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태근 목사의 묵상 일침] 환대와 하나님의 경영

입력 2024. 2. 28.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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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성경 창세기 18장은 여호와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은밀히 나타나신 사건을 기록하고 있다.

아브라함은 자신의 장막 앞을 지나가는 나그네를 마치 하나님인 것처럼 섬겼다.

하나님께서 나그네의 모습을 하시고 아브라함 곁에 찾아오셨던 것이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이 하나님과 동행하는 가운데 정의와 공의를 행해 세상의 복이 되길 원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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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성경 창세기 18장은 여호와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은밀히 나타나신 사건을 기록하고 있다. 아브라함은 더운 대낮에 장막 문에 앉아 있다가 그곳을 지나는 세 사람을 발견한다. 그는 그들을 보자마자 바로 달려 나가 몸을 땅에 굽히고 영접했다. 그런 뒤 자신의 처소에 들러 잠시 쉬었다 갈 것을 강권했다.

분명 고대 근동 사회에는 환대가 중요한 문화로 자리 잡고 있었지만 나그네를 향한 아브라함의 환대는 다소 과하다 싶을 정도로 적극적이었다. 그의 환대에는 주저함이나 머뭇거림이 전혀 없었다. 그는 자신이 가진 가장 좋은 것들로 음식을 차려 일면식도 없던 나그네들을 극진히 대접했다.

아브라함은 자신의 장막 앞을 지나가는 나그네를 마치 하나님인 것처럼 섬겼다. 그는 마치 하나님이 받으셔야 할 만큼의 대접을 나그네를 향해 베풀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그것이 하나님을 제대로 대접한 것이 됐다. 하나님께서 나그네의 모습을 하시고 아브라함 곁에 찾아오셨던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말 그대로 부지중(不知中)에 하나님과 그의 천사들을 대접했다.

아브라함의 환대 이야기는 이어지는 소돔 심판 이야기와 대조를 이룬다. 아브라함의 집에 머물던 손님 중 두 명이 먼저 소돔 땅으로 향한다. 그리고 소돔 성문에 앉아 있던 롯이 그들을 발견한다. 롯은 아브라함과 동일한 모습과 태도로 그들을 자기 집으로 청해 환대했다.

그런데 소돔에서의 이야기는 매우 심각한 방향으로 전개된다. 그 밤에 소돔의 온 백성이 롯의 집을 에워싸고는 그 나그네들을 끌어내 자기들에게 넘기라고 난동을 부린다. 기댈 곳 없는 나그네들이 자신의 도시에 온 것을 알고 그들을 성적으로 착취하려는 천인공노할 일을 벌였던 것이다. 그 결과 소돔에는 무서운 심판이 임하고 나그네들, 아니 하나님의 천사들을 환대한 롯의 가족만 그곳에서 구원을 얻는다.

사실 하나님은 이미 소돔에 넘쳐나던 울부짖음을 듣고 계셨었다. 그리고 그 포악한 현장을 직접 확인하시기 위해 천사들을 그 땅으로 보내셨던 것이다. 소돔의 온 백성이 나그네를 둘러싸고 벌인 일은 그곳의 죄악이 심히 크다는 것을 입증하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그들은 성적으로 타락했을 뿐 아니라 나그네를 환대하기는커녕 폭력으로 착취하는 삶을 살고 있었다.

한편 소돔으로 두 천사가 먼저 떠난 사이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하나님의 계획에 대해 이르신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의 나라를 강대하게 하고 그로 하여금 천하 만민의 복이 되게 하겠다는 계획을 확인시켜 주신다. 그러면서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을 특별히 택하신 목적을 말씀하신다. 그것은 ‘여호와의 도를 지켜 의와 공도를 행하게’ 하려는 것이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이 하나님과 동행하는 가운데 정의와 공의를 행해 세상의 복이 되길 원하셨다. 하나님의 정의와 공의의 핵심에는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 있다. 특히 율법은 아무런 사회적 기반이 없는 이들에게 특별한 배려와 사랑을 베풀어야 한다고 매우 엄중히 명한다.

하나님께서 나그네의 모습으로 아브라함 앞에 나타나신 것은 하나님의 관심이 이 땅 나그네들에게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예다. 하나님은 정의와 공의를 행해 세상의 복이 되도록 그분의 백성을 부르셨다. 그리고 그 목적을 위해 우리 눈을 열어 나그네의 곤고함을 보게 하신다. 그리고 그들을 향해 달려 나감으로써 하나님의 세상 경영에 동참하게 하신다.

(삼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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