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구자룡 이어 최원식…서부벨트 ‘이재명 포위공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29일 지역구 4곳의 공천·경선을 추가 확정해 발표했다. 정영환 공관위원장은 “인천 계양갑에 최원식 변호사(전 의원)를, 경남 창원진해에 이종욱 전 조달청장을 우선추천(전략공천)했다”고 밝혔다. 경선 지역은 서울 중랑갑(김삼화·차보권)과 대전 중(강영환·이은권·채원기)이다. 국민의힘은 이날까지 159곳의 공천 심사를 마무리했다.
인천 계양갑에 전략공천된 최 전 의원은 서울법대 재학 시절 민주화운동에 몸담았던 야권 출신 인사다. 민주통합당 소속으로 19대 국회(인천 계양을)에서 활동했고, 당시 사법연수원(18기) 동기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자주 교류해 한때 ‘이재명의 측근’으로 불린 적이 있다. 그러나 민주당 탈당 후 국민의당·바른미래당 등에서 활동하다 2년 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인수위에서 국민통합위원회 기획분과위원을 지냈다.
4·10 총선에서 ‘야당 심판론’을 전면에 내세운 국민의힘은 최 전 의원의 합류가 ‘반(反)이재명’ 전선을 강화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 정 위원장은 “계양을 원희룡 후보와 시너지 효과가 충분히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희룡 전 장관은 SNS에 “민주당 공천은 연일 언론에 오르내리는데, 정작 이재명 대표 지역구인 계양을은 경선인지, 단수공천인지 감감무소식”이라며 “계양 주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여권 일각에서는 원 전 장관과 최 전 의원이 ‘이재명 저격수’로 불린 구자룡(서울 양천갑) 비상대책위원과 함께 “수도권 서부 지역에서 이재명 포위 ‘법조인 삼각 편대’를 형성할 것” “세 사람이 이 대표 저격 스피커로 활동한다면 시너지 효과가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경선에서 현역 조수진 의원을 꺾은 구 비대위원은 이 대표의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날카롭게 정조준해 주목을 받았다.
국민의힘은 동시에 민주당의 ‘비명횡사(비명계 탈락)’ 공천을 겨냥해 연일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출근길에 기자들에게 “(이재명 대표 앞에서) 시시덕거리고, 아첨하는 사람 말고는 다 찍어 누르겠다는 것”이라며 “저게 무슨 민주당인가. 이 대표 이름을 넣어서 ‘재명당’으로 바꿔야 한다”고 직격했다.
한 위원장은 이어진 비대위 회의에선 MBC 뉴스 일기예보에서 파란색 숫자 ‘1’이 등장한 데 대해 “그간 극도로 민주당에 편향된 방송을 해온 MBC지만, 이건 선 넘은 거라 생각한다”고 성토했다. 지난달 27일 MBC 뉴스데스크에선 기상캐스터가 날씨를 전하며 “지금 제 옆에는 키보다 더 큰 1이 있다. 오늘 서울은 1이었다. 미세먼지 농도가 1까지 떨어졌다”고 말했고, 옆에는 파란색 숫자 ‘1’이 그래픽으로 나타났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선거를 코앞에 두고 나타난 파란색 숫자 ‘1’은 누가 보더라도 무언가를 연상하기에 충분해 보인다”며 “오죽하면 사전 선거운동 아니냐는 의혹까지 불거졌겠나”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이를 제소했다.
MBC 3노조는 입장문을 통해 “서울시 대기환경정보 담당자에게 확인한 결과, 강동구의 새벽 1시 ‘초미세먼지’ 농도가 ‘1’을 가리킨 적은 있으나 서울 내 미세먼지 농도가 ‘1’을 가리킨 적은 없었다”며 “보도국 기후환경팀 등 관련 부서 간부 중 누군가의 입김이 작용한 것이 아닌지 따져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2021년 4·7 보궐선거 이튿날 오전 MBC 유튜브 날씨 채널 ‘오늘비와?’에선 ‘속상하지만 괜찮아… #봄이야’라는 제목을 붙였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 서울·부산시장 후보가 당선된 것 때문에 ‘속상하다’는 제목을 붙인 것 아니냐는 논란이 불거졌다.
심새롬·유성운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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