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애터미 회장 박한길 (3) 단식투쟁에 설득된 어머니 “교회 갈 테니 밥 먹어라”

윤중식 2024. 2. 28.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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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가장 본질적인 문제는 죽음이다.

"어머니가 저보다 먼저 돌아가실 것이고 지옥 간다는 것을 아는데 제가 밥이 넘어가겠어요? 어머니 돌아가시는 날 정말 제가 너무 슬퍼서 밥을 먹을 수가 없을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차라리 지금 밥을 굶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하고 어머니를 교회 모시고 가기 위해 이렇게 굶고 있습니다." 한나절 동안 얘기를 들으신 어머니가 "알았다. 내가 교회 가볼 테니, 이제 밥 먹어라"고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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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1 때 구원 확신하고 천국 믿게 돼
믿지 않는 어머니는 지옥 갈 것 같아
같이 교회 나가기 위해 굶으며 전도
2022년 2월 100세의 나이로 별세한 박한길 회장의 모친 빈소가 마련된 세종은하수공원. 박 회장의 어머니는 구원의 확신을 얻은 어느날 아들에게 “내가 이제 죽어도 천국 가겠다. 아들아, 고맙다!”라는 말씀을 남겼다.


인생의 가장 본질적인 문제는 죽음이다. 사람들에게 “왜 사느냐?”고 물으면 쉽게 대답을 하지 못한다. 죽음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삶의 의미를 답할 수 없다. 창조주 하나님은 사람에게 두 개의 생명을 계획하셨다. 첫 생명은 흙으로 빚어 생기를 불어넣어 생령(living soul)이 되게 하셨다. 첫 사람 아담이다. 두 번째 생명은 에덴동산에 있다가 감추어진 생명 나무, 즉 죠에(ZOE)라는 하나님의 영원한 생명이다. 아담이 선악과를 먹고 죄를 범한 후 감추어진 생명 나무는 예수님을 통해 우리에게 주어졌다. 첫 번째인 생물학적 생명(bios)이 한 번 죽는 것은 사람에게 정하신 일이다. 죽음을 극복하는 방법은 죽지 않는 것이 아니다. 두 번째 생명을 얻는 것이다. 마치 애벌레가 죽음과 같은 과정을 통해 나비가 되는 것과 같다. 고치 안에서 변태 과정을 겪고 있는 고치를 죽었다고 하지 않는다. 두 번째 생명을 얻은 사람은 죽은 것이 아니고 잠을 잔다고 한다. 하늘에 속한 영광스러운 몸으로 부활할 것을 나는 믿는다. 이 믿음은 날이 갈수록 눈으로 보는 것처럼 확연해져 간다. 나에게 죽음은 두려운 것이 아니라 가슴 벅찬 기대이다. 나는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교회를 다니다가 고1 때 구원의 확신을 얻었다. 예수님의 죽음이 내 죄 때문임을 알고 울음을 터트렸다. “하나님께서 나를 사랑하시는구나, 죄 때문에 내가 죽어야 하는데 대신 죽으셨구나.”

머리에서 가슴으로 믿음이 왔다. 천국의 확신이 생기니 믿음이 없는 어머니는 지옥 갈 것이 확실했다. 어머니께 교회에 가자고 말씀드렸는데, 어머니는 “종교는 자유다. 너나 잘 믿으라”고 하시고 바빠서 못 간다고 하셨다. 고2 여름방학 때 나는 어머니를 설득하기 위해 단식 투쟁에 들어갔다.

처음에는 어머니께서 별 반응을 하지 않으셨다. 내가 세끼까지 굶으니, 밥상을 차려서 내 앞에 두셨다. 그러고는 걱정이 되셨는지 과수원에서 일하시다가 다시 오셨다. “어머니, 왜 사세요? 지금 이렇게 고생하시는데 결국 죽으면 어디로 가는지 아세요?”라며 어머니께 말씀드렸는데, 골치 아픈 이야기하지 말고 밥이나 먹으라고 하셨다. 그래도 계속 굶으면서 말씀드렸다. 금식 3일째 되는 날은 “제발 밥을 먹어라”고 하시며 아침부터 옆에 앉아계셨다.

“어머니가 저보다 먼저 돌아가실 것이고 지옥 간다는 것을 아는데 제가 밥이 넘어가겠어요? 어머니 돌아가시는 날 정말 제가 너무 슬퍼서 밥을 먹을 수가 없을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차라리 지금 밥을 굶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하고 어머니를 교회 모시고 가기 위해 이렇게 굶고 있습니다.” 한나절 동안 얘기를 들으신 어머니가 “알았다. 내가 교회 가볼 테니, 이제 밥 먹어라”고 하셨다. 어머니는 쉽게 약속을 안 하시는 분이고, 한번 하신 약속은 반드시 지키시는 분이라는 것을 알았기에 나는 안심하고 밥을 먹을 수 있었다. 어머니는 말씀대로 그때부터 교회를 나가셨다.

그렇게 2년 정도 교회에 출석하시던 어느 날 구원의 확신을 얻으시고 내게 말씀하셨다. “내가 이제 죽어도 천국 가겠다. 아들아, 고맙다!” 그리고 성경통독을 시작하셨다. 2022년 어머니께서 100세에 평안히 소천하셨다. 어머니를 전도했던 때가 많이 생각나면서 하나님께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른다. 천국에서 어머니를 다시 뵙게 될 것을 확신했기에 장례식 때 큰 위로를 얻을 수 있었다.

정리=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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