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표, 친명과 나홀로 사투…최고위서 "경선 3곳 문제있다" 지적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최근 당 지도부에서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홍 원내대표는 28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략공천 지역의 ‘고무줄 경선방식’을 지적했다고 한다. 전날(27일) 전략공천관리위원회가 의결한 전략지역 3곳(광주 서을, 대전 중구, 경기 용인정)의 후보자 및 경선 방법을 의결하는 과정에서였다.
민주당 당헌ㆍ당규상 경선 방식은 권리당원 선거인단 ARS투표 50%, 안심번호 선거인단 ARS투표(일반 여론조사) 50%를 합산하는 ‘국민참여경선’이다. 그런데 전략공관위는 이날 최고위에 광주 서을과 경기 용인정에선 안심번호 100%로 ‘국민경선’을, 대전 중구에선 국민참여경선을 치르겠다고 보고했다.
당에선 특히 광주 서을을 놓고 “지역에서 조직력이 약한 이재명 대표의 측근에게 이점을 주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광주 서을에선 비례대표 김경만 의원과 김광진 전 광주시 문화경제부시장, 양부남 법률위원장이 경선을 치른다. 양 위원장은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 전반을 관리하는 ‘찐명(진짜 이재명 측근)’으로 꼽힌다. 홍 원내대표는 “국민경선을 하는 기준이 뭔가. 기준이 때에 따라 다르니까 특혜 시비가 인다”고 지적했다. 안심번호 100%로 하겠다는 경기 용인정에서도 이 대표 측근인 이헌욱 전 경기주택도시공사 사장이 예비후보로 뛰고 있다.
한 참석자는 “홍 원내대표의 질문에 이 대표가 ‘(지역) 외부 사람이 들어가면 기존에 활동하던 사람들과 불공정한 문제가 있어 국민 경선을 하는 거고, 지역 내부 사람끼리 하면 기존대로 (국민참여경선을) 한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 설명이 깔끔하고 명쾌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당에선 최근 “홍 원내대표가 지도부 내 유일한 ‘레드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비공개 최고위에서 지속적으로 친명계 다수 의견에 반기를 들고 있어서다. 지난 22일 회의에선 최근 ‘당직자 개입논란’이 불거진 경선 여론조사 시행업체에 대해 “문제가 된 업체는 빼고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23일 회의에선 김우영 강원도당위원장이 서울 은평을에서 현역 강병원 의원과 경선을 벌이는 데 대해 “도당위원장이 사표가 수리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다른 지역구에 나오는 것은 해당 행위”라고 반발했다.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의 서울 중-성동갑 공천 배제에 대해서도 지도부에서 홀로 비판 목소리를 내고 있다. 홍 원내대표는 29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임 전 실장의 공천 배제에 대해 “경쟁력 평가를 해 제일 좋은 사람에게 주는 게 맞지 않느냐”라고 말했다. 한 비(非)이재명계 의원은 “고민정 최고위원이 27일 최고위원 사퇴를 선언한 후 홍 원내대표가 혼자 친명계와 사투를 벌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홍 원내대표는 지난해 9월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직후 비명계인 박광온 전 원내대표가 사퇴하자 친명계의 지지로 원내대표에 당선됐다. 그랬던 그가 이 대표와 여러 차례 대립하자 주변에선 “불의를 못 참고 할 말을 하는 성격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홍 원내대표와 가까운 한 인사는 “일련의 공천과정에 대해 홍 원내대표가 문제의식을 크게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당 서울 지역 의원들 사이에서 나오는 ‘서울 위기론’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있다. 홍 원내대표는 일찌감치 현재 지역구인 서울 중-성동갑에서 보수세가 강한 서초을로 지역구를 옮기고 바닥을 다지고 있는데, 주변에 수차례 “당이 서울 선거를 다루는 방식이 거칠고 투박하다”고 토로했다고 한다. 민주연구원에 “서울만 따로 여론조사를 돌려달라”는 요청도 했다.
이 대표의 강성지지층은 “홍 원내대표가 임 전 실장과의 친분 때문에 공천에 부적절하게 개입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원외 친명 조직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는 지난 25일 “사적 관계 공천에 개입하는 게 바로 사천(私薦)”이라며 “홍 원내대표는 당을 흔들고 총선 승리에 부정적인 행동을 중단하라”는 논평을 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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