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FDA, 머스크의 뉴럴링크 동물 실험서 문제 발견”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인간의 뇌에 컴퓨터 장치를 이식하는 실험을 하는 일론 머스크의 기업 뉴럴링크에서 동물 실험에 대한 기록 보관과 품질 관리에서 문제를 발견했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FDA는 지난해 6월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뉴럴링크 동물 연구 시설에서 품질 관리 부실을 확인했다.
뉴럴링크는 척수 손상이나 루게릭병으로 알려진 근위축석측색경화증(ALS)으로 마비된 환자가 생각을 통해 컴퓨터 장치를 움직여 의사소통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
뉴럴링크는 원숭이를 포함한 수백 마리의 동물을 대상으로 실험을 했는데, FDA는 연구에서 ‘생명 징후(바이탈 사인) 모니터’를 포함한 7개 장비의 보정 기록이 없는 것을 확인했다.
이 밖에도 pH 측정기 등 기기의 교정 기록도 누락한 상태였으며, 연구 품질 담당자가 최종 연구 보고서를 승인하지 않았거나 승인된 표준 운영 절차를 벗어난 부분도 문서화하지 않았다.
FDA 보고서를 입수한 데이터 분석업체 레디카 시스템스의 수석 품질 전문가 제리 채프먼은 “이런 문제는 회사가 세부 사항에 대한 주의가 부족했음을 보여준다”며 “뉴럴링크가 가진 특정 관행에 대해 경계해야 한다는 신호”라고 지적했다.
특히 “인체 실험에서도 유사한 관행을 따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뉴럴링크는 인체 실험 허가를 위해 FDA에 동물 연구 결과를 근거로 들었으며, 지난해 5월 인체 실험 승인을 받았다.
창업자 머스크는 뉴럴링크의 첫 번째 환자가 지난 1월 28일 뇌에 칩을 이식받았으며, 지난달 19일에는 “생각하는 것만으로 마우스를 제어하고 화면에서 마우스를 움직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행이 좋고, 환자는 우리가 인지하는 부작용 없이 완전히 회복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FDA는 다만 뉴럴링크 실험에서 발견한 문제를 공식적으로 지적하지는 않았다.
FDA 대변인 칼리 플라움은 “뉴럴링크가 임상시험 승인을 뒷받침할 충분한 정보를 제공했다”며 “데이터 무결성과 신뢰성을 보장하고 기타 FDA 규정을 준수하기 위해 인간 임상시험 승인 후와 상업적 승인 전에 검사를 정기적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FDA는 필수 정기 보고서를 통해 뉴럴링크의 임플란트 장치 연구에 등록한 사람들의 안전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전문가는 FDA의 검사 결과에 확인된 문제가 심각하며,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과거 FDA에서 뇌 임플란트에 대한 임상시험 요청을 검토했던 전직 FDA 관계자 빅터 크라우타머는 “FDA에 인체 실험 승인 전에 검사를 수행하는 것이 합리적이었을 것”이라며 “이는 임상시험에서 다시는 일어나지 않아야 할 기본 요건 위반”이라고 로이터에 전했다.
동물 복지 단체 PCRM의 라이언 머클리도 “FDA가 인체 실험 승인 전에 뉴럴링크를 검사해야 했다”고 말했다.
로이터는 2022년 12월 뉴럴링크 내부 문서와 전·현직 직원 20여명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뉴럴링크가 성급하게 동물 실험을 진행하며 2018년 이후 원숭이, 돼지, 양 등을 포함해 약 1500마리의 동물이 죽었고, 동물 복지 위반 혐의로 연방 조사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11월에는 미 민주당 소속 하원의원 4명도 이 실험과 관련해 머스크가 거짓말을 했는지 조사해달라고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요구했다.
머스크는 지난해 9월 X(옛 트위터)를 통해 “뉴럴링크 칩 이식 결과로 죽은 원숭이는 없다”고 주장했으며, 뉴럴링크가 건강한 원숭이에게 미칠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생애 말기에 있는 원숭이를 실험 대상으로 선택했다고 해명했다.
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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