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억 달러 사나이'의 강렬한 다저스 데뷔전...오타니, 화이트삭스 상대로 투런포 '쾅'
(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7억 달러 사나이'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이적 이후 첫 시범경기에서 홈런포를 가동하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 보였다.
오타니는 28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캐멀백 랜치에서 열린 2024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시범경기에 2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 3타수 1안타(1홈런) 2타점을 기록했다.
이날 다저스는 무키 베츠(2루수)-오타니(지명타자)-프레디 프리먼(1루수)-윌 스미스(포수)-맥스 먼시(3루수)-테오스카 에르난데스(좌익수)-제이슨 헤이워드(우익수)-미겔 로하스(유격수)-호세 라모스(중견수)로 라인업을 꾸렸다. 선발투수는 바비 밀러.
오타니의 가세 이후 다저스가 처음으로 베츠-오타니-프리먼으로 이어지는 상위타선을 구축한 것이 눈길을 끌었다.
앞서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27일 "기다림은 끝났다. 오타니가 28일 미국 애리조나주 캐멀백 렌치에서 열리는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시범경기에 지명타자로 출전할 예정"이라며 "오타니가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서는 건 올겨울 다저스와 기록적인 계약을 맺은 이후, 또 지난해 9월 팔꿈치 수술을 받은 이후 이번이 처음"이라고 오타니의 출격을 예고했다.
많은 관심 속에서 경기에 나선 오타니는 1회말 첫 타석에서 삼진으로 물러난 데 이어 3회말 무사 1·3루에서 병살타를 치고 물러났다.
하지만 그 아쉬움은 오래가지 않았다. 오타니는 5회말 2사 2루 도미니크 레온과의 맞대결에서 풀카운트 승부를 벌였고, 레온의 6구를 밀어쳐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 아치를 그렸다. 오타니의 홈런이 터지자 관중석에서는 환호성이 터져나왔고, 오타니는 홈으로 들어온 뒤 환한 미소로 기쁨을 표현했다.
시범경기 첫 출전에서 세 타석을 소화한 오타니는 7회말 대타로 교체되면서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올해 첫 실전이었던 걸 감안하면 만족스러운 경기 내용을 남긴 오타니다. 경기는 다저스의 9-6 승리로 마무리됐다.
오타니는 경기 후 인터뷰를 통해 "처음엔 타구가 좀 높이 떴다고 생각했는데, (환경 면에서)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며 "확실히 큰 첫 걸음을 내딛었다. 가장 중요한 건 아무 문제 없이 경기를 끝낼 수 있었다는 것"이라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오타니의 홈런을 지켜본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도 "다저스에 온 이후 다른 팀을 상대로 첫 홈런을 쳤다. 앞으로 더 많은 일이 일어날 거라는 좋은 예감이 든다"고 귀띔했다.
2018년부터 7년간 빅리그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낸 오타니는 2023시즌 종료 이후 FA(자유계약) 자격을 취득했고, 지난해 12월 10일 다저스와 10년 총액 7억 달러의 초특급 계약을 체결했다. 프로스포츠 역사상 역대 최고 규모 계약이 성사되는 순간이었다. 특히 오타니가 7억 달러 중에서 6억 8000만 달러를 계약 기간 이후에 받는 '지급 유예' 형태의 계약을 먼저 구단에 제안하면서 다저스로선 추가적인 전력 보강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오타니는 충분히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선수였다. 자신의 재능을 완전히 꽃피운 2021년, 오타니는 타자와 투수로서 각각 158경기 537타수 138안타 타율 0.257 46홈런 100타점 OPS 0.964, 투수로서 23경기 130⅓이닝 9승 2패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하며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 '만화같은 일'을 현실로 만들기 시작했다.
오타니는 이듬해에도 타자와 투수로 각각 157경기 586타수 160안타 타율 0.273 34홈런 95타점 OPS 0.875, 28경기 166이닝 15승 9패 평균자책점 2.33이라는 성적을 남기며 모두를 놀라게 했다. 지난해 3월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는 투·타 겸업과 함께 일본을 우승으로 이끌면서 대회 MVP까지 차지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오타니의 건강에 노란불이 켜졌다. 빠듯한 일정을 소화해야 했던 오타니는 손가락 경련, 오른쪽 팔꿈치 내측측부인대(UCL) 파열 등으로 100%의 몸 상태를 유지하기 어려웠다. 9월 5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타격 훈련을 하던 중에는 옆구리 통증을 느꼈다. 열흘 넘게 경기에 나서지 못하다가 9월 17일 시즌 마감을 확정했다.
그럼에도 오타니는 역사상 처음으로 두 시즌 연속 10승-10홈런, 단일시즌 10승-40홈런을 기록하는 등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했다. 그러면서 2021년 이후 2년 만의 2번째 만장일치 MVP와 함께 메이저리그 역사상 첫 만장일치 MVP 2회 수상이라는 이력을 남겼다. 에인절스 구단 역사상 MVP를 2회 수상한 건 오타니가 역대 7번째로, 마이크 트라웃(2014년-2016년) 이후 처음이다.
그런 오타니가 빅리그 데뷔 이후 처음으로 FA 자격을 얻었고, 모든 팀들과 팬들의 시선이 그를 향했다. 과감한 투자를 예고한 팀들이 '오타니 영입전'에 뛰어들었으나 오타니의 선택은 다저스였다.
파란색 유니폼을 입게 된 오타니는 계약을 매듭지은 뒤 2024시즌 준비에 속도를 냈다. 지난달 초 다저스에 관한 소식을 다루는 매체 '다저스네이션(Dodgers Nations)'은 "오타니는 새 계약서에 잉크가 마르고 나서 다저스타디움에 (훈련하기 위해) 전화했다"는 익살스러운 표현과 함께 "오타니가 다저스타디움에서 운동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 남자는 한 번이라도 휴식을 취할까?"라고 전하며 오타니를 치켜세웠다.
다저스 내야수 개빈 럭스는 미국 현지 방송 '스포츠넷 LA'에 출연해 "오타니와 1개월 정도 함께 운동했는데 정말 재미있다"며 "오타니는 웨이트 트레이닝과 재활 훈련을 하고 있는데 모든 일에 집중한다. 보통 사람과 다르다. 체격도 매우 크고 다저스에서 가장 점프력이 좋은 선수"라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오타니는 스프링캠프 합류 이후 야외 훈련을 소화하며 서서히 몸 상태를 끌어올렸다. 그러던 중 지난 17일과 19일 예정돼 있던 프리배팅 및 라이브배팅을 소화하지 않으면서 숨을 골랐다. 로버츠 감독은 19일 "오타니는 26일까지 시범경기에 출전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좀 더 완벽한 몸 상태로 시즌을 준비하겠다는 게 오타니와 다저스의 생각이었다.
오타니는 일본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구단 입장에서 자신이 필요한 시점을 대비해 외야수 글러브를 갖고 다닌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로버츠 감독이 오타니를 지명타자로 생각하고 로스터를 구성했기 때문에 시즌 개막 이후 오타니가 외야수로 나설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그만큼 오타니가 빠르게 몸 상태를 회복하고 있다는 의미다.
오타니에 대한 다저스의 믿음도 변함이 없다. 로버츠 감독은 "재활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다. 오타는 정말 열심히 훈련했다. 언제 경기에 출전할지는 모르겠지만, 계속 좋아지고 있다"며 "오타니는 메이저리그에서 오랫동안 뛴 선수로, 출전할 준비가 됐다고 느낄 때 경기에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누구보다도 자신의 몸을 잘 이해하고 있고, 자신의 몸 상태에 확신을 갖고 있다. 이전에도 이런 과정을 거쳤다. 구단 입장에서 '이게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말하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선수와 구단 사이에 신뢰가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무엇보다도, 선수 본인이 개막전에 나가고 싶은 의지가 강력하다. 오타니는 지난 4일 다저스 팬 페스티벌에서 진행된 인터뷰를 통해 "개막전 출전을 확신한다. 자신이 있다. 지금 재활 일정을 잘 소화하고 있다.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지만 개막전에 맞추는 건 문제 없을 것"이라고 얘기했다.
다저스의 정규시즌 개막전은 대한민국 서울에서 개최된다. 다저스는 오는 3월 20~21일 오후 7시 5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2024(MLB World Tour Seoul Series 2024 Presented By Coupang Play)를 치른다.
올해 개막전은 미국 50개 주와 캐나다 이외의 지역에서 메이저리그 역사상 9번째로 열리는 오프닝 시리즈로 오타니뿐만 아니라 팀 동료인 야마모토 요시노부, 샌디에이고 다르빗슈 유와 마쓰이 유키, 김하성과 고우석 등 아시아 지역 출신 선수들이 고척스카이돔 그라운드를 누비게 된다.
한편 올해 서울시리즈는 일본과 호주에 이어 아시아 지역에서 세 번째로 열리는 개막 시리즈다. 1999년 멕시코 몬테레이, 2000년, 2004년, 2008년, 2012년, 2019년 일본 도쿄, 2001년 푸에르토리코 산후안, 2014년 호주 시드니에서 개막 시리즈가 열린 바 있다. 한국에서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경기가 진행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오타니의 서울시리즈 출전 여부는 2024년 메이저리그 개막전 최대 이슈였다. 일본 언론에서는 "아직 몸 상태가 완전하지 않은 오타니가 2경기를 치르고자 굳이 서울까지 날아가는 위험을 감수할 필요는 없다"고 서울시리즈 출전을 만류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하지만 오타니는 올해 첫 다저스 공식 행사에서 서울시리즈 출전을 약속했다. 오타니는 이날 인터뷰에서 "티 배팅, 토스 배팅은 100%로 소화하고 있다. 스프링캠프를 시작하면 피칭 머신이나 배팅볼 투수가 던지는 공을 칠 것이다. 개막전 출전을 확신한다"며 "당장 투수 훈련을 할 수는 없지만, 타격 훈련에는 어떤 제약도 없다. 무리하지 않는 '안전한 범위'에서 재활 훈련을 잘 수행 중"이라고 전했다.
첫 시범경기를 무사히 마친 오타니가 지금의 흐름을 유지하면서 자신의 계획대로 서울에서 2024시즌을 맞이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AP, USA투데이스포츠, AFP/연합뉴스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Copyright © 엑스포츠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손흥민 NO, KDB YES…1500억 '충격 메가딜' 터지나
- 송훈 "비행기 사고→자식에게 보험금" 극단적 선택+번아웃 고백 (금쪽상담소)[종합]
- 치어리더 이다혜, 아찔 의상 입고 선보인 댄스…팬들 환호
- '대세 치어리더' 안지현, 화끈한 노출까지 '여신 자태'
- 황선홍 U-23 감독, 대표팀 임시 사령탑 확정...정해성 "1순위 후보, 축구팬 정서 읽었다" [일문일답]
- 돈 빌려준 이수근·불법도박 이진호 투샷 포착…'아형' 편집 못했다 [엑's 이슈]
- [단독] '성매매 절도 혐의' 23기 정숙, 결국 통편집…잔여 방송분 어쩌나 (종합)
- 굳이 김생민 언급을 왜…김영철, 청담동 집 자랑하다 역풍 [엑's 이슈]
- 이홍기 "우울, 세상이 억까하는 기분"…'최민환 옹호' 후 2인 첫 공연 '솔직 심경' [엑's 이슈]
- 여장남자? 트렌스젠더?…단발머리한 박성훈, 전재준보다 파격 [엑's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