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새로운 주류의 탄생> 혐오와 극단을 넘는 길

김종화 2024. 2. 29.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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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철이 되자 '너는 어느 편이냐'는 물음이 횡행한다.

어느 한쪽을 선택하라고 윽박지르는 일에 아무 거리낌이 없는 나라로 전락한 나라, 대한민국의 오늘이다.

발군의 토론 능력을 갖춘 정치인과 지식인을 볼 일도 점점 줄고 있다.

생산적 논쟁보다 진영을 감별하는 일에 유능한 사람이 주류로 올라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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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 18명이 던진 화두, 한국의 현실 성찰
"독재는 적과 아군을 나누는 데서 시작한다"

선거철이 되자 '너는 어느 편이냐'는 물음이 횡행한다. 어느 한쪽을 선택하라고 윽박지르는 일에 아무 거리낌이 없는 나라로 전락한 나라, 대한민국의 오늘이다.

민주주의는 빨간색도 파란색도 아닌 '회색'이다. 흑과 백, 적과 청 사이의 중간지대에서 타협점을 찾는 체제를 민주주의라 부르지만, 2024년 한국의 현실은 어떠한가.

발군의 토론 능력을 갖춘 정치인과 지식인을 볼 일도 점점 줄고 있다. 생산적 논쟁보다 진영을 감별하는 일에 유능한 사람이 주류로 올라선다. 시민의 환멸도 하루하루 깊어간다. 기성 정당이 모두 싫다는 무당파가 급증하는 배경이다.

이 책은 현직 언론인인 저자가 열여덟명 리더들과의 대화를 통해 화두를 던지고, 절망스러운 시대에서 새로운 시대로 나아가는 나침반이 되려는 시도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준석 개혁신당 공동대표, 오세훈 서울시장, 유승민 전 의원, 금태섭 전 의원, 김세연 전 의원, 안철수 의원 등 중도적 시각을 견지해온 정치인들과 신기욱 스탠퍼드대 아시아태평양 연구소장, 김용범 전 기획재정부 제1차관, 임지현 서강대 사학과 교수, 라종일 전 주일대사, 김규항 작가, 이정동 서울대 공학전문대학원 교수 등 진영에 얽매이지 않는 지식인들의 인터뷰를 엮었다.

"논의 초기에는 기본소득, 기후변화 등이 진보의 어젠다였을지 모르지만, 사회적으로 논의가 성숙했을 때는 보수의 핵심 어젠다가 돼야 합니다." -미래에서 온 보수 김세연(152쪽).

"미국서 안 좋은 경험을 하면 반미가 되고, 좋은 경험을 하면 친미가 되는 식이죠." -밖에서 한국을 보는 석학 신기욱(254쪽).

"모든 독재는 적과 아군을 나누는 데서 시작합니다." -민주적 좌파 임지현(286쪽).

때로는 날카롭고 때로는 온기가 스민 시대의 진단서다. 저자는 열여덟 명 인터뷰이의 생각이 지금보다 더 큰 공간을 차지하기를 기원하는 마음에서 '새로운 주류의 탄생'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저자는 어느 편이 아닌, '제3의 생각'에 터를 잡은 어젠다를 논하려 한다. 총선에 앞서 주권자인 시민과 대리인인 정치 리더가 함께 대화하며 현재를 진단해볼 수 있는 장이 마련됐다.

새로운 주류의 탄생 | 고재석 지음 | 동아시아 | 412쪽 | 2만원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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