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의대 2000명 증원은 최소 규모…협상·타협 대상 될 수 없어"(종합)

서소정 2024. 2. 27.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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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차 중앙지방협력회의 개최
"의료개혁, 국민·지역 살릴 마지막 기회"
"필수의료 보상강화 등 의료계 요구 수용"
의사 집단행동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 안돼"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6차 중앙지방협력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27일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은 부족한 의사 수를 채우기 위한 최소한의 규모"라며 "의료개혁은 협상이나 타협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주재한 제6차 중앙지방협력회의에서 "국민을 볼모로 집단행동을 벌이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것은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의료계와 야권에서 의대 정원 증원 규모를 조정해야 한다는 요구를 반박하며 정면 돌파하겠다는 뜻을 거듭 피력한 것이다.

이날 회의는 중앙지방협력회의 개최 후 전국 17개 시·도지사와 시·도 교육감이 한자리에 모인 첫 사례로, '의료 개혁'과 '2024년 늘봄학교 준비' 2가지 안건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윤 대통령은 "과학적 근거 없이 직역의 이해관계만으로 의대 증원을 반대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면서 "지금 의대 증원을 해도 10년 뒤에나 의사가 늘어나기 시작하는데, 도대체 어떻게 미루라는 것이냐. 지금 정부는 국민과 지역을 살릴 마지막 기회라는 절박함으로 의료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고 당위성을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또 "국민이 아플 때 제때,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한다면 국가가 헌법적 책무를 다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한 뒤 "어린이와 노인, 장애인을 비롯한 의료 약자를 보호하는 것은 정부의 핵심 국정 기조인 약자 복지와도 직결됐다"고 설명했다. 의료는 복지의 핵심으로 이는 협상이나 타협의 대상이 될 수 없고, 돼서도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의대 증원 2000명 조정 가능성에 대해서 국내 의사 수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비 매우 부족한 상황이라고 역설했다. 윤 대통령은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은 국가의 헌법적 책무를 이행하기 위한 최소한의 필수적 조치"라며 "우리나라는 현재 의사 수가 매우 부족하다. 가까운 미래는 더 심각한 상황이 된다"고 강조했다.

현 상황을 기준으로 의료 취약 지역에 전국 평균 수준 의사를 확보해 공정한 의료 서비스 접근권을 보장하는 데에 약 5000명의 의사가 더 증원돼야 하며, 2035년까지 급속하게 진행될 고령화에 대응하기 위해 1만여명의 의사가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의사 수를 매년 2000명 증원해야 27년 후인 2051년에 OECD 평균에 도달하는데, 고령인구 증가 속도는 OECD 평균의 1.7배"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정부가 의료개혁의 일환으로 의사 수 확충과 함께 사법 리스크 완화, 필수의료 보상 강화 등 의료계의 요구를 전폭 수용한 바 있다"며 "그런데도 의사들이 집단행동을 벌이고 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환자 진료 공백 방지를 위해 중앙과 지방의 협력이 중요하다"며 "의료현장에서 큰 불편을 겪으면서도 성숙한 시민 의식으로 협조해 주고 있는 국민과 지금, 이 순간에도 현장을 지키며 환자를 위해 묵묵히 헌신하고 있는 의사, 간호사를 비롯한 의료진에게도 감사하다"고 사의를 표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2월 서울대병원 어린이병원, 10월 충북대병원을 각각 방문해 소아 진료 대책과 지방·필수의료 등 대책을 밝혔다. 이달에는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의료개혁을 주제로 민생토론회를 열고 의료개혁을 위한 4대 정책 패키지를 발표하기도 했다.

늘봄학교 범부처 지원본부 설립 "총력 지원"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6차 중앙지방협력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이날 늘봄학교 성공을 위해 '늘봄학교 범부처 지원본부'를 설립해 총력지원에 나서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국가가 아이 돌봄을 책임지는 '퍼블릭 케어'를 통해 국가 돌봄이 정착되면 부모의 부담이 줄고 저출산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정부 차원의 지원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늘봄학교 준비 상황을 점검해 보니 지역별 참여 학교 수의 차이가 크다. 전국 어디에 살든 학부모님들의 염려와 고민은 다르지 않으므로 어느 지역이든 늘봄학교의 혜택을 골고루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늘봄학교 범부처 지원본부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또한 기업·대학·민간 등 우리 사회가 적극적으로 동참할 수 있게 하겠다는 계획도 거듭 강조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이 문제만큼은 진영 논리나 정치적 이해득실 계산이 절대 개입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늘봄학교 준비 상황과 지역별·학교 여건별 준비 격차를 언급한 후 참석자들은 운영 프로그램, 공간, 인력, 거버넌스 등과 관련된 시도별 협력 사례를 공유하고 늘봄학교 운영을 위한 추가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토론 과정에서 부산광역시 교육청은 지역 대학·기관이 협력해 학생들의 성장 단계에 맞는 특색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운영한 사례, 경기도 교육청은 돌봄 초과수요 해소를 위해 지자체와 협력해 공간을 마련 중인 사례, 강원도는 도·교육청·지자체·한국노인인력개발원·초등학교 간 강원형 늘봄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사회 서비스형 노인 일자리 사업과 늘봄학교를 연계한 사례를 각각 소개했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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