점수 차, 소프트뱅크 쪽으로 기운 승부 

두산은 8회말 수비에서 불펜의 핵 정철원을 투입, 2-3의 스코어를 유지한 채 9회초 마지막 공격에 돌입하는 그림을 그렸다. 하지만 정철원이 연속 안타를 허용, 무사 1·3루 위기에 몰렸다. 

정철원은 일단 유격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를 유도해 아웃 카운트 2개를 늘렸지만 그 사이 3루 주자가 홈 플레이트를 밟으면서 스코어가 2-4로 벌어졌다. 이어 카이에게 솔로 홈런까지 맞으면서 2-5 3점 차가 되면서 사실상 승부가 완전히 기울었다. 

두산은 힘겹게 8회말 수비를 끝낸 뒤 9회초 마지막 공격에 임했지만 더는 점수를 얻지 못했다. 다만 선두타자로 나선 김대한이 내야 땅볼로 물러난 이후 헨리 라모스가 중전 안타로 출루한 부분은 고무적이었다. 라모스는 배트 중심에 정확하게 소프트뱅크 투수 이와이의 공을 컨택하면서 타격감을 조율했다. 

두산은 라모스의 안타 출루 후 1사 1루에서 오명진이 내야 뜬공, 박지훈이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최종 스코어 2-5로 게임을 마쳤다.

사진=일본 후쿠오카, 두산 베어스 제공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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