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선배 공을 꼭 쳐보고 싶었다"…양석환이 기대하는 레전드와 '빅뱅' [미야자키 인터뷰]
(엑스포츠뉴스 일본 미야자키, 김지수 기자) 두산 베어스 '캡틴' 양석환이 한화 이글스로 돌아온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과의 맞대결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양석환은 2일 일본 미야자키의 소캔 야구장에서 팀의 2차 스프링캠프 오전 훈련을 마친 뒤 "난해 11월부터 류현진 형이 한화로 돌아올 수 있을 것 같다는 얘기를 들었다. 현진이 형이 메이저리그에서 더 뛸 거라고 생각하면서도 내심 한국으로 복귀하시면 어떨까 기대하기도 했다"며 "프로야구 선수로서 은퇴 전에 현진이 형의 공을 쳐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올해 이뤄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화 이글스는 지난 2월 22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류현진과 계약기간 8년, 총액 170억 원의 조건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류현진은 KBO리그 역대 최고 대우로 2012년 이후 12년 만에 한화로 돌아왔다.
류현진은 한화 구단을 통해 "저를 믿고 좋은 대우를 해 주신 만큼 다시 한화 이글스의 일원으로 활약해 새로운 기록과 역사를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류현진은 2006년 인천 동산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한화에 입단했다. 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하며 전무후무한 데뷔 시즌 신인왕과 정규리그 MVP를 차지했다. 2012년까지 KBO리그 통산 190경기 98승52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80의 성적을 기록했다.
류현진은 2012 시즌을 마친 뒤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한화 이글스에서 LA 다저스로 이적하며 빅리그 입성의 꿈을 이뤘다. KBO리그에서 마이너리그를 거치지 않고 빅리그에 직행한 최초의 인물로 이름을 남겼다.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통산 186경기, 78승 48패, 평균자책점 3.27로 역대 아시아 빅리거 투수 중 손꼽히는 발자취를 남겼다.
류현진이 돌아오면서 한화는 단숨에 5강은 물론 우승 판도를 뒤흔들 수 있는 다크호스로 자리매김했다. 한화의 전력을 경계하는 타 구단의 목소리도 점점 커지고 있다.
양석환은 "팀적으로 봤을 때는 류현진 형이 돌아오면서 한화를 상대하는 게 더 어려워졌다. 한화는 올해 전력 보강도 많이 했고 젊은 선수들이 최근 몇년 동안 많은 경험을 쌓았다. 더 좋아질 가능성이 높은 팀이다"라고 경계했다.
양석환은 다만 선수 대 선수로 류현진과 맞붙을 수 있다는 점은 개인적으로 기대가 큰 부분이다. 양석환은 지난 2014년 동국대학교를 졸업하고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3라운드 28순위로 LG 트윈스에 입단하며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류현진이 2012 시즌을 끝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했기 때문에 양석환은 자연스럽게 류현진이 마운드 위에서 힘차게 공을 뿌리는 모습을 TV 중계로밖에 볼 수 없었다.
현재 두산 선수들 중에서도 류현진을 상대해 본 경험이 있는 타자는 많지 않다. 정수빈이 8타수 3안타, 양의지 6타수 2안타, 김재호 12타수 2안타, 허경민 1타수 무안타 등이다.
양석환은 "류현진 형을 상대로 내가 잘 치고 못 치고를 떠나서 좋은 투수와 승부할 수 있다는 건 타자 입장에서도 굉장히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KBO리그도 류현진 형이 복귀하면서 인기에도 좋은 영향을 끼칠 거라고 생각한다. 한국 야구에 여러 가지로 긍정적인 요소가 많아질 것 같다"고 강조했다.
또 "류현진 형과 개인적인 인연은 없다. 내가 LG 소속이었을 때(2014-2021) 류현진 형이 가끔 비 시즌에 한국에 오시면 (김용일 트레이닝 코치의 영향으로) LG에서 훈련하시는 경우가 있었다. 그때 인사를 드리기도 했고 겨울에 메디컬 체크를 하는 시기에 같은 병원에서 종종 마주쳤던 게 전부다"라고 웃었다.
양석환은 2023 시즌 종료 후 생애 첫 FA 자격을 취득했다. 두산은 양석환을 잔류시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했고 계약 기간 4+2년, 최대 78억 원에 도장을 찍었다.
양석환의 FA 첫 4년 계약의 총액은 최대 65억원(계약금 20억원, 연봉 총액 39억원, 인센티브 6억원)이다. 2027 시즌 종료 이후 구단과 선수의 합의로 발동되는 2년 13억원의 뮤추얼 옵션이 포함됐다.
양석환은 더 큰 책임감을 가지고 2024 시즌을 준비 중이다. 주축 타자로서 중심 타선에서 해결사 역할은 물론 팀 전체를 아우르는 리더십도 보여줘야 한다. 2021 시즌 28홈런, 2022 시즌 20홈런, 2023 시즌 21홈런에 이어 4년 연속 20홈런 이상도 겨냥하고 있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2024 시즌을 앞두고 양석환에게 캡틴 역할을 부여했다. 1991년생으로 팀 내 고참급에 속하는 데다 평소 성실한 훈련 태도와 할 말은 하는 강단 있는 성격까지 주장으로서 선수단을 이끌 수 있는 능력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양석환은 스프링캠프 기간 누구보다 열심히 솔선수범하는 중이다. 경기장에서는 누구보다 큰 소리로 파이팅을 외치는 것은 물론 그라운드 밖에서도 모범적인 태도로 후배들에게 귀감을 보여줄 수 있도록 매 순간 최선을 다하고 있다.
양석환은 "일단 지금 시점까지 팀에 부상자가 없는 부분이 긍정적이다. 선수들이 말하지 않아도 지난해 우리 성적(정규리그 5위, 와일드카드 결정전 탈락)이 그렇게 마무리된 부분에 대해 되풀이돼서는 안 된다는 공감대가 많이 형성됐다"며 "여러 차례 얘기했지만 정규리그 목표는 30홈런, 100타점이다. 매년 도전 중인데 은퇴 전에는 꼭 한 번 해보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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