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보챈다"며 한살배기 폭행 사망…검찰, 친모·공범에 징역 30년 구형

"밤에 잠을 자지 않는다는 이유 등으로 학대"

"기를 꺾어주겠다"며 돌쟁이 영아를 지속해서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친모와 공범이 기소됐다. 검찰은 이들에게 징역 30년을 구형했다.

29일 대전지검은 대전지법 형사11부(최석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A(29·여)씨와 지인 B씨(30·남), C씨(27·여)씨에 대한 아동학대치사 혐의 사건 결심 공판에서 이들에게 각각 징역 30년을 구형했다. 또 이들에게 각각 아동·청소년 등 관련기관 취업제한 10년 명령도 청구했다. 검찰은 "A씨는 1살 된 아들이 새벽에 깬다는 이유로 B씨 등과 함께 구둣주걱으로 무차별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했다"며 "피해 아동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고 공판은 내달 21일 오후 2시에 열릴 예정이다.

A씨 측은 공소 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한다면서도 "다만 어린 나이에 원하지 않는 임신과 출산을 해 어려움을 겪었고, 주변에 도와줄 사람이 없어 양육 스트레스를 받은 점 등을 참작해달라"라고 요청했다. B씨의 변호인도 "밤에 잠을 못 자 스트레스가 많이 쌓이다 보니 자제하지 못해 범행에 이르게 됐다"며 "살해할 동기는 없었고, 당초 A씨를 도와주려 같이 살게 된 점 등을 고려해 선처해달라"라고 호소했다. C씨 역시 반성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미혼모인 A씨는 지난해 8월 말부터 동거남의 가정폭력을 피해 B씨 집에서 돌이 갓 지난 아들 D군(1)과 함께 생활했다. A씨가 D군을 훈육하는 모습을 본 B씨와 C씨는 "그렇게 하면 안 된다"며 "기를 꺾어주겠다"는 이유로 함께 때리기로 공모했다. 또 지난해 9월 25일 A씨는 이들과 함께 여행 후 돌아오던 차 안에서 D군이 낮잠을 잔다는 이유로 구레나룻을 잡아당기다 얼굴을 부딪쳐 눈에 멍이 들게 했다. 밥을 먹지 않는다는 이유로 팔을 때리기도 했다. B씨 역시 자신의 차 안에서 D군의 발바닥과 머리 등을 여러 차례 때리는 등 이들은 한 달 동안 함께 D군을 학대했다.

이들의 학대 이유는 사소했다. 밤에 잠을 자지 않거나 보챈다고, 낮잠을 오래 잔다고, 차에서 창문을 열었다는 이유로 때렸다. 학대 도구도 가리지 않았다. 이들은 태블릿 PC, 철제 집게, 세척 솔, 휴대전화 충전기 등을 사용했다고 전해졌다. 함께 놀러 간 호텔에 있던 나무 구둣주걱을 집에 가져와 다른 이들의 눈에 띄지 않게 하려 허벅지를 집중적으로 때리자고 공모하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4일 D군이 새벽에 깨서 보챈다며 A씨가 얼굴을 여러 차례 때리는 것을 본 B씨는 이에 가담했다. D군의 기저귀가 터지고 구둣주걱이 부러질 정도로 함께 D군을 폭행했다. 이날 오후 2시께 D군이 숨을 고르게 쉬지 못하고 동공이 확장되는 등 이상 증세를 보였음에도 1시간 넘게 방치했다. 이들은 뒤늦게 D군을 병원으로 데려가 심폐소생술을 받았으나, 결국 숨지고 말았다. 사인은 외상에 의한 저혈성 쇼크사였다. 이때 의료진은 당시 피해 아동 얼굴과 몸에 심한 멍 자국을 발견해 학대를 의심했고, 경찰에 신고했다.

구나리 인턴기자 forsythia26@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