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무료 수업 받길"…美의대 1조원대 기부한 '큰 손' 누구

현예슬 2024. 2. 27.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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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브롱크스에 있는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의과대학. AP=연합뉴스


미국의 한 유명 의과대학에 10억 달러(약 1조3315억원)의 기부금이 들어와 모든 학생이 등록금 걱정 없이 공부할 수 있게 됐다고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루스 고테스만(93) 여사는 뉴욕 브롱크스에 있는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의대에 10억 달러를 기부했다. 그는 이 대학의 전직 교수이자 이사회 의장이다.

고테스만 여사가 기부한 재산은 2022년 96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남편 데이비드 고테스만에게서 상속받은 것이다. 데이비드 고테스만은 '투자의 달인' 워런 버핏이 세운 복합기업 버크셔 해서웨이에 투자해 자산을 키웠다. 두 사람은 친분이 두터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고테스만 여사는 "남편이 나도 모르게 버크셔 해서웨이 주식을 남겼다"며 "그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이든 하라'고 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고심 끝에 아인슈타인 의대 학생들이 무료로 수업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이 대학 등록금은 연간 5만9000달러(약 7800만원)를 넘는다. 이런 부담 때문에 학생들 약 50%가 졸업하는 데 20만 달러(약 2억6000만원) 이상의 빚을 진다.

고테스만 여사는 의대생들이 자신의 기부금으로 이런 빚 부담 없이 의사 생활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의대에 진학할 생각조차 못 하는 다른 학생들에게도 기회를 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그는 이번 기부금에 자신의 이름을 내걸지 말라며, 아인슈타인 의대의 이름을 바꾸지 않는 것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1955년 개교한 이 대학은 '상대성 이론'을 만든 아인슈타인의 이름을 쓰고 있다. 고테스만 여사는 "내가 이길 수 없는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라는 이름이 있지 않으냐"고 말했다.

한편 아인슈타인 의대는 미국에서 학비를 없앤 2번째 의대로 알려졌다. 2018년 뉴욕대 의대가 무료 수업을 제공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지원자가 급증했다.

현예슬 기자 hyeon.yes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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