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또 18승 하겠네"…감탄사 쏟아진 류현진의 첫 라이브피칭

배영은 2024. 3. 2.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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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전 선발 등판, 문제없습니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류현진(35)이 국내 복귀 후 첫 라이브피칭을 순조롭게 마쳤다. 오는 23일 열리는 LG 트윈스와의 정규시즌 개막전에도 차질 없이 선발 등판할 수 있게 됐다.

2일 일본 오키나와 고친다구장에서 라이브피칭을 하고 있는 한화 류현진. 사진 한화 이글스


류현진은 2일 한화의 스프링캠프가 한창인 일본 오키나와 고친다구장에서 타석에 타자를 세워 놓고 100%의 힘으로 공 65개를 던졌다. 직구·체인지업·커브·컷패스트볼(커터) 등을 고루 점검했고, 피칭 후엔 "열심히 던졌고 느낌이 괜찮았다. 제구도 (타자 몸에 맞은) 한 개 빼고는 다 잘 된 것 같다"며 만족스러워했다.

한화는 이날 오후 구시가와 구장에서 롯데 자이언츠와 원정 연습경기를 치러야 했다. 경기 조에 포함된 타자들이 대거 빠지면서 이상혁, 김태연, 박상언, 장규현이 '말로만 듣던' 류현진의 공을 처음으로 상대해보는 행운을 잡았다. 올 시즌 내내 류현진과 호흡을 맞출 한화의 주전 포수 최재훈이 마스크를 쓰고 공을 받았다.

류현진이 한 구, 한 구를 던질 때마다 주위에는 감탄사가 쏟아졌다. 손혁 단장과 김남형 타격코치는 "체인지업의 궤적이 직구와 똑같다"며 혀를 내둘렀다. 한화 영구결번(52번) 타자인 김태균 해설위원은 "저런 공이라면 올해 18승도 하겠다. 1점대 평균자책점도 가능해 보인다"고 확신에 가까운 평가를 내놨다. 한화 시절 절친한 사이였던 김 위원이 류현진에게 "커브가 왜 이렇게 밋밋해?"라고 장난을 치자 류현진이 "그럼 (타석에) 들어와! 들어와!"라고 유쾌하게 받아치기도 했다.

2일 일본 오키나와 고친다구장에서 라이브피칭 도중 대화하고 있는 한화 류현진(오른쪽)과 포수 최재훈. 사진 한화 이글스


라이브피칭 초반에는 좀처럼 정타가 나오지 않고 헛스윙이 이어져 "류현진 기를 살려주려는 게 아니냐"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들렸다. 구속은 아직 최고 시속 139㎞에 머물렀지만, 구위를 이기지 못한 타자들의 배트는 두 번이나 부러져 나갔다. 안타성 타구도 세 개가 전부였다.

딱 한 번 아찔한 상황도 나왔다. 류현진이 이상혁에게 던진 몸쪽 공이 스트라이크존을 크게 벗어나 팔 보호대 부분을 맞았다. 류현진은 얼른 다가가 이상혁의 몸 상태를 체크한 뒤 "밥을 사주겠다"고 약속했다. 피칭 후에는 "다치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다. 밥이 문제겠나"라며 쑥스럽게 웃었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류현진의 라이브피칭 결과에 크게 만족했다. "좌우 로케이션, 다양한 변화구, 커맨드(원하는 곳에 정확하게 공을 던질 수 있는 능력) 등이 전반적으로 좋았다. 아직은 몸이 100%가 아닌데도 투구 밸런스가 좋아 보였다"며 "현재 일정대로만 잘 진행한다면, 개막전 선발 등판이 가능할 것 같다. 다만 여러 변수가 생길 수 있으니 향후 몸 상태를 계속 체크하면서 선수가 제 스케줄을 소화할 수 있을지 점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일(한국시간) 일본 오키나와 고친다구장에서 라이브피칭을 하고 있는 한화 류현진. 오키나와=배영은 기자


류현진과 배터리를 이룬 최재훈도 "공을 처음 받아봤는데 느낌이 다르다. 제구가 너무 좋아서 포수가 받기에 딱 좋고, 크게 움직일 필요가 없었다"며 "아직 현진이 형이 뭘 던지고 싶어하고 어떤 공을 선호하는지 몰라서 사인을 내면서 맞춰나갔다. 앞으로 호흡이 잘 맞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류현진이 던진 첫 '사구'의 희생양(?)이 된 이상혁은 "맞은 곳은 전혀 아프지 않다. 1군 스프링캠프를 처음 치르고 있는데, 이 모든 게 좋은 경험이자 큰 동기부여가 될 것 같다"고 뿌듯해했다. 그는 "타석에서 직접 류현진 선배님 공을 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더 치기 어려웠다"며 "직구는 실제 구속보다 더 빠른 느낌이고, 변화구 구종도 다양해서 대응이 쉽지 않은데 제구까지 잘 된 공이었다. 타자 입장에서 쉽지 않았다"는 '후기'를 남겼다.

2일(한국시간) 일본 오키나와 고친다구장에서 라이브피칭을 하고 있는 한화 류현진. 오키나와=배영은 기자


류현진은 목표로 했던 65구 피칭을 무사히 마친 뒤 "스트라이크존을 중점적으로 생각하면서 공을 던졌다. 포수 최재훈과 호흡도 괜찮았고, 던질 수 있는 구종도 다 던져봤다"며 "어느 정도 투구 수를 올렸으니, 시범경기에서 조금 더 끌어올리면 (개막전 등판까지) 문제없이 진행될 것 같다"고 밝은 표정으로 말했다.

한화 선수단은 오키나와 캠프를 마치고 4일 귀국한다. 류현진은 자체 청백전과 두 차례 시범경기 등판을 통해 최종 점검을 마친 뒤 대망의 정규시즌 첫 등판에 나설 계획이다.

오키나와=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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