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무의 휴먼 & 펫] 높아지는 반려동물문화 의식
2000년대 충무로를 지나면 50여 곳의 애견샵에서 강아지를 판매하고 있었다. 하지만 전체 가구 중 25.7%가 반려동물을 키울 만큼 반려인이 증가한 현재, 충무로에서 영업 하고 있는 애견샵은 8곳으로 줄었다. 애견샵이 감소한 것은 전국적인 변화이다.
KB금융그룹이 발표한 ‘2023년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를 보면 반려인의 33.6%는 친구나 지인을 통해 입양하거나 19.9%는 유기동물을 입양하는 등 과거 애견샵에서 반려동물을 분양받던 방식에서 많은 변화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변화는 대기업이 강아지 분양 시장에 뛰어든 영향도 있겠지만 애견샵에서 판매하는 강아지들이 동물 학대가 벌어지는 ‘강아지 공장’에서 생산된 강아지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소비자들의 구입 형태가 변화된 측면도 있다.
과거에는 ‘예쁜 강아지’나 ‘싼 가격’만이 강아지 구입의 기준이었다면 이제는 ‘동물복지’ 또한 강아지 입양 기준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반려인의 의식이 변화한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여러 곳에서 살펴볼 수 있는데 같은 보고서를 보면 과거 즉흥적인 충동으로 반려동물을 입양하는 경우가 많았다면 이제는 ‘책임지고 잘 키울 수 있을지 고민’(61%) 때문에 반려동물 입양 결정에 1개월 이상 걸린 반려인들도 많이 늘었다. 또 과거 순종 위주로 반려동물을 키우던 분위기에서 20.5%가 믹스견을 반려견으로 키우고, 고양이는 우리가 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코리안숏헤어를 반려묘로 택한 경우가 62.1%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만 늘어난 것이 아니라 반려동물을 대하는 태도도 많이 변화했다. 독일은 반려동물을 판매하는 애견샵이 없으며 거의 대부분 유기동물보호소에서 입양한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놀라웠는데, 우리나라도 머지않아 그렇게 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박종무 평생피부과동물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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