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플] “주주들, 인내심 잃어”…AI 경쟁 밀린 애플, 변화 가능할까
애플은 다시 ‘혁신’이라는 키워드를 가져올 수 있을까? 현재 상황은 녹록지 않다. 10년 간 개발해 온 자율주행 전기차 ‘애플카’ 개발을 포기한 데 이어 인공지능(AI) 분야에서도 이렇다 할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해 주주들이 항의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무슨 일이야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온라인으로 열린 애플 주주총회. 주주들은 “시장의 모든 요소가 AI로 결합되고 있는데 애플은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애플은 AI에 대해 무엇을 하고 있나” 등 애플의 AI 역량을 의심하는 지적들을 쏟아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애플이 경쟁사보다 AI분야에서 뒤처지자 주주들이 초조해(impatient)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생성 AI의 가능성을 보고 있고, 현재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다”며 시장의 우려 해소에 주력했다.
이게 왜 중요해
아이폰으로 약 20년 간 ‘스마트폰’ 왕좌를 지켜온 애플. 현재 빅테크 간 치열한 경쟁이 한창인 생성 AI 분야에서 열세를 보이자 시장은 냉정한 평가를 내리고 있다. 챗GPT를 출시한 오픈AI에 선제적으로 투자했던 마이크로소프트(MS) 주가와 비교해보면 차이가 확연히 드러난다. 최근 1년 사이 MS 주가가 약 60% 상승할 때 애플 주가는 20% 상승에 그쳤다. 올해 초 시총 1위 자리도 MS에 내줬다.
애플이 지난 2014년 시작한 애플카 개발을 과감히 접은 이유도 AI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뉴욕타임스는 지난달 28일 애플이 애플카 프로젝트에 그동안 100억 달러(약 13조3700억원)이상 투자했다고 보도했다. 제프 윌리엄스 애플 최고운영책임자(COO)와 케빈 린치 애플카 프로젝트 책임자는 내부 회의에서 애플카 중단 사유로 AI 투자 확대를 거론했다고 한다. 개발 성공 여부가 희미한 자율주행 전기차보다 AI로 가야 승산이 있다는 것이다. 애플카에 투입됐던 인력 2000명도 대부분 AI부서로 옮길 방침이다.
2011년 음성 비서인 '시리'(Siri)를 출시할 때만 해도 애플은 AI 선구자였다. IT 업계에서는 애플이 애플카·비전프로 등 AI 자체가 아닌 파생 제품과 서비스에 집중하다 시기를 놓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2일 출시된 XR(확장현실)기기 비전프로는 초반 흥행과 달리 두통·피로감을 호소하는 일부 구매자들의 반품 요청이 잇따르고 있다.
스마트폰 사업도 부진
주력인 스마트폰 사업도 위기에 직면했다. 지난해 4분기 아이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했지만, 환율 보정 영향이 컸다. 지난해 9월 나온 최신작 아이폰15 시리즈의 첫 4개월 판매량은 전작 대비 200만대 감소했다. 특히 전체 매출의 20% 비중인 중국 시장에서 부진이 뼈아프다. 지난해 4분기 애플의 중국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 줄었다. 업계에선 자국 제품인 화웨이 등을 밀어주는 중국인들의 ‘애국 소비’ 영향 탓으로 보고 있다. 이에 애플은 중국 내 아이폰 판매 가격을 낮추고 있다. 티몰, JD닷컴 등 현지 온라인몰에서 아이폰15맥스는 공식 가격보다 1300위안(약 24만원) 싸게 팔리고 있다.
블룸버그 등 외신들은 “애플이 세계 여성의날(3월 8일)을 맞이해 단기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등 점점 더 프로모션에 의존하고 있다”며 “아이폰 수요 부진이 비정상적으로 장기화되고 있다는 신호”라고 보도했다. 애플은 지난 1월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아이폰15 가격을 500위안(9만원) 내렸었다.
앞으로는
팀 쿡 CEO가 주주총회에서 ‘AI에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다’고 밝힌 만큼 어떤 결과물이 나올지 관건이다. 오는 6월 열리는 연례 개발자 회의(WWDC)에서 애플은 새로운 생성 AI 기능을 발표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차기 아이폰 운영체제인 iOS18을 중심으로 애플의 새로운 AI 기능이 탑재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철웅 기자 kim.chulwo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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