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와의 만남] 교만·허영·나태… 예수 동행을 가로막는 7가지 죄

양민경 2024. 3. 1.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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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을 위한 싸움’ 펴낸 김다위 선한목자교회 목사
김다위 선한목자교회 목사가 지난 27일 경기도 성남시 교회에서 인터뷰를 갖고 신간 출간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신석현 포토그래퍼


‘정직하게 살면 바보’며 ‘이혼이 흠이 아니’라는 말이 상식처럼 통용되는 시대다. 법적 테두리 내에선 이전만큼 부도덕이나 죄를 묻는 게 힘들다는 방증이다. 이런 추세는 교회 강단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원색적으로 죄를 논하며 삶의 각성을 요구하는 설교가 생소해지는 추세다. 성도의 신앙 수준과 사회적 배경이 다양한 대형교회라면 더욱 그렇다.

이런 경향과는 달리 김다위(44) 선한목자교회 목사는 첫 시리즈 설교 주제를 ‘영혼을 죽이는 일곱 가지 죄’로 잡았다. 김 목사가 ‘예수 동행을 가로막는 죄’로 정의한 죄명 7가지는 다음과 같다. 모든 죄의 뿌리가 되는 ‘교만’과 박수와 영광을 가로채는 ‘허영’, 악한 시선에 사로잡히는 ‘시기’와 충실한 삶을 무너뜨리는 ‘나태’, 영혼을 파괴하는 ‘분노’와 만족을 잊는 ‘탐욕’ 및 영육을 파멸하는 ‘정욕’이다. 교부 그레고리우스와 중세 신학자 토마스 아퀴나스 등이 논한 ‘치명적인 일곱 가지 죄’를 현대 사회에 맞게 재편했다. 해당 설교를 엮어 ‘영혼을 위한 싸움’(두란노) 을 펴낸 그를 지난 27일 경기도 성남시 교회에서 만났다.


감리교신학대를 거쳐 미국 세인트폴신학대와 듀크대 신학대학원에서 목회학 석·박사 학위를 받은 김 목사는 ‘덕과 성품’을 주제로 박사 논문을 썼다. 박사 논문 지도교수는 ‘미국 최고의 신학자’로 꼽히는 스탠리 하우어워스다. 이 논문에서 그는 ‘예수의 덕을 닮은 하나님 백성을 세우기 위한 교회 리더십’을 연구하며 이와 반대되는 악덕과 죄도 같이 파고들었다. 김 목사는 “우리 교회의 핵심가치는 ‘예수 동행’이다. 이를 가로막는 죄가 무엇이고 이를 어떻게 대적할 수 있는지를 밝히고자 했다”며 “기독교인이라면 히브리서 12장 4절처럼 ‘죄와 싸우되 피 흘리기까지’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책에 열거된 죄 목록은 아퀴나스의 정리를 따라 극복하기 어려운 순서대로 배치했다. 김 목사는 영국의 기독 사상가 도로시 세이어스를 인용해 교만 허영 시기 나태를 ‘냉담한 죄’로, 정욕 분노 등을 ‘온정적 죄’라고 봤다. 예수는 간음한 여인 등 온정적 죄인에겐 관대했고 위선에 가득 찬 바리새인 등 냉담한 죄인에는 격노했다. 당대 종교 지도자와는 대비되는 행보였다. 그는 “‘온정적 죄만큼 냉담한 죄를 질타하지 않는 건 지금 우리도 마찬가지 아닌가’란 생각이 들었다”며 “이 때문에 모든 죄의 뿌리는 결국 냉담한 죄인 교만과 허영 등에 있음을 특히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김 목사가 가장 경계한 죄도 ‘허영’이다. 그는 허영의 유혹에 빠질까 두려웠던 순간을 기록한 ‘예수동행일기’ 일부를 책에 공개했다. 지난 2021년 5월 선한목자교회 후임으로 세간에 알려지면서 각종 뉴스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김 목사의 이름이 오르내릴 때다. “이름이 알려지고 내 삶이 드러나는 것은 두려운 일이다.… 내 영성을 관리하지 않으면 한순간에 무너질 수도 있겠다는 경각심이 든다. 주님, 인기와 명예보다 주님이 비교할 수 없이 소중하다는 걸 고백합니다.” 그는 “목회자는 목회 성공이나 명예 등의 유혹을 주로 받는다. 지금 인터뷰를 하면서도 자칫하면 허영에 빠져들 수 있기에 주의하려 한다”고 했다.

김 목사는 매일 예수동행일기를 쓰고 이를 교역자 및 중직자와 나누는 시간을 갖는다. 유기성 원로목사와도 이 방식으로 매일 소통하고 있다. 자신의 일상 속 죄를 점검함과 동시에 교회 구성원의 애환도 청취하기 위함이다.

향후 그는 박사 논문의 또 다른 한 축인 ‘예수의 덕과 성품’에 초점을 맞춘 책을 펴낼 계획이다. 금식과 기도 등을 주제로 한 설교를 엮은 설교집도 구상 중이다. 김 목사는 “앞으로도 예언자적 메시지를 전하면서도 한편으론 제사장의 마음으로 위로와 격려의 설교를 균형 있게 전하고자 한다”며 “이 책으로 내 안의 죄를 발견하고 이를 그리스도 안에서 극복해 예수 동행을 실천하는 한국교회 성도가 늘어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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