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남결’ 묵묵히 나아갈 송하윤의 ‘다음’ [D:인터뷰]
배우 송하윤이 ‘내 남편과 결혼해 줘’를 통해 인생 캐릭터를 경신했다는 극찬을 받았다. 악역을 맛깔나게 그려내며 막장 드라마 특유의 재미를 극대화, 이이경과 함께 ‘은퇴설’까지 유발하며 화제몰이를 했다.
그러나 캐릭터에 몰입한 과정을 열정적으로 설명하다가도,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에 대해선 담담하게 반응했다. 일희일비하지 않고, 꾸준히 연기할 수 있는 원동력을 마련한 것에 감사할 뿐이었다.
송하윤은 최근 종영한 tvN ‘내 남편과 결혼해 줘’에서 주인공 강지원(박민영 분)의 남편을 빼앗고, 그것도 모자라 그를 죽음에 이르게 한 그의 절친 정수민을 연기했다. 강지원이 인생 2회 차를 시작, 복수를 감행하는 과정에서, 남다른 뻔뻔함으로 시청자들의 분노를 유발했다.
그간 러블리한 캐릭터를 연기해 온 송하윤의 얄미운 악역 연기에 시청자들은 분노하는 한편, 호평을 보냈다. ‘내 남편과 결혼해 줘’가 아침 드라마를 보는 듯한 ‘매운맛’ 전개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은 배경엔 송하윤, 이이경 등 빌런들의 맹활약이 있었다. “개인적으로 내 연기에 질려있었다”고 솔직하게 말한 송하윤은 색다른 연기를 할 수 있어 만족했다.
“다양한 연기를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수민 연기를 하면서 행복했다. 이런 캐릭터를 만난 것이 즐거웠다. 흔치 않은 기회이지 않나. 극 중 귀여운 것도 하고, 예쁜 것도 해 봤다. 묘한 모습을 보여주다가 갑자기 미친 것처럼 행동을 하기도 했다. 내게도 도전이었지만, 어려운 것에 도전하는 걸 좋아한다.”
‘정수민은 왜 이렇게 행동할까.’, 수민의 감정을 깊이 있게 고민하며 캐릭터에 차근차근 몰입해 나갔다. 심리 전문가에게 상담을 받으며 공부를 하기도 했다. ‘내 남편과 결혼해 줘’ 촬영 외엔, 최대한 활동을 줄이며 캐릭터에 가깝게 다가갔다.
“공부하다 보니까 엄마 뱃속까지 들어가야 하더라. 인간에 대해 공부도 좀 했다. 그럼에도 이 인물에 대해 정의를 내리기가 힘들었다. 전문가 선생님이 수민의 병명을 정의해주시진 않았다. 다만 심리에 대해서 공부를 좀 했다. 스트레스, 압박도 있었다. 그런데 그걸 그냥 끌어안았다. 그런 게 수민이를 연기하는데 도움이 되더라.”
박민환, 오유라의 불륜 현장을 목격하고 “와 씨”라는 대사를 내뱉은 장면은 “현실감 있다”며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송하윤은 “그렇게 말을 한 줄도 몰랐다. 저절로 나왔다”고 말할 만큼, 캐릭터에 깊게 몰입한 과정을 들려줬다.
“계속 나쁜 마음을 먹어야 했다. 인상이 바뀌는 것 같더라. 뒷부분에선 화장을 최대한 안 하기도 했다. 눈빛, 뉘앙스, 분위기를 표현하고 싶었다. 얼굴 근육 떨리는 것까진 내 생각으로 되지 않았지만, 포인트들은 생각을 했다. 그런데 진짜 열이 받은 적도 있다. 1년 동안 나쁜 말을 하고, 들으면서 살다 보니까 저절로 막 손이 떨리고 핑핑 돌기도 한다. 자연스럽게 반응을 했다.”
남다른 집중력으로 인생 캐릭터를 완성했지만, 송하윤은 쏟아지는 호평에 대해선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내가 아닌 캐릭터가 잘 된 것”이라고 겸손하게 반응했다. 긴 연예계 생활을 하는 과정에서 일희일비하지 않고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이 습관이 됐다.
“나이도 있고, 연예계 생활을 오래 했다. 사회생활을 오래 한 것과 다름없다. 그래서 그런지 과거로 회귀하고 싶지가 않다. 그때의 실패도, 잘못도 좋다. 그때는 아마도 그때만의 선택이었을 것이다. 저는 그냥 지금에 너무 만족한다. 그냥 이 정도가 좋은 것 같다. 무난한 게 좋다. 즐기라는 말도 듣는다. 그런데 그것과 별개로 내 생활을 유지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정수민이 잘 된 것이라는 생각으로 묵묵히 있으려고 한다.”
‘현재’에 충실하며 꾸준히 연기를 해나갈 생각이다. 악역 캐릭터로 사랑을 받았지만, 다음 작품, 또 캐릭터를 계산하지도 않을 생각이다.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하루하루가 쌓일 것이라고 믿고 있다.
“그냥 저는 오늘 행복한 게 제일 좋다. 앞으로의 목표도 그렇다. 지금이 있어야 내일이 있다. 최대한 행복하게 하려고 한다. 연기를 대하는 마음도 그렇다. 지나간 걸 후회하거나 앞으로 올 걸 걱정하지 않는다. 오늘을 잘 살면, 더 좋은 일이 온다고 여긴다. 그래서 그냥 오늘을 잘 쌓으려고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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