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수익률 35%…인도 ETF, 지금이라도?

문지민 매경이코노미 기자(moon.jimin@mk.co.kr) 2024. 2. 28.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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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가던 자금 몰린다는데…

인도 증시를 향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미중 갈등 국면에서 중국서 빠져나간 자금이 인도 증시로 옮겨 가는 분위기다. 오는 4월 총선 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본격적인 성장기에 접어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 같은 기대감에 인도 증시는 연일 사상 최고치를 찍으며 홍콩을 제치고 전 세계 4위 시장으로 도약했다. 국내에서는 직접 투자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인도 증시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자들의 자금이 쏠린다. 단,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에게 여전히 높은 물가와 실업률을 예의 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탈중국 최대 수혜

7%대 경제 성장 기대

올 들어 인도 증시는 그야말로 파죽지세다. 인도국립증권거래소(NSE)에 따르면 인도 대표 지수인 니프티50(Nifty 50)은 2월 20일 2만2197포인트에 거래를 마쳐 종가 기준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시가총액은 지난 1월 22일 홍콩 증시 시가총액을 넘어서며 전 세계 4위 자리에 올랐다. 인도 증권거래소의 상장 기업 시가총액이 4조달러를 돌파한 건 사상 처음이다.

인도 증시의 상승세가 올해 갑자기 나타나는 현상은 아니다. 이미 지난해에도 인도 증시는 연간 20% 상승했다. 중국 증시 하락세가 3년간 지속되는 동안 인도 증시 상승세는 꾸준히 유지돼, 중국을 제외한 신흥국 증시의 선두 주자가 됐다고 평가받는다. 2020~2023년 중국 CSI300지수가 13% 하락할 때, 니프티50은 16%의 고성장을 보였다.

이처럼 인도 증시가 장기간 높은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었던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분석된다. 우선 모디 정부의 강력한 제조업 부흥 정책으로 경제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2014년 외국 기업들이 인도에서 생산하도록 독려하는 ‘메이크 인 인디아’ 캠페인 후속 조치로, 모디 정부는 2020년 ‘자립 인도 정책’과 ‘생산 연계 인센티브 정책(PLI)’을 통해 경제 회복을 도모했다. 이후 글로벌 공급망 재편 움직임이 정책과 맞아떨어지며 경제성장률이 반등하기 시작했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정책 시행 전 제조업의 3년 연평균 성장률은 5.6% 수준이었으나, 이후에는 지난해까지 11.4%에 이른다.

올해 전망도 긍정적이다. 지난 1월 인도 재무부는 ‘월례 경제 리뷰’ 보고서에서 2024년 회계연도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를 7%대로 제시했다. 같은 달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올해 인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6.5%로 발표했다. 전 세계 평균치(3.1%)는 물론, 신흥국·개발도상국 평균치(4.1%)보다도 2%포인트 이상 높은 수치다.

인도 증시 상승세를 이끈 두 번째 배경은 수급 측면에서 팬데믹 이후 개인 투자자가 주식 시장에 대거 유입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인도 주식 계좌 수는 2020년 4100만개에서 2021년 5500만개, 2022년 9000만개, 2023년 1억1400만개로 증가했다. 그동안 꾸준히 30%대에 머물던 개인 주식 거래 비중 역시 2021년 이후 40%대로 올라섰다. 외국인 수급 영향이 크다는 신흥국 증시 특성상 개인 투자자 비중 확대는 대외 불확실성에 따른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세를 견딜 수 있는 중요한 변화로 평가받는다.

여기에 인도가 중국의 대안 투자처로 떠오르며 자금 유입 속도는 더욱 빨라졌다. 벌써 인도가 새로운 제조업 밸류체인(가치사슬)의 핵심 국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외국 자본이 투자 대상국의 토지를 직접 매입해 해당 국가에 공장을 짓는 그린필드 FDI도 이미 중국에서 인도, 인도네시아 등으로 옮겨 가는 중이다.

홍지연 자본시장연구원 선임 연구원은 “중국의 경기 둔화와 미국과 갈등 상황이 장기화하면서 신흥국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인도로 이동하고 있다”며 “외국인 투자가 더욱 늘어나면서 인도 주식 시장의 성장이 계속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연초 쏠림 심화는 우려

높은 물가·실업률 지켜봐야

경제 성장에 대한 기대감으로 인도 증시에 대한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인도 증시에 직접 투자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관련 ETF가 주목받는다. 국내 주식 시장에 상장된 인도 ETF는 KODEX 인도Nifty50, KODEX 인도Nifty50레버리지, KOSEF 인도Nifty50, TIGER 인도니프티50, TIGER 인도니프티50레버리지 등 5종이다. 2월 19일 기준 이들 상품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은 평균 15%다. 일간 추종 지수 수익률의 2배를 추종하는 TIGER 인도니프티50레버리지와 KODEX 인도Nifty50레버리지의 수익률은 30%를 웃돈다.

인도 ETF에 개인 자금도 몰린다. 2월 들어 KODEX 인도Nifty50, TIGER 인도니프티50, KOSEF 인도Nifty50의 순자산총액은 모두 최근 2000억원을 돌파했다. TIGER 인도니프티50레버리지는 지난 2월 8일 순자산총액 500억원을 넘어섰다.

다만 전문가 전망은 엇갈린다. 하나증권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자들이 현시점에서 진입해도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내다본다. 거대한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한 경제 성장이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최대 수혜국이라는 점도 투자 매력을 높이는 요인이다. 인도는 선진국과 협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또한 적극적인 정부 정책과 낮은 인건비는 해외 기업을 유치하는 유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무엇보다 정부의 적극적인 제조업 육성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특히 오는 4월 총선에서 모디 총리가 3연임에 성공할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이 경우 정치적 불안정성이 해소되고 본격적인 경제 성장기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나증권이 제시한 올해 니프티50 밴드는 2만200~2만4300포인트다. 2월 20일 종가 대비 10%가량 상승 여력이 있다는 전망이다. 김근아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인도 증시에 적용받는 주가수익비율(PER)이 높아지며 일각에선 우려가 나온다”면서도 “이는 경제와 기업의 높은 성장세에 기인한 PER로, 시장 과열로 보기에는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증시가 치솟은 현시점에서 투자하기에는 부담이 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총선 전까지 단기적으로 증시가 주춤할 우려가 있어서다. 최근 신흥국 투자 자금이 2월 들어 대만과 한국 증시로 조금씩 흘러 들어온 현상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한국이 ‘밸류업 프로그램’이라는 증시 부양책을 꺼내들고, 대만도 비슷한 정책을 준비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며 증시에 훈풍이 분다. 코스피는 최근 2600선을 지키고 있고, 대만 타이베이 증시는 최근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신흥국 펀드 내 중국 비중이 줄며 인도 증시에 자금이 몰린 건 맞지만 2월 들어서 한국과 대만으로 유입 강도가 더 강해졌다”며 “총선 전까지 인도 증시가 불안정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도 한국과 대만 증시 수익률이 더 유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아직 인도 물가 상승률이 5%대로 높고, 실업률도 높은 수준이라는 점도 우려되는 부분”이라며 “미국과 맞춰 기준금리 인하를 위해서는 물가 상승률이 4%대로 내려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긍정론을 내놓은 김근아 애널리스트 역시 높은 물가와 실업률을 지적하며 “물가가 높게 유지될 경우 당분간 금리 인하는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만약 물가가 재차 상승한다면 인플레이션 심화에 따른 긴축 부담과 증시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48호 (2024.02.28~2024.03.05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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