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삼성생명…주가는 용트림 [이슈N전략]
[한국경제TV 박승완 기자]
<앵커>
저PBR주가 휩쓸고 간 코스피, 며칠간 소강상태를 보이더니 다시금 불이 붙은 걸까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상장은 했지만 성장도 주주환원도 없는 불량기업은 시장 퇴출도 불사하겠단 강경책에 시장이 주목하고 있습니다. 어제 거래에서 금융과 자동차, 지주사가 강세를 보였는데, 박 기자 그중에서도 삼성생명 주가가 급등했다고요?
<기자>
12% 가까운 상승률을 보인 삼성생명은 10만 원 선을 넘기며 장을 마쳤습니다. 앞서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발표를 앞두고 지난 금요일까지 3거래일 연속 52주신고가를 다시 썼었죠. 기대에 못 미치는 내용에 주춤했던 주가가 단번에 기다란 양봉을 세웠습니다. 2018년 6월 이후 6년 만에 되찾은 가격인데, 단숨에 시가총액 20조 원을 넘어섰습니다.
주가 상승은 각각 220억, 110억 원 넘게 순매수한 기관과 외국인투자자들 덕분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외국인의 집중 매수세가 눈에 띕니다. 지난달 24일 이후로 하루 빼고 순매수 행진을 이어가면서 2천억 원 넘는 금액을 쏟아붓는 중인데요. 현대차나 기아, 삼성물산 등 밸류업 대표 수혜주들과 함께 부흥 궤도에 오를 수 있을지 주목받는 상황입니다.
<앵커>
차트를 보니 왜 용트림을 했다는지 알겠군요. 저PBR 종목들이 워낙 급등하다 보니 전체적으로 주가가 부담스러운 위치이긴 합니다. 단기 테마가 아니라 중장기로 바라봐야 한다는 조언이 나오는 배경일 텐데, 그중에서도 삼성생명이 주목받는 이유가 있을까요?
<기자> 당장 대형주 가운데에서도 유독 낮은 PBR이 배경으로 지목됩니다. 어제 기준 0.43배로 정부가 권고하는 1.0배까지 한참 남은 셈인데요. 4분기 실적이 시장 컨센서스를 웃돈 데다, 보험 회사의 미래 이익을 가늠케 하는 지표인 계약서비스마진(CSM)도 늘어난 것으로 파악됩니다. 지난 20일 컨퍼런스콜에서는 일찌감치 내놨던 35~45% 수준의 현금배당을 지속적으로 가져가거나 올리겠다는 약속도 재차 분명히 했는데요.
다만 추가적인 주주환원책을 차차 내놓겠다고 한 점이 오히려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키우는 상황입니다. 당시 끈질기다 싶을 정도로 반복된 질문에도 삼성생명 측은 "밸류업 프로그램 내용을 우선 확인한 다음 검토하고 발표하겠다"고 일축한 것으로 전해지는데요. 이에 대해 한화투자증권은 "주주환원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미 주가가 상승했고, 회계 제도를 강화했음에도 재무 상황이 탄탄할 것으로 예상되는데도 불구하고, 자본정책 제시가 없었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꼬집은 바 있습니다. 다음 달 21일로 예정된 정기주주총회에 관심이 커지는 배경입니다.
<앵커>
정부의 정책 드라이브에 맞춰서 여러 기업들이 앞다퉈 주가 부양책을 내놨던 것과는 차이가 있군요. 삼성생명이 보험 업계 맏형 격인 만큼 행보에 관심이 쏠릴수 밖에 없겠죠. 앞으로 주가는 어떻게 움직일까요?
<기자> 삼성생명의 최대주주는 20% 가까운 지분을 들고 있는 삼성물산입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각각 10%, 7% 안팎의 대주주이고요. 삼성생명 자신은 삼성그룹의 금융 계열사들은 물론 삼성전자의 최대주주이기도 하죠. 그룹 전체의 움직임에서 벗어난 독자 행보를 보이기는 어렵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최근 3개월간 14개 증권사들이 내놓은 목표가들의 평균은 9만 1천 원대입니다. 어제 종가가 10만 3천 원에 육박하면서 훌쩍 뛰어넘은 상태죠. 오래된 주주들 사이에서는 '공모가를 기억하자'는 말도 나옵니다. 지난 2010년 5월 공모가 11만 원으로 상장한 이후 2017년 말 반짝 상승을 끝으로 줄곧 내리막을 걷던 주가가 장기 투자자들의 기다림에 보답할지 관심이 커집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박승완 기자 pswan@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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