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 중국 친강 전 외교부장, 전인대 의원직도 상실
지난해 6월 이후 공식 석상에서 사라진 중국 친강(秦剛) 전 외교부장이 국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 의원 자격까지 상실했다.
27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전인대 상무위원회는 “톈진시 인민대표대회 상무위가 친강의 제14기 전인대 대표 직무 사직을 수락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 외교부장에서 해임되고 같은 해 10월 국무위원직을 발탈당한 친 전 부장에게 아직 남은 공식 직함은 중국공산당 20기 중앙위원이지만, 전인대 대표직을 잃으면서 이마저도 곧 사라질 전망이다.
전인대 대표 자격 박탈은 규율 또는 윤리 위반, 범죄 행위 연루, 직무 수행의 심각한 실패로 더는 해당 직책에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되는 경우 가능한데, 앞서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친 전 부장이 전인대 대표 자격을 잃으면 중앙기율검사위원회의 조사 대상이 될 수 있으며, 불법·부정의 정도가 심할 경우 공직과 당적을 모두 잃는 솽카이(雙開·쌍개) 처분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 ‘늑대전사(전랑) 외교’를 상징하는 인물이었던 친 전 부장은 56세 때인 2022년 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 의해 외교부장으로 발탁됐지만, 지난해 6월부터 공식 석상에서 자취를 감췄다.
중국 정부는 친 전 부장의 해임 사유와 현재 소재를 밝히지 않고 있으며, 친 전 부장의 ‘실종’을 둘러싸고는 유명 방송인과의 내연 관계설이나 외국과의 내통설 등 여러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지난달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친 전 부장이 지난해 7월 말 베이징의 한 군 병원에서 이미 사망했다는 설이 있다고 보도했지만, 아직 진위를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전인대 상무위는 지난해 10월 해임된 리상푸 전 국방부장의 전인대 대표직 박탈 여부는 발표하지 않았다.
리 전 부장은 중앙군사위원회 장비발전부장 등을 거쳐 지난해 초 국방부장에 올랐지만, 같은 해 8월 종적을 감췄고, 10월 국방부장·국무위원·중앙군사위원 자리를 모두 상실했다.
리 전 부장은 규율 위반과 부정부패 문제에 연루됐고, 혐의는 인민해방군에서 전략 미사일과 항공우주 전력을 담당하는 로켓군을 겨냥한 반부패 조사와 관련된 것으로 알려진 상태다.
이날 전인대 상무위는 친 전 부장 외에도 사정 당국 조사 대상인 왕이신 전 헤이룽장성 부성장과 군부 반부패 문제에 연루된 리즈충 전 중국인민해방군 중부전구 부사령원 등의 전인대 대표직도 박탈했다.
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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