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 두려워하지 않겠다”…고진영, 3연패 막판 스퍼트[HSBC 챔피언십]
한국 여자골프의 대들보 고진영(29)이 개인 최초 단일 대회 3연패를 향해 막판 시동을 걸었다. 특유의 아이언샷이 살아나면서 정상을 향해 진격했다.
고진영은 2일 싱가포르 센토사 골프클럽 탄종 코스(파72·6749야드)에서 열린 HSBC 여자 월드 챔피언십 3라운드에서 버디 8개와 보기 2개로 6타를 줄여 중간합계 6언더파 공동 5위를 달렸다. 전날까지 이븐파 공동 27위로 주춤했지만, 무빙 데이에서 순위를 대폭 끌어올렸다.
고진영은 2022년과 지난해 HSBC 여자 월드 챔피언십에서 연달아 정상을 밟았다. 나란히 17언더파 271타를 작성해 2연패를 차지했다.
이러한 이유로 고진영은 이번 대회 개막을 앞두고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공식 포토콜과 사전 기자회견의 주인공도 고진영이었다. 여자골프 세계랭킹 6위 고진영은 “솔직히 말하면 신경을 쓰지 않으려고 하지만, 그렇다고 마냥 외면할 수는 없는 도전이다. 최대한 부담감을 내려놓으면서 평소 하던 대로 해볼 생각이다. 쉽지 않아도 만약 3연패를 해낸다면 정말 엄청난 기록이 아닐까 한다”면서 담담하게 3연패 도전을 준비했다.
고진영은 이번 대회에서 온탕과 냉탕을 오가고 있다. 1라운드부터 버디와 보기가 차례로 교차하면서 타수를 많이 줄이지 못했다. 그러나 이날 3라운드에선 전반 버디 4개와 보기 1개로 금세 3타를 줄였다. 이어 후반 10번 홀(파4)에서 보기가 나왔지만, 이후 버디 4개를 추가해 6언더파로 3라운드를 마쳤다.
경기 후 만난 고진영은 “오늘 첫 번째 조로 출발했는데 다행히 오전에는 바람이 많이 불지 않았다. 운이 좋았다”면서 “오늘은 보기를 하더라도 버디를 많이 잡으려고 했다. 버디를 계속 해야 좋은 흐름이 이어진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LPGA 투어 역사상 단일 대회 3연패는 정확히 10명만이 기록했다. 안니카 소렌스탐이 2001~2005년 미즈노 클래식 5연패를 포함해 통산 3차례 달성했고, 로라 데이비스가 1994~1997년 스탠다드 레지스터 핑에서 4연패를 기록했다. 이들 외에도 페티 버그나 캐리 웹, 로레나 오초아, 박인비와 같은 전설들만이 3연패를 맛봤다.
고진영은 “1라운드와 2라운드 경기 내용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 컨디션이 좋지는 않아서 일단 오늘 경기만 잘하자는 마음이다”고 멋쩍게 웃었다. 이어 “일단 오늘 타수를 많이 줄였다. 내일 최종라운드에서도 보기를 두려워하지 않고 버디를 많이 잡아 대회 3연패를 노리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최혜진도 고진영과 함께 6언더파 공동 5위를 달렸다. 3라운드에선 버디 4개와 보기 1개로 3타를 줄였다. 최혜진은 “오늘 초반에는 퍼트 감각이 떨어져서 고민이 많았다. 다행히 중반부터 샷 감각이 올라와서 좋은 스코어가 나왔다”면서 전반 파3 7번 홀에서 버디를 기록하면서 퍼트 감각을 잡았다. 이어 파5 8번 홀에서도 버디가 나오면서 흐름을 탔다“고 말했다.
2022년 LPGA 투어로 진출한 뒤 아직 우승이 없는 최혜진은 ”이전까지는 항상 성적에만 연연했다. 실수할 때마다 정말 좌절했다“면서 ”올 시즌에는 생각을 다르게 하다 보니까 긍정적으로 마음이 바뀌게 됐다. 우승 기회가 오고 있다. 꾸준히 하다보면 우승이 따라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미소를 지었다. 고진영과 최혜진 그리고 7언더파 공동 3위 셀린 부티에는 한국시간으로 3일 오전 10시 3분 최종라운드를 출발한다. 10언더파 단독선두 후루에 아야카와 8언더파의 한나 그린, 7언더파 안드레아 리는 바로 뒤인 오전 10시 15분 티오프한다.
센토사(싱가포르)=고봉준 기자 ko.b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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