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MH17 격추 사건’에 2402억 지출…“러시아에 청구”
네덜란드가 우크라이나 상공에서 10년 전 추락한 말레이시아 항공 MH17편 사건 처리에 총 1억6600만 유로(약 2402억원)을 지출했다고 밝혔다. 당시 여객기에는 네덜란드 국민 196명을 포함한 298명이 타고 있었으나 전원 사망했다. 네덜란드의 주도로 진행한 대규모 국제 조사 결과 사건은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의 친(親)러시아 반군 조직의 소행이었다.
29일(현지시간) 네덜란드 감사원의 공식 보고서에 따르면 네덜란드 주도의 국제 조사 비용이 2022년 말까지 8700만 유로가 넘었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네덜란드 정부는 또 사망자의 시신을 송환하고 신원을 확인하는 데 3100만 유로가 넘는 비용을 썼으며, 국제 소송 등에 570만 유로 등의 비용을 지출했다.
2014년 7월 17일 암스테르담에서 쿠알라룸푸르로 향하던 MH17편 보잉 777기는 분리주의 반군이 장악한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발사된 러시아산 부크(Buk) 미사일에 맞아 추락했다. 2022년 11월 네덜란드 법원은 이 사건으로 기소된 4명 중 러시아인 2명과 친러시아 성향 우크라이나인 1명에 유죄 판결하고 종신형을 내렸다.
그러나 러시아는 추락 사고에 대한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용의자의 신병 인도를 거부했다. 이들은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형을 살지도 않았다. 네덜란드 법원은 미사일과 발사대가 러시아의 군사 기지에서 우크라이나로 들어갔다가, 이후 발사대는 러시아로 돌아갔다고 판단했다.
네덜란드 정부는 또 유럽인권재판소에 러시아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유족들을 지원하고 있다. 네덜란드 법원은 유죄 판결을 받은 3명에게 유족의 보상금을 지급하라고 명령했고, 네덜란드 정부가 유족에게 약 1650만 유로를 선지급했다. 감사원은 보고서에서 “보상금은 결국 가해자가 지불해야 하지만, 그렇게 할지는 의문”이라고 밝혔다.
네덜란드와 호주와 함께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 제기한 소송에서 러시아에 구상권을 청구할 방침이다. 이날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는 정부 의뢰로 작성된 이번 감사원 보고서에 대해 “비록 희생자와 유가족의 고통을 덜어줄 방법은 없지만, 정의를 향해 한 걸음 나아갈 수 있기 때문에 정부는 이 보고서에 매우 감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보고서는 러시아를 상대로 한 네덜란드의 법적 소송에서 근거가 충분한 보상 청구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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