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매일 씻고 비데 쓰는데 왜 질염·방광염이 잘 생길까요?"
외성기 위생은 여성의 생식 건강에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나름의 노력에도 이런 결과라면 답답할 것이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열심히 챙긴 게 감염이 생긴 이유이다.
여성은 방광과 질에 감염이 잘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세심한 주의와 관리가 필요하다. 여성 요로생식기 감염의 일반적인 위험 요소는 불결한 위생, 장기간의 항생제 사용, 흡연, 음주, 당뇨병, 다수와의 성관계 등이다. 특히 생리 시기에 취약해지는데, 탐폰 사용, 불필요한 시기의 생리대 사용, 생리대 교체 빈도, 질 세척 등에 영향을 받는다. 그 외 세척 도구나 청결제, 기타 탈취용품(스프레이, 파우더) 사용, 외성기 제모에 의해서도 청결에 역효과가 난다.
이 환자는 질 분비물이 많아 평소에 패드를 사용한다고 했는데 내원 시 질 안을 깨끗이 씻고 왔다. 이런 게 감염의 이유다. 소음순과 음핵 주변에 대한 외성기 세척은 의학적으로 권장하지만, 질 안 세척은 하지 말아야 한다. 특히 세정제 사용은 세균을 불러들이는 일과 같다. 질 점막에서 글리코겐을 만들어 질 내로 분비하면, 이것을 먹이로 해서 젖산을 만드는 유산균이 서식하게 된다. 젖산은 질 내를 산성으로 유지하여 다른 세균이 번식하는 것을 억제한다. 따라서 질 건강을 유지하려면 질강을 산성 환경으로 유지하고, 산도를 유지해주는 유산균이 제거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런데 세정제는 대부분 알칼리 성분이어서 질 내 산도를 높이므로 병균 침입이 쉬워진다. 소독 성분이 있는 세정제로 세척하면 병균을 없애줄 것 같지만, 잘 서식하고 있는 유산균도 사멸시키므로 사용을 금해야 한다. 그냥 물만 이용해 외성기만을 손으로 가볍게 앞에서 뒤로 문질러 세척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두시(Douche: 질 세척기)나 샤워기로 질 안을 세척하는 일은 산성 점액과 유산균을 씻어 내기 때문에 하지 말아야 한다. 감염뿐 아니라 질 건조, 외성기 가려움도 유발한다. 특히, 생리 중이나 후에 생리혈을 깨끗이 씻어 내고자 질 세척을 하면, 요로감염과 세균성 질염 빈도를 급격히 높인다. 질염이 있을 때 소독제로 질 세척을 하기도 하는데, 유산균도 사멸시키므로 절대 해서는 안 된다. 비데도 항문 주변 세척은 좋지만 약한 수압으로 외성기만 세척하고 질 안은 피한다. 외성기의 체취 때문에 향수나 방취제를 쓰는 것도 알레르기 유발 가능성으로 권하지 않는다.
이 환자는 생리 시작 전에 탐폰을 삽입하고 혹시 몰라서 패드도 같이 사용한다고 하였다. 그런데 탐폰을 사용하면 방광염이 훨씬 잘 생긴다. 생리 전 미리 삽입해 두면 강력한 흡수력으로 질 점막이 건조해지고 질 내 산성 점액이 모두 흡수되어 산도가 상승하면서 세균의 성장이 쉬워지기 때문이다. 또 생리 중에는 생리혈이 질 외부로 흘러나와야 하는데, 탐폰을 사용하면 질 내에서 포집된 채 세균이 자랄 수 있는 좋은 환경이 조성된다. 패드형 생리대는 방수포로 외성기를 덮는 효과가 있어서 통풍이 어려워져 외성기의 습도와 온도가 상승하고 병균이 자라기 쉬운 환경이 조성되므로 생리 시기가 아니라면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 그래서 생리 때 흡수력이 더 강한 탐폰이나 탐폰과 패드를 함께 사용하면 더 나쁜 환경이 조성된다. 생리대는 최대 6~8시간 이내로 교체하는 것이 좋다.
외성기 왁싱이나 면도도 미세 상처를 유발하여 세균이 성장할 환경을 만들기에 가능한 빈도를 줄인다. 외성기 주위는 정상적인 질 분비물로 인해 항상 습도가 높은데, 합성섬유 속옷은 그 습기를 흡수하지 못해 면 속옷보다 세균이 잘 자란다. 꽉 끼이는 속옷이나 바지도 외성기의 통풍을 저해해서 습도, 온도를 더 높여 세균이 자라기 쉽다. 타이트한 팬츠 패션도 좋지만, 건강을 생각한다면 플레어 스커트를 권한다.
학교에서도 배울 수 없는, 그래서 지금이라도 실천하면서 사랑하는 딸에게 반드시 가르쳐줘야 할 여자로서의 기본 상식이다. 그런데 가르치기도 어렵고 아직도 외성기 청결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면, 외성기에 무언가를 하기보다 차라리 아무것도 안 하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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