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은 ‘식물성’...요즘 집은 초록빛 휴식처여야만 한다 [비크닉]
■ B.트렌드
「 아무 의미 없어 보이는 일들도 반복되면 의미가 생깁니다. 일시적 유행에서 지속하는 트렌드가 되는 과정이죠. 트렌드는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욕망과 가치를 반영합니다. 예측할 수 없는 미래의 모호함을 밝히는 한줄기 단서가 되기도 하고요. 비크닉이 흘러가는 유행 속에서 의미 있는 트렌드를 건져 올립니다. 비즈니스적 관점에서는 물론, 나아가 삶의 운용에 있어서 유의미한 ‘통찰(인사이트)’을 전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
국내 최대 규모 리빙 트렌드 전시회 ‘2024 서울리빙디자인페어’가 지난 28일 오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했다. 올해로 29회째를 맞은 리빙 페어는 국내 리빙·인테리어 산업 활성화를 위해 최신 트렌드와 방향성을 제시한다. 올해는 역대 최다 규모 450개 브랜드 참여, 오는 3월 3일까지 진행된다.
초록빛 부스 세우고 ‘지속 가능성’ 외치다
인테리어·가구·가전·쿡웨어·테이블웨어·리빙 소품 브랜드가 각 부스를 세우고 다채로운 콘텐트를 선보이는 가운데, 올해 가장 눈에 띄는 트렌드는 다름 아닌 ‘초록’이었다. 식물로서의 초록은 물론, 비건(채식주의)을 바탕으로 한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하고, 나아가 ‘지속 가능성(sustainable)’을 테마로 내세우는 브랜드가 많았다.
부스는 크게 제품 존과 전시 존으로 나뉘었는데, 제품 존에서는 시몬스의 비건 매트리스 컬렉션 ‘N32’와 기부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뷰티레스트 1925’가 눈에 띄었다. N32는 전 제품에 동물성 소재를 사용하지 않은 비건 매트리스 컬렉션으로, 원단과 보온재(패딩)에 비건(식물성) 소재인 ‘아이슬란드 씨셀’ ‘리넨’ 등을 적용했다. 뷰티레스트 1925는 브랜드 탄생 100주년을 앞두고 한정판으로 출시한 제품. 소비자가 제품을 구매할 때마다 소비자가격의 5%가 오는 2025년 완공 예정인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센터 리모델링 기금으로 누적된다. 전시 존에서는 각계각층의 ESG 전문가 22인의 인터뷰가 대형 스크린 32대를 통해 송출, 관람객들에게 ESG의 정의와 의미, 필요성 등에 대해 환기할 수 있는 시간을 선사했다.
사무 공간 컨설팅 업체 ‘더체어’도 부스를 마련, 미국 오피스 가구 브랜드 ‘스틸케이스’와 이태리 디자인 가구 브랜드 ‘아르퍼’, 덴마크 가구 브랜드 ‘노만코펜하겐’ 등 미래를 위한 지속 가능한 가구 컬렉션을 선보였다. 특히 전시장에서 중점적으로 선보인 노만코펜하겐의 비트스툴은 100%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제작돼 눈길을 끌었다. 스틸케이스는 탄소 발자국을 줄일 수 있도록 13kg의 초경량 오피스 가구를 선보였다.
이 밖에 조명 브랜드 ‘루미르’는 불안정한 열원을 일정한 에너지로 만드는 핵심기술을 바탕으로 적은 연료로 밝은 빛을 내는 제품을 선보였다. 특히 식용유로 LED 조명을 켜는 ‘루미르K’등 빛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디자인을 소개했다.
식물을 집 안으로, 아웃도어 가구 러시
또한 전시장 곳곳의 초록빛 물결에서 자연을 집 안으로 들이려는 움직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자연적 요소로 실내를 꾸미고, 자연 속에서 빛을 발하는 아웃도어 가구들이 대거 등장했다. 이는 엔데믹 이후 ‘편안한 휴식처’로서의 집의 가치를 중시하는 라이프 스타일이 지속하면서 나타난 트렌드로 풀이된다.
굵직한 아웃도어 가구들이 각 부스를 마련, 전원 속에서의 여유로운 삶을 연출했다. 우선 프랑스 아웃도어 가구 ‘페르몹 코리아’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아웃도어 가구 브랜드 ‘트리뷰’ ‘데돈’ ‘하버’ 등을 소개하고 있는 ‘파넬’ 등이 눈에 띈다. 덴마크 디자인 브랜드 ‘앤트레디션’도 ‘정원 파티’를 주제로 2024년 신제품이자 아웃도어 시리즈를 선보였다.
이 밖에 도심 조경 기획 업체 ‘서울 가드닝 클럽’과 그린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하는 영국 브랜드 '그린무어'도 초록빛으로 물든 부스를 마련했다. 그린무어는 자연과 함께하는 생활을 주제로 정원용품을 선보였고, 서울 가드닝 클럽은 주택 마당이나 빌딩 진입로에 연출할 수 있는 도심 조경을 선보였다.
서울리빙디자인페어 주최 측인 허성우 디자인하우스 사업부장은 “리빙 업계에서도 ‘지속 가능성’이 메가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미적 요소뿐 아니라 환경적·윤리적 측면까지 고려하는 기업이 느는 추세”라며 “이번 리빙 페어에서도 지속 가능성을 포함해 엔데믹 이후의 가구 및 인테리어 업계 트렌드를 한 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지연 기자 yoo.jiyo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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