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 물러나게 했다고"…상가 유리창 '쇠구슬 보복' 60대 구속

충북 진천서, 수재물손괴 혐의로 구속

주민들의 반발로 퇴출당한 전직 이장이 앙심을 품고 주민들이 운영하는 상가 유리창을 쇠구슬로 파손하는 등 범행을 저지르다 경찰에 붙잡혔다.

(해당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이미지출처=픽사베이]

충북 진천경찰서는 29일 진천군 덕산읍 전 이장 A씨(60대)를 특수재물손괴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월부터 한 달간 차량을 몰고 다니며 현 이장 B씨와 마을 주민 C씨가 운영하는 상가를 찾아가 모두 5차례에 걸쳐 새총으로 쇠구슬을 발사해 유리창을 파손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지난 2017년 진천읍의 한 아파트에서 초대 이장으로 선출됐다. 이장의 임기와 연임 조건은 마을 총회를 거쳐 결정되는데, A씨는 2017년 새로 만들어진 이 마을에 들어와 초대 이장으로 선출된 뒤 이와 관련해 아무런 규정도 만들지 않은 채 계속 이장직을 유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다 일부 주민들이 그의 장기 집권에 반대 의사를 보이면서 A씨는 결국 2022년 9월 주민들에 의해 마을 이장직에서 퇴출당했다. 이후 A씨는 앙심을 품고 자신의 퇴진을 주도했던 이들의 상가를 찾아가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자들은 SBS에 "차량에서 유리창을 내려놓고 천천히 이동하면서 쐈다"며 "견적이 500만 원 정도 나왔다"고 말했다.

신고받고 추적에 나선 경찰은 주변 CCTV를 분석해 A씨의 차량을 특정하고 지난 25일 A씨를 붙잡았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유리창을 파손한 상가 2곳의 사장이 자신을 퇴출하기 위해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주도했다고 생각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피해자들은 A씨가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피해자들과 별다른 접촉이 없었기 때문에 그의 범행일 것이라 생각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퇴출당한 뒤 1년이 넘는 기간 피해자들과 별다른 접촉이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조용히 범행을 준비한 점으로 미뤄 더 큰 보복에 나설 위험성이 있다고 보고 구속했다"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