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사회 "韓정부, 의료계 압박 중단하라" 정부 "일방적 대변"
세계의사회(WMA)가 전공의 단체행동과 관련해 대한의사협회(의협)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며 한국 정부를 규탄하고 나섰다.
2일 세계의사회 홈페이지를 보면 이 단체는 전날 ‘정부가 초래한 위기 속에서 대한의사협회를 강력하게 지지한다’는 제목의 입장문을 냈다. 입장문에서 세계의사회는 “명확한 근거 없이 시행된 정부의 일방적인 의대 증원 결정은 의료계에 혼란을 가져왔다”며 의협을 두둔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취한 조치는 긴 근무시간으로 인한 끊임없는 번아웃과 낮은 임금, 잘못된 정보로 인한 부정적 언론 묘사에 직면한 인턴과 레지던트의 가혹한 현실을 무시하는 것”이라며 “개인의 사직을 막고 의대생들의 권리를 제한하는 정부의 시도는 잠재적인 인권 침해로 위험한 선례를 남길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의사가 취하는 집단행동 중에는 환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보장하기 위한 지침이 마련돼 있다”라고도 했다. 루자인 알-코드마니 세계의사협회 회장은 “한국 정부가 이번 조치를 재고하고 의료계에 부과된 강제 조치를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세계의사회는 한국의 의협을 포함해 전 세계 114개 의사 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단체다. 의협의 박정율 부회장이 지난해 4월 의장으로 당선돼 2년간 활동 중이다.
보건복지부는 세계의사회의 입장문에 대해 “의협의 일방적 견해를 대변한 것으로, 명확한 근거 없이 시행된 정부의 일방적 결정이라는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며 “정부는 의료계 등과 130회 이상 충분히 소통하면서 장기의료수급 전망과 의과대학 수요에 기반해 증원 규모를 산출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의사집단행동 관련 정부 조치는 의료법 등에 따른 정당한 조치이며 업무개시명령 공시송달 등 적법한 절차에 따라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탈 전공의에 대한 경찰 압수수색 등 사법 조치가 시작되자 지난 1일 의협은 정부가 자유와 인권을 탄압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에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이날 “경찰의 의협 압수수색에 대해 의협이 ‘낭떠러지에 서 있다’, ‘자유와 인권 탄압’ 등 과격한 발언을 하고 있는데, 정부의 이번 조치에 대한 의미를 설명드리겠다”며 반박에 나섰다.
박 차관은 “일부 의료인들이 정부의 의료개혁 철회를 주장하며 불법적인 집단행동에 나서고, 후배들의 집단행동을 교사 방조하고 있다”며 “의협 압수수색은 복지부의 고발 이후 수사당국인 경찰이 이번 불법 집단행동을 누가 주도했으며 가담의 정도는 어떠한지를 정확하게 확인하기 위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최서인 기자 choi.seo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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