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하인드컷] 페이백 마케팅과 영혼 보내기
영화 ‘파묘’가 나흘 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한 데 이어 다큐멘터리 ‘건국전쟁’이 개봉 27일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침체한 극장가에 모처럼의 낭보다.
그런데 ‘건국전쟁’은 최근 공동 제작사가 직접 ‘티켓값 페이백’ 마케팅을 진행한 게 사재기 논란을 불렀다. 미국 등 주요 국가는 매출액이 기준인 반면, 한국은 얼마를 주고 봤든 관객수를 흥행 잣대로 본다. ‘건국전쟁’의 경우 개봉 초부터 10~40대 청년이 영화 관람 후 인증·신청하면 공동 제작사가 이 영화 지지자·단체가 낸 후원금을 이용해 티켓값을 돌려줬다. 영화사측에 따르면 24일까지 4500여 명 관객이 혜택을 봤다.
관객수 집계 방식은 그간 수차례 지적돼왔다. 많이 보는 영화가 볼만한 영화란 인식이 생기면서 초반 관객수가 최종 흥행 당락까지 좌우하는 사례가 많아져서다. 사전 시사로 관객을 확보하는 변칙 개봉도 공공연해졌다.
저예산·독립 영화의 경우 개봉 초 관객수가 첫 주말 상영관 확보와 직결되다 보니, 개봉 전 소정의 후원금을 받고 시사회 좌석을 제공하는 사전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하는 경우도 늘었다. 극장측에 작품을 보려는 예비 관객이 이만큼 존재한다는 걸 어필하려는 목적이다. 그런데 좌석은 사놓고 영화 관람은 안 하는 이른바 ‘영혼 보내기’ 관객들도 나온다.
지난해 ‘관객수 부풀리기’ 혐의를 받은 몇몇 작품도 이런 사례였다.
현재 경찰 관련 조사는 일단 멈춰선 상태다. 티켓 값을 내고 안 본 관객수와 영화사가 돌려준 티켓값 모두 투명한 흥행 집계를 위해 논의해볼 만한 문제다. 정부와 영화계가 머리를 맞대고 현장 실정에 맞는 결론을 도출해야 더 이상의 논란을 막을 수 있다.
나원정 문화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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